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부모는 한 끗이 다르다 - 선 넘는 세상에 꼭 필요한 부모 공부
데구치 야스유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하이브(타임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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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자녀 교육 관련 서적들은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 또는 이런 과정을 거쳐서 빛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많지요. [좋은 부모는 한 끗이 다르다]는 범죄자의 행동을 기본으로 이야기를 풀어 간다는 점이 참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요. '아이를 망치는 말 아이를 구하는 말'을 쓰기도 했던 저자 데구치 야스유키는 범죄 심리학자예요. 1만 명이 넘는 비행소년과 범죄자를 심리분석하며 저자는 부모의 양육 태도가 중요함을 알게 돼요. 그래서 자녀교육에 대한 책을 쓰기 시작했고요. 부모의 영향으로 아이가 범죄자가 될 수도 있다고 이야기하니 조금은 긴장된 마음으로 책을 읽게 되었어요.

-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아이: 과보호가 모든 걸 보호할까요?

- 마음이 억눌린 아이 : 찍어 누르면 튕겨 나갑니다

- 남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 : 왕의 DNA를 물려주셨나요?

- 사랑에 굶주린 아이 : 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입니다

이렇게 이름을 붙여 놓으니 유형이 조금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는데요. 부모의 유형은 '과보호형', '고압형', '맹목적 수용형', '무관심형'의 4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1장부터 4장까지는 4가지 유형에 따른 범죄자가 소개되어 있어요. 범죄자가 되어버린 아이들의 이야기 속에서 '나도 저런 적이 있었는데'라며 정신이 번쩍 들기도 하고 '이런 방법이 있었구나!'라며 한 수 배우기도 하며 부모 둘 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 백 프로 공감의 추임새를 넣으며 책을 한 장씩 넘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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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서 "우리는 지금 아이의 어리광을 너무 받아 주는 느낌이 들어. 아이의 장래를 좀 더 생각해 훈육하자"라고 부모 둘 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배우자와 상의하는 겁니다. 그리고 이제까지 마음껏 게임을 하던 아이에게 "지금까지는 개인 시간을 따로 정하지 않았지만, 밤늦게까지 하다가 아침에 못 일어날 때가 있어서 좋지 않은 것 같아. 처음부터 규칙을 정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미안하구나. 어떻게 규칙을 정하면 좋을지 우리 같이 이야기해 볼까?"라고 솔직한 뜻을 전하고요. 이렇게 아이와도 함께 상의해 방침을 수정하고 실천하면서 신뢰를 쌓고, 문제가 발생한다면 다른 가설을 세우는 등으로 또 수정을 해 나가면 됩니다.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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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에는 부모 교육 중에서 부모 자신이 자녀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이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어요. 흔히 기질과 성격은 같다고 생각하는데요. 아이의 '타고난' 성격기질(氣質, temperament), 기질에 개인의 '의지'가 더해진 것이 성격이에요. '명랑하다', '느긋하다', '화를 잘 낸다'와 같은 기질은 쉽게 바꿀 수 없지만, '책임감이 강하다', '부지런하다' 와 같은 성격은 부모의 양육 태도와 방법, 집안 분위기 등등의 환경에 따라 바뀔 수 있어요. 아이에게 분명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아이를 어떻게 이끌어 주느냐에 따라 장점이 되기도 해요. 아이의 장점을 살려 주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들이 소개되는데요. 그중 우리 집 아이들에게 더해주고 싶은 아래의 8가지가 마음에 더 남았어요.

1장 03 자기 결정이 행복을 좌우한다, 2장 02 교육과 세뇌는 종이 한 장 차이, 07 열등감을 좋은 방향으로 바꾸려면, 3장 04 용돈 교육이 사회 경험을 쌓아준다, 05 자신의 마음이 상대에 전해진다는 착각, 09 깊이 있는 내성이 필요하다, 4장 08 고독한 육아가 가장 위험하다, 18 가족의 심리적 거리 좁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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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문해력이라는 말을 많이 듣게 돼요. 문해력은 글을 읽고 해석하는 능력이에요. 글자를 읽고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있는 능력과 글을 분석하고 판단해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범위까지 포괄하고 있는데요. 그렇기에 문해력은 학습 능력과 연결 지어 많이 이야기하는데요.

책에서는 삶과 연관 짓고 있어요. 자기표현 능력이 부족해지는 것은 자기를 표현하는 일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고 어휘력이 부족하다는 뜻이라고요. 문해력이 성적뿐만 아니라 아이의 평생의 삶을 좌우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니 정신이 번쩍하네요. 문해력 높이는 방법은 무엇인지 급히 검색해 봤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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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상황을 공유하더라도 그 상황에서 상대방의 마음과 내 마음이 어떻게 차이 나는지 파악하는 능력이 특히 중요합니다. '내가 기쁘니까 다른 사람도 기쁘다, 내가 슬프니까 다른 사람도 슬프다'가 아닙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부터 단체 생활을 하며 다양한 상황에서 여러 사람의 마음을 접하는 체험이 공감 능력을 높여줍니다. 감정 표현이 잘 된 그림책을 읽어 주어도 효과가 좋을 거예요. 등장인물의 표정이나 장면을 보며 타인의 심정을 이해하는 연습이 될 테니까요. 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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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이야기도 자주 하고 나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연습도 같이 해야겠어요. 요즘 어린이집에서 한글과 숫자를 배우기 시작한 워니가 모르는 어휘를 물어보기도 하고 어떻게 읽는 거냐고 궁금해하기도 했는데요. 스스로 질문할 수 있음을 칭찬해 줘야겠어요. 그림책을 읽을 때도 소리 내어 같이 읽고 그림을 같이 보는 연습도 더해야지요. 생각보다 할 일이 많지만, 나의 부족함을 확인하고 채워줄 수 있다니, 이거 괜찮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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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원의 교도관은 그런 아이들에게 존재를 인정하는 말 꾸준히 해 줍니다. 부모를 대신하여 늘 지켜보지요. "네가 이 자리에 있다는 게 중요한 거야", "계속 살아가도 괜찮아"라고, 굳이 다른 말을 더 할 필요 없이 매일 이런 말을 전하며 자존감을 회복하도록 돕습니다. 자아존중감이 낮은 상태에서는 갱생의 길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다시 키우기'라고 해서 유아기부터의 교육을 다시 시작할 때도 있습니다. 당연히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어른이 된 후의 다시 키우기는 물론 상당히 어렵지요.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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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유형일까 체크리스트를 보며 아이를 대하는 태도나 사용하는 언어를 한 번 더 점검해 보았어요. 부모도 모두 완벽하지 않으니 문제가 생겨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는 문제가 생기면 수정해야 한다는 점도 다시 한번 체크! '다시 키우기'까지는 아니지만 '나은 방향으로 키우기'라고 이름 지어 보기도 했어요.

자녀 교육에 정답은 없지만 항상 공부하면서 배우고 수정하며 더 좋은 방향으로 함께 나아가는 것이 '좋은 부모가 되는 한 끗'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면 책을 정리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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