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천국으로 바꾸는 법을 일깨워준 소설

천국보다 아름다운 ㅣ 판타 빌리지
리처드 매드슨 지음, 나중길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4월

봄, 수많은 꽃들이 앞다투워 아름다운 색과 향기를 뽑내고
나무의 싱그러운 초록색이 감성을 자극하는 계절.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로 감성을 자극하는 작품을 만났다.

사랑,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어느 정도의
희생을 감수할 수 있습니까? 라고 묻는다면
솔직히 잘 모르겠다. 배려라는 이름으로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고
편하게 해줄 수는 있지만 나의 무언가를 희생할 정도로
사랑하고 있는지는 자신이 없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의 주인공 크리스는
사랑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 심지어 영혼까지 걸 수 있는 남자다.
널 위해 하늘의 별이라도 따줄 수 있어.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게 해줄게... 류의
지켜지지 못할 약속이 아니다.
화려하게 포장하지는 못하지만 그러기에 더
가슴에 와닿는 진실한 사랑인 것이다.

크리스는 앤을 만나 사랑하고 또 사랑했다.
그래서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생을 마감하게 되었을 때도
자신을 잃은 슬픔으로 인해 괴로워할 앤 때문에
쉽게 떠날 수가 없었다.
천국에 가게 되었지만 앤이 없는 천국은
크리스에게는 완전하지 않았다.
그래서 앤과 다시 만날 날을 확인하고 하루하루
그날에 다가가는 기쁨으로
앤과 다시 만났을 때 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여건을 만들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크리스에게 앤이 없는 천국이 완전하지 않듯이
앤에게도 크리스가 없는 삶은 견디기 어려웠다.
그래서 앤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고
자살한 사람은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고 지옥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 소식을 들은 크리스는
고심할 것도 없이 천국에서의 삶을 포기하고
앤이 있는 지옥으로 향한다.
잘못되면 자신의 영혼조차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여정이지만
크리스는 사랑하는 앤을 지옥에 혼자 둘 수가 없었다.
그렇게 크리스는 앤과 함께하기 위해 험난한 여행을 시작한다.

나라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크리스처럼 할 수 있을까?
크리스의 사랑이 감동적인 만큼 내 사랑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된다.
난 내 사랑에 후회하지 않을 만큼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그러면서 특별한 사랑이기에
그만큼 감동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작품을 읽으면서 죽음이라는 개념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죽음 이후는 알지 못하기에 두렵기만 하다.
물론 죽음 이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나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 무엇도 확실하지는 않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 속에
죽음에 대한 진지한 철학적인 성찰도 담고 있다.
작가는 죽음이 끝 혹은 단절이 아니라
연속성, 연결로 보고 있다.
따라서 현실의 삶에 충실하면 죽은 후에도
현실의 삶이 단절되는 것이 아니라 이어서 심화 발전 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물론 작가의 견해에 100% 공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랑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것처럼
죽음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알지 못하는 미래를 두려워하느라
현재를 즐기지 못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매일매일을 최선을 다하다 보면
후회가 덜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를 열렬하게 사랑한다면 삶을 더 풍요로워 질 것이다.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사는 것,
그것이 상대를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최선이 아닐까 싶다.   
이런 깨달음을 준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내게 현실을 천국으로 만드는 법을 일깨워준
정말 천국보다 아름다운 소설이었다.

리처드 매드슨, 지금 그의 전설이 시작된다

나는 전설이다 ㅣ 밀리언셀러 클럽 18
리처드 매드슨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6월

좀비 특유의 혐오스러운 비주얼과
그런 좀비를 무분별하게 죽이는 장면 때문에
좀비 영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황혼에서 새벽까지> <레지던트이블> 정도가
내가 본 좀비 영화인 것 같다.

그래서 2007년 좋아하는 윌 스미스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좀비가 나오는 영화하는 이유만으로 <나는 전설이다>를 멀리했다.
최근에 리처드 매드슨의 <시간 여행자의 사랑>을 읽으면서
그동안 멀리했던 <나는 전설이다>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지고지순하고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에
철학적인 깊이를 더하는 작가의 작품이니 만큼
자극적이고 피가 낭자하는 좀비 이야기가 이상의
깊이 있는 이야기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였다.
영화를 보기 전에 우선 책으로 내 예상이 맞는지 확인해 보았다.

책을 읽고 난 느낌은 역시~ 였다.
역시 리처드 매드슨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그의 좀비 이야기는 <로드>를 연상시켰다.
<나는 전설이다>에서는
핵전쟁 후, 변종 바이러스가 만들어낸 병으로 죽어서
흡혈귀로 변한 사람들이 살아 있는 사람들을 공격한다.
이는 <로드>에서
인류가 멸망하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살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잔인하게
약한 자들을 감금하고 인육을 먹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로드>의 아버지와 아들이 통조림으로 연명하듯이
<나는 전설이다>의 로버트 네빌도 냉동식품과 통조림으로 삶을 이어간다.

