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끝나고 나는 더 좋아졌다
디제이 아오이 지음, 김윤경 옮김 / 놀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과 이별에 대한 숱한 말들 중에 어떤 것도 정답은 없다. 단 한가지 확실한 것은 ‘자존감’ 부분이다. 비단 사랑과 이별에만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자존감이 없는 사람이 상대를 온전히 받아들이기란 힘들 수 밖에 없다. 나도 상대도 스스로 바로 설 수 있어야 언제든 서로 돕고 의지할 수 있다. 아주 단순한 논리다.
나는 결혼 후 아주 많이 변했다. 어둡고 칙칙하고 자괴감 덩어리였는데 십수년 사이 조금씩 변해서 지금의 내가 되었다. 그 사이 좋은 순간만 있었던 것은 물론 아니다. 백만번쯤 싸우고 백만번쯤 울고불고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이 함께해왔다. 찬찬히 돌이켜보면 그 난리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분명 서로를 걱정했고 서로를 챙겨왔다. 각자의 방식과 각자의 언어로- 마흔이 되어서야 나 자신을 좀 좋게 봐주게 되었다. 그렇게 되기까지 십수년 동안 거의 매일같이 사랑한다는 말을 들어왔다. 처음엔 남편이 나중엔 남편과 아들이- 익숙치 않던 단어들이 자연스러워졌다. 나를 살리고 웃게 한 고마운 존재들이다.

어떤 상대가 좋고 어떤 사랑이 좋고 어떤 관계가 좋은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와 함께하면서 나 자신을 더 사랑하고 인정할 수 있게 되었나가 아닐까 싶다.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나 존중받고 있는가, 얼마나 존중하고 있는가가 아닐까? 어렸던 우리는 십년에 걸쳐 함께 성장했지만 어느 이상의 나이에 시작된 관계에서 서로의 변화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 있는 그대로 함께일 때의 나와 혼자일 때의 나에 대해 생각하면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서로를 사랑하는지, 서로를 살리는 관계인지를 확인하는 방법은 상대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있을지도 모른다.
똑바로 서서 거울 속 나를 보고, 맞은편의 상대를 보면 사랑이든 이별이든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