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사회 - 증오는 어떻게 전염되고 확산되는가
카롤린 엠케 지음, 정지인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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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가 만연한 시대를 살고 있다. 과거에도 혐오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혐오를 드러내기를 꺼려했던 것은 분명하다. 이 시대는 혐오를 온천하게 드러내고 조장하고 과시하고 휘두른다. 나는 그것이 두렵다. 점점 더 지독해져갈 이 무수한 혐오들이 두렵다. 그 혐오가 드러나는 모든 범죄와 언어가 두렵다.
혐오는 어떻게 성장하고 드러나게 되었나? 우리는 무엇을 혐오하고 어떻게 혐오하는가? 우리는 왜 혐오하는가? 혐오가 야기하는 것은 무엇인가?
확실한 정리가 필요했다.
막연히 혐오는 문제야, 난 혐오가 싫어!라고 하기엔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분명 과격하고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행동과 언어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그 부분과 혐오의 위험에 대해 생각하면 복잡해진다.
범죄에 대한 악하고 그릇된 것들에 대한 혐오 뿐만이 아닌 어딘가에서 말도 안되는 이유로 조장되고 있는 혐오가 있다. 혐오외엔 별다른 대안이 없는 경우도 있다.
나는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말을 싫어한다. 참으면 좋은 날이 온다는 말도 헛소리다. 감당할 수 없는 짐을 지게 하고 어쩔 수 없다는 합리화를 들이대는 것에 반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러난 무수한 혐오가 불편하고 끔직하다.
바른 외침에 대해, 내가 낼 수 있는 목소리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저 팔짱끼고 쳐다보는 것은 동조를 넘어서 혐오에 대한 인정이 된다.
싸움이 필요한 곳에서 어떤 태도로 어떤 목소리로 어떤 말을 뱉어내야 할까.
내 갈등과 혼란을 끝내주진 못했지만 지금의 현실에 대해, 이 끔찍한 혐오에 대해 조금 더 반응할 수 있게 되었다.
목소리를 내고 참지 않고 까다롭게 굴며 살고 싶다.
기어이 틀렸다고 말하고 그러면 안된다고 말하고 그것이 옳으냐고 물으며 살고 싶다.
다만 나는 그것이 나를 좀먹지 않길 바란다. 그것이 우리에게 낙인이 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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