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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 전2권 (한글판 + 영문판) ㅣ 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한글판 + 영문판) 1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베스트트랜스 옮김 / 더클래식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헤밍웨이 만나기 프로젝트로 이십몇년 만에 노인과 바다를 다시 읽는다. 이십몇년 전으로 거슬러 가도 아주 어린 아이는 아닌 것이 나도 나이가 제법 되었나보다. 그래도 아직 노인이 되려면 한참이나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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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날 것의 문장들을 만나는 것은 꽤 오랜만이다. 세련되게 꾸며지고 그리듯이 펼쳐지는 것이 아닌 체험에서 나올 법한 가감없는 문장들. 솔직함을 증명하려 부러 날을 세운 것도 없이 그저 그대로의 문장들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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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말을 건다. 누군지도 모를 대상을 향해 혼잣말을 하고 새에게 말을 건네다 자신에게 말을 걸고 물고기에게도 말을 건다. 소년이 함께 없어서 아쉽고 새가 가버려 아쉽다. 그것은 그저 아쉬움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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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에서 우리는 노인의 의지와 강인함을 말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그것밖에 남지 않은 노인의 처절함은 그의 우직함 뒤에 숨어있다. 소년이 돌보지 않으면 굶기 일 수인 뼈 굵은 어부는 그것 외엔 아는 것이 없다. 어부가 아닌 자신은 기억에도 없다. 그대신 바다에 대해서 만큼은 물고기를 잡는 것에 대해서 만큼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알려고 한 것이 아니라 자연히 알게 되었고 그것을 자신과 별개로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아직 괜찮아와 자신을 늙은이라 지칭하는 두 마음 사이에서도 내일을 본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는 힘을 다하면서도 패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저 운이라고 내일의 희망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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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것이 그저 떠밀리는 것이 아닌 처절한 전투라면 난 어디쯤에 있을까? 돌격형 전투원은 아무래도 아닌 것 같고 전략형도 아닌 것 같고 그저 전투에 내성이 슬슬 생겨가는 중인 것만 같다. 익숙한 만큼 노련해지면 좋은데 과연 그것이 가능할련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