천국에서
김사과 지음 / 창비 / 201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어떻게 살고들 있는지 끝없이 고민해도 답은 나오지 않는다. 묻는 사람마다 정답을 내놓기도 하고 누구도 답을 모르기도 한다. 그것을 배부른 소리라고도 하고 끝없이 생각만 하기도 한다. 이리 저리 비교해봐도 소용없고 스스로에게 집중해도 소용없다. 생각과 행동 둘 중 하나만 있어선 살아지질 않는다. 아니 살아지긴 하는데 사는 것 같지가 않달까? 아니 사는 것 같긴 한데 제대로는 아닌 것 같달까? 범위를 좁히고 작은 것을 실천해가는 것이 삶이라고 내 식의 답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옳은지는 알 수가 없다. 죽어가는 순간에 나쁘지 않았어 정도면 된다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죽어가는 순간에야 확인할 수 있어서 사는 동안은 내내 불안할 수 밖에 없다. 누구나 알고 아무도 모르니까.
_
이 세대와 저 세대간이 너무도 달라서 서로 이해하고 납득하기 어렵다. 복잡하게 굴 것 없이 개인으로 마주하면 조금 이해도 가고 조금 납득도 되더라. 아, 너는 그렇구나 나는 이런데 하면서 조잘대며 간극을 좁혀 갈 수 밖엔 도리가 없다. 모르면 모른 채로 지나갈 수 있는 것과 지나가도 되는 것들이 있는 반면 지금 모르면 영원히 알 수 없게 되버리는 것들이 있다. 나 자신도 사회도 시대도 있는 힘껏 똑바로 보고 바르게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노력하다보면 시간이 가고 나이를 먹는다. 별 수 있나 나이를 먹고 시간이 가는 것을 거스를 방법은 없다. 그것에 대해서도 각자의 속도대로 하면 되지 않을까?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강박적일만큼 단호하고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허허실실하게 되었다. 나이 탓인지 비밀이 많아선지 모르겠다.
_
여기가 어딘지 전부 내 의사는 아니라도 분명히 내 선택과 결정에 달린 일이긴 하다. 끝없는 의구심이나 불안감도 좀 인정할 수 있으면 좋겠다. 누구나 한 번 뿐이지 않은가 당연한 일이다.
_
케이는 한경희로 불리우는 데서 답을 찾을지도 모른다. 나는 N과 ***사이에서 잘 자리잡고 있는 걸까? N으로써 했던 글과 사진이 ***으로서의 일상을 지우는 것도 원치 않고 ***으로서의 일상이 N의 생각을 비웃고 싶지도 않다. 누구에게 들켜도 쭈뼛거리지 않기 위해 그 때 그 때 있는 그대로이기 위해 노력한다. 이쪽과 저쪽 사이의 괴리를 감당할 자신은 없다. 그래서 어쩌면 한경희는 프로 주부가 되었다가 잘나가는 사업가로 변모해서 왠갖 생활가전을 만들어내고 이지원과 행복하게 살다가 나이들고 바빠서 데면데면하게 늙어가는 그런...이야기는 아닌 게 당연하고.
_
생각 좀 하고 살자.가 이 글의 결론은 아니고 저마다의 삶에 박수를 보내는 것도 아니고 결론이 중요한 것도 아니다. 그렇게들 어떻게든 살고 있다는 외침이 아닌가 싶다.

#천국에서 #김사과 #창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