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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 - 음식과 맛에 관한 새로운 인식을 위하여, 2022 경기도 우수출판물 제작지원 선정작
박석준 지음 / 바오 / 2022년 9월
평점 :
《밥상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음식과 맛에 관한 새로운 인식을 위하여》,
박 석준(1959~) 지음, 140×209×17mm 272쪽 359g, 바오출판사 펴냄,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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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아는 것이요 나누는 것이며 생존과 번식의 문제라 한다.
소금과 간장- 생각해 보니 지은이의 고찰이 타당하다. 식탁 아니 밥상 기본차림에서 간을 맞추는 것은 간장종지였었지 소금통이 아니었다. 그러다가 이제는 소금도 터부시하고 쫓겨나고 있다. 터부의 도구가 터부를 당하고 있다니!
단맛에 관하여 옛 임금이 경연 직전에 조청을 먹던 전통이 오늘날 입시 엿으로 이어졌다는 주장도 흥미롭다. 단맛은 건강의 적이라지만 누가 쉽사리 고개를 돌릴 수 있을까? 비장한 각오를 해야 한다. 어딘가에서는 당장 누군가의 목숨을 살릴 수도 있다면 그 공도 치하하자. 강제수용소 생활에서 배급받던 뜨거운 물과 설탕 조금이 시베리아 혹한에서 섭취할 수 있는 유일한 고열량 식품이었다던 경험(월터 J. 취제크 지음/최진영 옮김, 《러시아에서 그분과 함께》, 바오로딸, 1979. 참조)을 읽으면서 다소 의아했으나 고개를 끄덕인 적이 있다.
몸에 병이 들어 괴로운 싸움을 시작한 후에야 비로소 진단을 내리고 처방을 하여 치료하고 완치율을 따져 공을 세우고 경제에 이바지하여야 할까? 아니면 병이 들기 전에 몸이 환경과 자연과 함께 살도록 조화를 이루게 해야 할까? 대답은 간명하나 실행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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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내가 맛보는 것만이 아니다. 맛은 음식이 나에게 맛으로 자신의 본성을 알리는 것이기도 하다. 음식이 드러내는 맛을 알면 음식과 내 몸과의 관계를 알 수 있다. 음식이 드러내는 맛을 알면 음식이 자연과 맺고 있는 관계를 알 수 있다. 음식이 드러내는 맛을 알면 음식이 사회와 맺고 있는 관계를 알 수 있다. 이렇게 음식을 알고 내 몸을 알고 자연을 알고 사회를 알면 맛이 보일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중용의 길, 맛의 도 역시 깨닫게 될 것이다."
-13쪽-
"70년대는 경제개발계획에 따라 •••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여성 노동력을 사회화할 필요가 ••• 음식도 사회화시킬 필요가 있었다. ••• 노동자를 수용할 연립주택과 같은 '양옥'이나 아파트는 전통 음식을 해먹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그런 집들은, 김치는 물론 간장과 된장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 아니었다. ••• 정부는 건강을 위한 식생활 개선을 외치며 '국민'에게는 '근대화된 레시피를 제공하였다. 각종 언론에서는 '간편하게' 해먹을 수 있는 요리가 인기를 끌었다. ••• 이에 따라 간을 맞추기 위해서는 간장이나 된장 또는 젓갈이 아니라 소금이 사용되었다.••• 과거에는 큰 문제가 아니었던 고혈압이나 당뇨와 같은 병이 늘어난 것이다. 이때 마침 소금이 고혈압의 주범이라는 '과학적' 논문도 발표되었다. 이제 소금은 천덕꾸러기 ••• 건강의 '주적'이 되어 모든 죄를 뒤집어썼다.••• 만성 질환의 발생은 대부분 전통적 식생활을 하지 않고 근대적 공장에서 생산된 음식을 먹기 때문에 온다. 급격한 식생활의 변화 때문에 과거에는 크게 문제되지 않았던 병이 유행하고 알 수 없는 새로운 병이 생긴다."
-166~167쪽-
"음식을 바꾸어야 한다. 음식을 바꾸면 분명히 세상이 바뀐다. 그러려면 먼저 지금 내가 먹고 있는 음식부터 돌아보아야 한다. 이 책이 그런 반성의 한 계기 또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27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