<나는 전설이다>는 우리가 알고 있던 흡혈귀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흡혈귀는 왜 생기는 것일까?
흡혈귀가 햇빛을 싫어하고 밤에만 활동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흡혈귀는 왜 마늘을 싫어할까?
흡혈귀가 십자가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흡혈귀를 죽이는데 말뚝이 필요한 이유는?
등 우리가 궁금하게 생각할 수 있는 내용을 흡혈귀와의
외로운 투쟁을 벌이는 로버트를 통해 풀어준다.
작가의 의견은 꽤 설득력이 있어 이 부분도 흥미롭다.

또 인근에서 살아 있는 사람을 찾지 못하고
혼자 흡혈귀와 투쟁하며 외롭게 살던
로버트가 우연히 발견한 병든 잡종개에서 집착하고
감염을 의심하면서도 낮에 밖에 나왔다는 이유로
여자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오는 모습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인간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은 정상이라는 것이 결국은
다수의 논리라는 것을 보여준다.
220여 페이지의 짧은 분량 안에 이 모든 내용을
담았다는 것이 그저 감탄스러울 뿐이다.

<시간 여행자의 사랑> <나는 전설이다> <천국보다 아름다운>
<스터오브에코> <살의의 아침> <줄어드는 남자> 등
서른 종 이상의 작품이 영화화 되었으며,
<환상특급>의 주요 각본가로도 활약한
리처드 매드슨의 작품들을 좀 더 많이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른한 봄날 판타지 세계로 여행을 떠나볼까?

아직은 제법 쌀쌀하지만 매마른 가지에 여린듯 강인한 새순이 돋고
아름다운 꽃들이 저마다 앞다투어 피어나 겨울과는 전혀 다른 세상을 만드는
것을 보면 어딘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신비로운 세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가끔씩 판타지 소설을 읽으면서 너무 현실에 익숙해져버린
굳어가는 상상력과 논리로만 설명하려는 이성에 작은 활력과 쉼터를 재공하곤한다.
그래서인지 판타지 중에서도 특히 아이들이 등장하는 작품을 좋아한다.
평범한 아이가 특별한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판타지 소설을 읽으면
그 자체만으로도 잠시 각박한 현실을 잊고 행복할 수 있고
또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상상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읽은 <마법사와 세탁부 프리가>와 <율리시스 무어>도 그런 작품이었다.
두 작품을 읽으면서 다른 비슷하지만 다른 판타지 소설들이 떠올랐다.
그래서 한번 정리해보았다.
나른한 봄날 각박한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판타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처음에는 정말 옷만 세탁하면 되는 줄 알았다
마법사와 세탁부 프리가   
읽는 사람을 마냥 행복하게 만드는 마법주문을 걸어놓았을까?
이 작품은 읽는 내내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고 다 읽은 후에 '끝'이라는
단어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이야기를 기대하게 했다.
사랑스운 캐릭터들에 반하고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에 반하고 재미있는 내용에 반했다.
열다섯이라는 어린나이에 혼자가 되어버린 평범한 소녀 프리가가
우연히 마법사의 저택에 세탁부로 들어가면서 펼쳐지는 모험을 다루고 있는데
전체적인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매 상황 때문에 더 즐거웠다.
특히 스스로를 평범한 소녀라고 생각했던 프리가가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면서
미운오리새끼가 아름다운 백조로 성장하듯이 성장하는 모습은 보는 사람까지 뿌듯하게 만들었다.
잘생기고 매력적인 지비스와의 로맨스는 덤~

 
애니메이션의 감동을 원작소설을 다시 한 번 느낀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마법사와 세탁부 프리가> 이야기를 하다보니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언급 안하고 지나갈 수가 없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으로 먼저 만나고 원작소설을 찾아 읽은 경우로
사실 소설보다는 애니메이션이 더 감동적이었다는...
하루하루가 평범하기만 했던 그래서 그 소중함을 몰랐던 18세의 아름다운 소녀 소피가
마녀의 저주로 90세 노인이 되어 마법사 하울을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모험을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깨닫고 다시 조금씩 젊어지는 소피의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아이의 순수함을 간직한 매력적인 마법사 하울.
왜 이렇게 마법사들은 매력적인 건지...

 

계단 밑 작은 방에서 비참한 삶을 살던 소년의 숨겨진 비밀
해리 포터
여기 귀여운 마법사도 있다.
해리 포터라는 이름만으로 더이상 말이 필요없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판타지소설
무서운 이모의 집 계단 밑 작은 방에서 비참한 삶을 살던 해리가
부엉이 한 마리가 배달한 초대장으로 인해 단순한 고아소년이 아니라
마법사의 핏줄이라는 것을 알게되고 마법학교 호그와트에서 환상적인 생활을 시작하면서
겪는 다양한 모험을 7편의 긴 이야기로 풀어낸 걸작.
살아 있는 캐릭터, 곳곳에 녹아있는 유머,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다음 권이
기다려지는 예상 불가의 마력을 간직한 작품이다.
조금씩 성장하는 해리 포터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읽게되는 작품.

