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크맨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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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에 읽었던 미스테리 소설과 어딘지 닮았다. 하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 범인이 누군지를 쫓는 이야기라기 보다는 기억을 더듬는 이야기랄지- 이전과는 조금 다른 미스테리로 다가온다. 우리의 기억이 온전히 사실에 기인한 것이라기 보다는 이런저런 것들이 뒤엉켜서 사실로 착각하게되는 무엇인 경우가 많다. 같은 사건이나 상황에도 서로 다른 기억을 갖게 되기도 한다. 특히 어린시절의 기억은 아이들 각자의 상황이 더 크게 인식되고 그것이 온전하지 않을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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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분명 미스테리지만 조금 다르게 다가오는 것은 성장과 맞물려 있기 때문일까? 몇 십년이 지나 다시 기억을 끄집어내고 어른의 시선으로 짜맞춘다.
재미있었다. 그리고 조금 안타까웠다. 과거의 것들이 현재까지 붙드는 아픔들은 그것을 잊고 지우려고 애쓰는 것보다 산산히 파헤쳐서 확인하는 쪽이 미래를 위해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두려워서 불안해서 포기하는 심정과 어쩔 수 없다고 외면한다. 아무것도 괜찮아지지 않았고 시간이 흐르고 또 흘러도 좋아지지 않는다. 많은 것들을 감수하기란 쉽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 미래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좀 다른 자신을 원한다면 어쩔 수 없다. 매끄럽고 완전한 결말이 아니라도 해결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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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에 집중했던 것은 아니다. 왠지 주인공이 범인 같아서 딱히 궁금해지지 않았다. 정작 가장 궁금했던 부분은 왜? 어째서? 였달까. 그 부분이 조금 아쉽지만 다른 것들이 이야기를 충실히 메꾸고 있다. 골탕먹일 생각으로 저지른 일이 큰 사건이 되기도 하고 나쁜 버릇이 모든 것을 뒤흔들기도 한다. 공모없이 공범이 되기도 하고 오해가 진실을 가리기도 한다. 모두가 뒤엉킨 다양한 사건들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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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사람들만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좀 더 생각해보자. 무엇을 주장하고 요구하고 외치기 전에 거울을 한 번 보자. 나는 어떤가- 완벽한 언행일치 까지는 아니라도 노력하고 있는가.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을 실천하려고 하는가. 무엇을 판단할 때, 얼마나 생각하고 얼만큼 반문하는가. 타인에 대한 상대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이 심지어 근거도 없이 내 주장만 하진 않는가. 아무도 모를 거라며 나쁜짓을 하고 겉으로는 태연하게 가장하고 있진 않은가. 옳고 그름에 대한 기준이 있다면 그것을 가장 먼저 적용해야할 것은 나 자신이다.
늘 반성이 필요하다. 또 한 번 뒤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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