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하고는 거리가 멀다. 대체로 쉽게 욱하고 목청 큰 인상파 고집쟁이로 살고 있다. 지극히 주관적이고 감정적으로 살아간다. 담백과 단순을 바라기도 하지만 어쩐지 나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예민하고 까다롭고 문제를 해결해야 직성이 풀리는 나완 요원한 삶이다. 다만 내겐 마법의 문장이 있다. 브레이크는 못되고 클러치 정도랄까? 그 문장은 ‘그럴수도 있지, 뭐’인데 내 경우는 그 뒤에 꼭 ‘왜?’가 따라붙는다. _ 담백하게 사는 방법은 간단한데 실천이 너무 어렵다. 실수에 전전긍긍하지 않고 기대치를 낮추고 자신감을 가질 것. 적절한 거리를 두고 순간을 살아갈 것. 너무 간단하지만 지독히 어렵다. 사실 나는 이 방법들에 순서가 있다고 생각한다.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 조목조목 관찰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할 일이다. 서러워서 엉엉 울다가 거울을 들여다보면 점점 진정된다. 아, 얼굴이 심란하네 부터 시작하면 된다. 진짜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정하고 그것에 맞춰 한 발씩 딛으면 된다. 지나간 것은 돌이킬 수 없고 미래는 장담할 수 없으니 현재를 응시하며 한 발씩._ 자신에게도 솔직할 수 없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지금도 짐작할 뿐 이해하긴 어렵다. 한번도 해보지 않은 일에 대한 방법을 알 리가 없고 그것에 가능한 지 조차 짐작하기 어렵다. 나는 쭉 이래와서 어떻게를 물어도 대답할 수 없는데 흥분하지 않고 조곤조곤 설명할 수 있으면 좋겠다. 타인에게 드러내는 과장이나 허세는 어쩔 수 없데도 스스로 그럴 필요는 없을텐데 나로선 설명할 길이 없다. _ 제목처럼 담백하게 산다는 것에 대해 구체적이지만 담백하게 정리되어 있다. 알고 있어도 확인하는 일은 필요하다. 그래, 그렇지 하며 쉽게 읽히는 글을 반성하며 읽었다. 시작해야 할 일들이 생각났고 또 조금쯤 변할 수도 있을 것 같다._ 마지막에 간단한 체크리스트에서 꽤 높은 점수를 받아서 혼자 흡족해하는 중이다. 아, 잠깐 정직하게 체크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