 
 

옷장 너머에는 마법세계 나니아가 있다
나니아 연대기    

전쟁을 피해 지인의 시골 별장에 머물게 된 
호기심 많은 루시, 퉁명스러운 에드먼드, 신중한 수잔, 분별 있는 맏이 피터 남매.
이들은 우연한 기회에 말하는 동물들과 켄타우로스,
거인들이 평화롭게 어울려 사는 땅이었지만
현재는 사악한 하얀 마녀 제이디스에 의해 긴 겨울에 감금되어 있는 나니아로 가게된다.
그곳에서 고귀한 사자 아슬란의 인도로 나니아의 평화를 위해 싸우게 되는데...
가장 어리지만 그러기에 더욱 특별한 루시의 활약, 그리고 철없는 사고뭉치 꼬마에서
눈부신 성장을 한 에드먼드가 기억에 남는 작품.


 

그리고 이제 1권을 읽었을 뿐이고
앞으로 파란만장하고 흥미진진한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율리시스 무어>
이 작품 역기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우연한 기회에
환상의 세계로 넘어가 모험을 통해 성장하는 작품일 것으로 예상된다. 

  

환상의 세계, 성장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작가의 개성에 따라 상상력에 따라 각기 다른 세계와 이야기를
펼쳐보이는 판타지...
특히 오늘 언급한 작품들은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잘 짜여진 이야기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아름답지만 조금은 나른한 봄날 현실을 잠시 떠나
판타지의 세계로 들어가보자.
그곳에 잊고 있었던 꿈과 사랑, 그리고 모험이 기다리고 있다.  

그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만날 것이다

나비
온다 리쿠 지음, 박수지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3월

가장 먼저 읽은 작품이 <밤의 피크닉> <네버랜드> <굽이치는 강가에서> 등이어서
일반 성장소설 작가와는 조금 다른 성장소설 작가라고 생각했다.
그 조금 다름에 매혹되어 꾸준히 작품을 읽으면서
그녀의 상상력과 논리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인터넷 알라딘 서점에 갔다가 온다 리쿠의
신작을 연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국내 유명작가들만 하는 줄 알았던 연재를 외국작가가 한다는 것에 놀라고,
그 작가가 내가 좋아하는 온다 리쿠라는 데 놀라고,
그 작품의 예사롭지 않음에 놀랐다.

열다섯 편의 짧다면 짧은 단편모음인데 각 작품의 밀도가 어찌나 높은지
매 작품작품을 읽을 때마다 한 템포 쉬면서 음미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작품 시작 전에 스치듯 읽고 지나간 세 사람의 작품 평도 다시 읽으면서
내 생각과 그들의 생각이 얼마나 비슷한지 혹은 얼마나 다른지를 비교하기도 했다.

<관광 여행>의 기묘한 소재와 반전
<스페인의 이끼>의 잔인함과 섬뜩함
<나비사와 봄, 그리소 여름>의 한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한 아름다움
<저녁밥은 일곱 시>의 발랄한 상상력
<당첨자>의 행운을 악운으로 뒤집는 섬뜩함
<엔드 마크까지 함께>의 상상하며 읽는 유쾌함
<주사위 놀이>의 흥미진진함
.
.
.

등 모든 이야기가 신선하고 매혹적이었다.
사실 좀 더 빨리 읽을 수 있었는데 한편 한편 충분히
음미하면서 아껴 읽느라 시간이 좀 걸렸다.

온다 리쿠...
어떤 사람일지 직접 만나보고 싶다.
이런 다양한 상상이 가능한 작가라면 분명 유쾌하고 특별한
만남이 될 것이기에... 

 


 

스타일리쉬한 여자를 위한 자기계발서

워너비 재키 - 당당한 여자를 만드는 8가지 자기주문법 ㅣ Wannabe Series
티나 산티 플래허티 지음, 이은선 옮김 / 웅진윙스 / 2009년 4월

힐러리 클린턴과 미셸 오바마의 멘토,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케네디 대통령의 부인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 말고는 큰 관심이 없었다.

도대체 어떤 여자였길래 힐러리 클린턴과 미셸 오바마의 멘토
'가장 기억에 남는 영부인'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지
궁금해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책을 읽고 난 지금은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자존심을 지키려면
미모를 가꾸려면
꿈을 이루려면
용기를 내려면
목표에 집중하려면
지성을 갖추려면
사랑을 쟁취하려면
좋은 엄마가 되려면

등 8개의 주제에 맞게 재키의 삶을 재구성한 이 책은
재키의 비전, 용기, 집중력, 연애관, 모성애 등을 집중분석하고 있다.
원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사랑에 빠지고 싶은 상대는 반드시 사로잡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진 여성.
내면의 아름다움과 함께 외면의 아름다움을 강조한 스타일리쉬한 여성.
여성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한 여성이라는 점에서
현대 여성들의 본보기가 될 만하다.
또한 꼭 그녀를 본받지 않더라도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다간 상류층 여성의
삶을 잠시 들여다본 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포장에서 드러나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점은
정말 현실적인 충고인 것 같다.
스타일리쉬한 삶과는 거리가 멀지만
끊임없이 자신을 가꾸고 사랑하는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좀더 나은 나를 위해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