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양이를 쓰다 - 작가들의 고양이를 문학에서 만나다
나쓰메 소세키 외 지음, 박성민 외 옮김 / 시와서 / 2018년 8월
평점 :
품절
텀블벅으로 구입한 책인데 고양이에 대한 수필, 시, 소설이 모여있다. 고양이 없이 살아온 삼십몇년 동안 그닥 동물에 대해 관심은 없었다. 살아있는 것들에 대한 존중이나 죄책감은 늘 있었지만 동물과 함께 살기엔 너무 게으르고 이기적인 생물이었다. 김슨생이나 성장기 청소년이 동물을 좋아해서 몇 번 함께하기도 했지만 이만큼의 애정을 느껴본 적은 없었다. 고양이와 함께 산 지 고작 몇 년, 같은 매일이어도 늘 사랑스럽고 뭘 해도 밉지가 않은 시기를 넘어 고양이 없는 삶을 생각할 수도 없게 되었다. 그 때부터 기회될 때마다 고양이 책을 하나씩 구입했다. 고개를 주억거리며 책을 읽다가 우리집 고양이들을 보고 흐뭇해진다. 찰스 부코스키는 순전히 고양이 때문에 좋아하게 된 작가고 몽테뉴는 고양이 덕에 달리 보게 된 작가다. 클림트 역시 고양이 덕에 호감도가 올라갔고 에밀리 디킨슨 역시 더 공감하게 되었으니 도 말할 것도 없다. 불과 몇 년 사이 고양이는 내게 그런 존재가 되어 있었다. 고양이 만세!라도 외치고 싶을 정도다.
_
고양이를 관찰하는 것은 흥미롭다. 고양이의 생각을 짐작하는 것은 즐겁다. 고양이의 세계를 궁금해하는 것은 어쩐지 위험하고 고양이의 언어를 이해하기는 버겁다. 고양이를 사랑하지 않기란 불가능하다.
무엇에든 큰 애착이 없는 내게(중요치 않아서가 아니라 무엇이든 다 지나기 마련이고 아쉬워도 그만이더라-를 너무 잘 알아서) 고양이란 신기한 존재다. 누구와 어울려 살아가고 부대끼는 것이 편치 않은 내게도 너무 편안한 존재다. 이런저런 추측과 가설로 고양이들을 대하고 있지만 그들의 진짜 속이야 알 수가 없다. 종종 대화를 시도하지만 내킬 때만 응해주고 심지어 심란한 표정을 짓기도 해서 오리무중이다. 그래도 나는 매일 고양이들이 예쁘고 사랑스럽다. 나를 할퀴어도 배변 단속을 잘 못해도 새벽에 나를 깨워도 괜찮다. 고양이들이 아픈 것만 아니면 다 괜찮다. 그런 나를 깨달을 때마다 놀라곤 한다. 고양이의 어떤 면에 이렇게나 사로잡힌걸까 궁금해진다.
_
대부분 처음 만나는 글들이다. 엮은이가 최대한 골라서 편집했다고 했다. 고양이에 대한 혹은 고양이에 의한 글들 속에서 우리집 고양이와 내 친구들의 고양이와 어딘선가 만났던 고양이를 떠올린다. 고양이와 함께여서 참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