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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ㅣ 소설로 그린 자화상 1
박완서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1월
평점 :
판매중지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 완서 정혜엘리사벳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2021 지은이 타계 십주기 기념 개정판 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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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으로 다시 읽은 지은이 십주기 기념(+2011~2021) 개정판.
어렸을 적 수 없이 집안에서 당신들의 이야기로 들어 외우다시피한 직전 세대 그 시절의 서울살이, 일제강점기 꽉 닫혔다가 해방으로 터진 이념과 사상으로 서로 배척해 온 민중의 슬픈 사연 안으로 들어가 본다. 서른 해 지나면 오늘 지금이 또 그 사연이 되겠지.
#박완서 #그많던싱아는누가다먹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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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사람들보다 더 배웠다 자부하고, 툭하면 마을 사람들을 상것들이라고 무시하고 싶어 하는 할아버지의 양반 의식이란 것도 실은 얼마나 비루한 것이었던지, 자손이 총독부고 면사무소고 그저 관청에 취직한 것만 대견해하셨다. 내 나라야 어느 지경에 가 있든지 간에 땅 파먹는 것보다는 붓대 놀려 먹고사는 걸 더 낫게 치고, 이왕 붓대를 놀리려면 관청에서 놀리는 걸 더 높이 여긴 걸 보면, 양반 의식 중에서 선비 정신은 빼 버리고 아전 근성같이 고약한 것만 남아난 게 우리 집안의 소위 근지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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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나서 다시는 엄마의 개종을 권할 엄두를 낸 적이 없건만 엄마 또한 그 후 다시는 내 앞에서 기독교 계통의 책을 보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불교를 믿으면서 예수교 책에 흥미를 갖는 게 자식한테 처신을 잃는 짓이라고 생각하시는 게 뻔했다. 참으로 지겨운 엄마였다. 그러나 육친이란 싫어하는 면을 더 닮게 마련인가. 엄마가 자식한테일수록 처신을 잃는 짓을 극도로 경계했듯이 나 또한 엄마에게 처신을 잃지 않으려고 얼마나 안간힘을 썼던가. 내가 엄마한테 가장 처신을 잃는 일이라고 생각한 것은 내가 쓴 책을 엄마가 읽는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엄마가 우리 집에 오시기 전에 제일 먼저 준비하는 게 내 책을 서가 제일 높은 층에다 책등이 안 보이도록 반대로 꽂아 놓는 일이었다. 엄마 또한 내 서재에 들어와 이것저것 읽을 만한 책을 고르시면서 어쩌다 한 번쯤은 “네가 책을 여러 권 썼다는데 다 어딨냐?”라고 물을 법도 하건만 전혀 안 그러셨다. 그렇다고 엄마가 다른 경로를 통해 내 책을 읽었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었건만, 나는 어머니 생전에 한 번도 정식으로 내 책을 헌정한 적이 없다. 노출증 환자처럼 세상 사람들에게 다 까발려 보일 수 있는 내 치부를 엄마에게만은 보이기 싫었다는 게 말이 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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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 읽고나서, 두 문단 고르기.
一本の本読んでから、二つの段落を選択する。
Leggi un libro e scegli due paragrafi.
Leer un libro y elegir dos párrafos.
Read one book and choose two paragrap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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