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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 단편선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0
안톤 파블로비치 체홉 지음, 박현섭 옮김 / 민음사 / 2002년 11월
평점 :
《체호프 단편선》,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Анто́н Па́влович Че́хов(1860~1904) 지음/박 현섭 옮김, 민음사, 2014(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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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푸스에 걸려 사경을 헤매다 집에 돌아왔다. 혼수에서 겨우 깨어났다. 이제 살았구나. 기쁘다! 동생은요? 사흘 전에 너한테 옮아 죽었단다! 이 일이 기쁜 것인가 슬픈 것인가 아니 기뻐해야 하나 슬퍼해야 하나? 행복인지 불행인지 하느님 말 좀 해 보세요!
◇백삼십사 년 지난 오늘날 코로나19는 같은 물음을 던진다. 저녁나절 무심코 놀러 나갔다 집에 들어온 청소년 아들에게 온 가족이 옮아 치료시설로 뿔뿔이 흩어졌다. 보름이 지나 다시 집으로 돌아온 아들과 아빠 그리고 엄마의 유골함.~~
◇지은이(우리 식으로 읽으면 이렇게 더욱 친근하니) ‘체호프 바오로의 아들 안토니오‘와 작품 안의 모든 가엾은 이의 안식을 비는 이 밤, 보드카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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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조금 전에 느꼈던 것과 같은 기쁨과 행복감을 느끼며 잠에서 깼다. 침대 옆에 숙모가 앉아 있었다.
「아, 숙모!」
그는 반색했다.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발진 티푸스야
「그랬구나. 어쨌든 지금은 괜찮아요, 아주 좋아요! 카차는 어디에 있죠?」
「집에 없어. 아마 시험을 보고 오다가 어디 들렀나 보다.
노파는 그렇게 말하더니 뜨개질하고 있던 양말에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입술을 떨다가 갑자기 얼굴을 돌리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상심한 나머지 의사의 주의를 잊어버린 그녀는 그만 말하고 말았다.
「오, 카차, 카차! 우리 천사가 갔어! 갔어!」
그녀는 양말을 놓쳐서 떨어뜨리고 그 위에 몸을 숙였다. 그러는 통에 머리에 썼던 실내모가 벗겨져 내렸다. 클리모프는 그녀의 백발을 보며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카차가 너무나 걱정되어 물었다.
「그 아이가 어디 있어요? 숙모!」
이미 클리모프를 생각할 경황을 잃은 노파는 오로지 자신의 슬픔에 빠져서 말했다.
「너에게서 티푸스가 전염됐어. 그래서…… 그래서 죽었단다. 장례를 치른 지 삼 일째야」
이 무시무시한 뜻밖의 소식은 클리모프의 의식 속으로 온전하게 전달되었지만 그것이 아무리 무섭고 강력한 것일지라도 회복기의 중위를 가득 채우고 있는 동물적인 기쁨을 이기지는 못했다. 그는 울며 웃었고, 이내 먹을 것을 주지 않는다고 투정하기 시작했다.
일주일이나 지나서 겨우 잠옷 차림으로 파벨의 부축을 받으며 창가에 다가간 그는 음울한 봄날의 하늘을 바라보며 근처에서 낡은 전차 레일이 쿵쿵거리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심장이 고통으로 찌그러지는 듯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창틀에 이마를 기댔다.
「난 왜 이리 불행한가!」
그는 중얼거렸다.
「하느님, 나는 왜 이리도 불행합니까!」
그리하여 그의 기쁨은 일상의 권태와 돌이킬 수 없는 상실감에 자리를 비켜주었다.
(1887)˝
-<티푸스тиф>, 157~1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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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 읽고나서, 두 문단 고르기.
一本の本読んでから、二つの段落を選択する。
Leggi un libro e scegli due paragrafi.
Leer un libro y elegir dos párrafos.
Read one book and choose two paragrap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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