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염알이꾼입니다 ㅣ 사거리의 거북이 17
안선모 지음 / 청어람주니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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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나는 희망입니다

《나는 염알이꾼입니다》는 광해군 시절을 배경으로, 열다섯 살의 노비 막새가 전쟁 속에서 겪는 고난과 성장을 그린 청소년 역사 소설이에요.

*염알이꾼(염탐꾼) 몰래 남의 사정을 살피고 조사하는 사람

[이야기는]
절구 할아범과 함께 살게 된 아이는 막새라는 이름의 노비로 살아가요. 자신을 따뜻하게 바라봐 주는 여진족 출신 모린을 마음에 담았지만, 모린이 다시 후금으로 떠나는 순간까지도 마음을 드러내지 못해요. 그저 모린이 준 나무 말 하나만 바라볼 뿐이에요.
그러던 중 후금과 싸우는 명을 돕기 위해 조정에서는 징집령을 내려요. 막새는 노비를 면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명수 형과 전쟁터로 향해요. 전쟁통에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기다, 도원수 강홍립 장군을 가까이에서 모시게 되었지요.
후금에게 붙잡힌 채 다시 모린 누나와 명수 형을 만나지만, 예전처럼 지낼 수 없는 현실이지요. 차가워진 모린 누나는 막새에게 뜻밖의 제안을 해요.

[작은 물줄기가 모여서]
이 작품은 전쟁을 겪는 평범한 백성들의 삶을 보여 줘요. 신분제의 한계 속에서 세상에 복수하려는 명수, 병든 아버지를 대신해 군대에 온 벌개, 노비를 부러워하는 양인 김돌, 과거에 응시하고 싶은 서울 출신 박형수 등 전쟁에 나간 만 명의 병사들은 만 개가 넘는 사언을 가지고 있어요. 광해군, 강홍립, 정명수가 겪었을 그 시대는 너무나 커서 막연하게 짐작만 할 뿐이지만, 벌개가 느끼는 책임감과 김돌의 부러움, 박형수의 기대감은 조금 더 가까워요. 그들의 사연을 보니 군인이 아니라 사람이 보여요. 작가가 말하는 '작은 물줄기'를 다시 생각했어요. 마음에 안타까움이 더해져요. 그들의 삶의 다음을 보게 되는 나는 안타까움이 생겨요.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우리를 만들고, 함께 고난을 헤쳐 나갔다고 생각하니 역사가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희망을 말하는]
막새의 용기와 희망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어요.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막새의 이야기가 따뜻해요. 얼마 전 《성을 쌓는 아이》에서 만난 을미가 생각나요. 같은 작가의 책을 연이어 읽으니 저자가 그리는 세상은 참 따뜻하고 정의롭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역사의 작은 조각인 그들이지만 밝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주인공이 최선을 다해 어려움을 헤쳐 가며 성장하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해져요. 절구 할아범은 막새가 '처마 끝에 놓는 기와'인 막새처럼 작은 존재이지만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희망을 담았지요. 저자의 마음이 꼭 그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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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막새라고 지었어요?"
"지붕 위에 아무리 많은 기와가 있다고 해도 막새가 없으면 안 되는 것처럼 그런 사람이 되라는 의미지."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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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역사의 물줄기를 만드는 것은 결국 작은 물줄기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면에서 인간 개인이나 소집단의 삶을 탐색하는 작업은 참으로 매력적인 역사 탐구 방법이지요.
138쪽,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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