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 - 농촌사회학자 정은정의 밥과 노동, 우리 시대에 관한 에세이, 2022 농림축산식품부 식생활교육 우수도서 선정 /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정은정 지음 / 한티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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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세상의 모든 먹거리는 농촌과 사람이 촘촘히 엮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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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농약과 비료 없이 농사를 짓는 일이 어떤 일인지 잘 알 것이다. 시작은 창대하나 끝은 미미한 일. 벌레 먹고 못생기고 크기도 작은 수확물이 그 실체다. 하지만 시장에 내놓는 농산물이야 상품이니 그럴 수 없다. 당연히 농약과 비료의 힘을 빌려야만 한다. 싼갋에 예쁜 걸 먹자면 그렇다.
2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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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으며 지난여름의 우리 텃밭이 생각났어요. 시민 농장에서 분양받은 2평짜리 땅에 방울토마토, 상추, 바질, 방아, 대파를 심었어요. 뙤약볕에도 일주일에 3일은 가서 물을 줬어요. 조리개에서 쏟아지는 물이 땅을 적시면 작물들이 시들했던 고개를 꼿꼿하게 들어요. 그 모습이 예뻐서 사진을 찍다 이제는 그림으로도 남기고 있어요. 노오란 땅콩 꽃도 주렁주렁 달린 물소리개도 좋아요. 벌레가 남겨 준 루콜라 잎을 먹으며 좋아하기도 하고, 손가락 굵기도 안되는 노란 당근의 이파리를 모아 반찬으로 먹기도 하고요. 못생기고 작은 게 당연한 거라며 텃밭에서 나오는 일용할 양식들을 열심히 챙겨 먹고 있는 중이에요.
그래도 마트에 가면 제일 예쁘고, 큰 상품만 고르는 제 마음을 콕 찔렀어요.

책은 ‘밥상의 뒷면’을 들려줘요. 화려한 맛집 정보 대신, 조리 노동자의 고단함, 배달 노동자의 위험, 자영업자들의 아픔을 보여주지요. 또한 농촌 사회의 현실을 깊이 있게 짚으면서, 농민과 이주 노동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이야기해요. 하루 한끼를 챙겨 먹기도 어려운 사람들, 농약을 뒤집어쓰며 일하는 농민들, 새벽 배송을 위해 쉼 없는 노동자들의 삶이 우리의 식탁과 이어져 있다는 점을 슬프지만 날카롭게 일깨워 줘요.

책을 읽으며 요즘 우리 집 밥상을 유심히 봤어요. 텃밭에서 가져온 고구마 줄기 볶음, 고구마 잎나물, 작고 노란 당근을 빼고는 다 사 온 식품이거나 음식들이에요. 지금껏 어떤 음식들을 먹고 있는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네요. 따뜻한 밥 한 끼가 나 말고도 누군가의 노동과 정성 위에 있음을 기억하지 못했어요.

밥상 위 음식이 어디에서 왔는지, 누가 어떤 수고를 했는지를 함께 이야기하는 작은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 그런 노력이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씨앗이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해요.

#밥은먹고다니냐는말 #정은정 #한티재 #2022세종도서 #세종도서문학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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