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그대 - 예수를 만난 사람들
한상봉 지음 / 성서와함께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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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그대-예수를 만난 사람들》,
한 상봉 이시도로 지음, 성서와함께 펴냄,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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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하지만 알맹이 없는 달콤한 소리 앞세워 말 끊지 않고 그저 들어주는 이, '그래요? 그래요! 그래요.'
예수라는 더벅머리 총각과 짧은 기간 알고 보고 지냈거나 관찰한 이들이 드디어 제 이름을 되찾았다. 행인1, 상인3, 군인2처럼 물품 분류 대상이었던 이에게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불리었던 이름과 본관을 돌려주었다. 이렇게 신원을 회복한 이가 감격하여 주저없이 말문을 열었고 받아 적으니 오백 쪽 소설이다. 마주 앉아 먹고 마시고 따져묻고 다투었던 기억을 더듬어 이야기로 풀어낸 지은이에게 감사한다.
한 동네에 보통 예닐곱은 있었을 흔해빠진 예수라는 이름보다, 내 답답한 하소연을 경청하고 공감해 준 눈빛과 손길과 인성을 기억하고 이야기를 구구절절 남긴다. 신이니 하느님이니 왕이니 저 가 보지도 못할 높은 곳에 갇혀 계신 분을 무조건 믿고 경배하고 바치고 따라야 한다가 아니라 사람 속에서 서로 함께 어울려 살며 그곳을 알려주던 이를 기억한다.
경청과 공감, 지금은 두리뭉실 시노달리타스라고 하면 통한다. 어려운 것 아니다. 다만 그동안 쓰지 않은 몸이 굳었을 뿐 재활 치료 게을리하지 말자. 어서 익어 습관이 되게 하면 좋겠다.
지은이 말처럼 '살다보면 사람에게 거는 기대가 자꾸 낮아'지지만, 공감해 주는 이의 공명은 점점 더 빠르고 출력이 커짐을 새록새록 느낀다. 혼자서만 '골방에 숨어' 읽을 책이 아니겠기에 권하고 보냈더니 여기저기서 공명이 와이파이 기호처럼 겹친다. 그분 보시기에 참 좋은 일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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