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체조 닥터 이라부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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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 작가님의 친필이 적혀 있어서, 노오란 면지가 더 따뜻해 보여요. [라디오 체조]는 5개의 에피소드에 다섯 명의 인물(환자)이 나와요. 인물들은 마음에 병이 들어 정신과 의사 '이라부'를 찾게 되고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지만, 병을 고쳐 가는 이야기예요.
책의 제목 [라디오 체조]는 2번째 이야기 '라디오 체조 2'에서 가져왔나 봐요. 좋아하는 만화 속 캐릭터가 라디오 체조를 하는 장면들이 있어 용어 자체가 더 정겨웠는데요. 뉴스를 보거나, 운전을 할 때, 길을 지나갈 때마다 규범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나, 남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나지만, 밖으로 표출하지 못해 '과호흡 발작'을 앓게 되는 인물이 주인공 가쓰미인데요. 이대로 호흡곤란으로 죽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인 가쓰미에게 보'이라부'는 자기 안에서 쌓인 분노가 폭발한 것이니 화를 내면 쉽게 고쳐진다고 황당한 소리를 가볍게 풀어 놔요. 이라부가 제시한 충격요법과 행동요법은 가쓰미가 감당하기 어렵지만 가쓰미는 고개를 끄덕이고 있어요. 이라부가 하는 말은 일리가 있는 듯 보이니 어느새 휩쓸려 가요. 그러면서도 여전히 제자리인 자신에게 실망하지만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가쓰미. 이번에는 민폐 상황에서 물러서지 않기로 해요.

;가쓰미는 개의치 않고 계속 걸어갔고, 막 내려온 차단기 막대 앞에 섰다. 그리고 뒤로 돌아선 후 라디오 체조 2의 도입부를 큰 소리로 노래했다.
"라디오 체조 2, 준 비! 타다라탄, 탄타라탄, 타타타타탄, 탄타라탄, 탄타라탄, 타타타타 ㅡ." p.135

가쓰미의 가슴 속에 막혀 있던 뭔가가 단번에 배출되며, 마음이 가벼워졌어요. 드디어 껍질은 깨져요. 이라부의 배웅을 받으며 진찰실로 나오는 가쓰미의 발걸음이 가벼워졌어요.
ㅡㅡㅡ
어른이 되어서는 마음의 상처가 더 크고 쓰라려요. 상대방이 웃으며 던지는 한마디에도 쉽게 마음이 상해요. 그때 왜 그랬을까 혼자 이불킥하는 일도 많아지고요. 여전히 서툴고 어려운 것투성이인 나를 만나게 돼요. 이라부의 엉뚱하고 대충대충 처방이 치유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보며 껍질을 깨는 방법은 의외로 쉬운 게 아닐까 생각해요. 그래, 너무 어른인척하지 말자. 실패해도 과감하게 시작해 보자. 물론 안된다면 너구리가 되는 것도 인정!

;"인생에는 승패가 없어. 동물을 보고 배워야 해. 서식지가 확실하게 있고, 거기에서 벗어나지 않게 생활하잖아? 가령 너구리가 도시로 잘못 들어섰을 경우, 자기는 도시 삶을 극복하고 싶다는 소리를 할까? 올 곳을 잘못 짚었다며 서둘러 돌아가잖아."
"아아......"
""도시에서 또 다른 나를 찾자, 그런 발상이 신경증의 근원이야. 앞으로는 너구리가 되어 편하게 살자고. 알겠지?" p.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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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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