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친구의 전설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42
이지은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11월
평점 :
'맛있는 거 주면 안 잡아먹지'
[해와 달이 된 오누이] 때부터 사용한 고전적인 방법 그대로 '맛있는 거 주면 안 잡아먹지'라며 위협하고, 다른 동물들을 깜짝 놀라게 해서 혼나기도 해요. 기승전민폐로 끝나는 누렁이의 생활을 보니 아직 친구와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 모르네요.
어느 날 별똥별 하나가 떨어져요. 누렁이의 꼬리에 무허가로 살게 된 꼬리꽃이네요. 서로가 성가신 존재이기만 한 둘은 툭탁거리는데요. 누렁이가 평소대로 친구들에게 관심을 끌러 왔어요. '맛있는 거 주면' 하고 큰 소리로 으르렁 거리는 데 꼬리꽃이 얼른'고맙겠다'라며 뒷말을 해 버려요.
갈 곳도 없고, 같이 놀 동물도 없는 심심한 누렁이(호랑이)에게 어쩌다 친구가 생겼어요. 노란 잎이 예쁜 꼬리꽃(민들레)의 등장으로 호랑이의 삶은 180도 달라져요.
기분 좋은 꼬리꽃의 응대에 친구들은 바로 관심과 애정을 쏟아요. 동물들의 어려움을 그냥 볼 수 없는 꼬리꽃은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요. 누렁이는 못 이기는 척 끌려 가지만 함께하는 즐거움을 조금씩 알아가요. 친구의 마음을 헤아려주고 도움을 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된 누렁이는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요.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의 모든 계절을 함께하며 공존이라는 새 옷을 입게 된 누렁이와 꼬리꽃. 이제는 서로가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 "친구"가 되어요.
꼬리꽃 : 호랑이, 우리 이제 친구지?
누렁이 : 아... 친구. 그래, 우리 친구지. 친구라고 안 봐준다. 각오해. 히히히.
꼬리꽃 : 어디 해 보시지!
누렁이 : 후~ 어... 어...
꼬리꽃 : 잘했어, 호랑이. 내 친구.
어느 겨울 덫에 걸려버린 누렁이에게 꼬리꽃은 '호랑이, 우리 친구지?'라고 이야기하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 건강한 친구 관계를 만들게 도와준 꼬리꽃의 마음이 따뜻해서요. 이제는 꼬리꽃이 도와주지 않아도 누렁이의 '관계 맺음'은 더 확장될 거라 확신하니까요.
꼬리꽃의 역할을 보며 비고츠키의 '비계 설정 이론'이 생각났어요. 높은 곳에서 공사할 때 임시로 설치한 정글짐같이 생긴 파이프 발판을 '비계'라고 하는데요. 비고츠키는 아동이 환경 속에서 동료들과 협동해서 상호작용을 할 때 학습이 일어난다고 했어요. 성인이나 유능한 또래의 도움으로 학습자는 새로운 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다고 해요. 처음에는 꼬리꽃에게 끌려서 상황 속에 들어가지만 누렁이는 자발적으로 상황 속에서 문제를 해결해요.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자신이 없던 누렁이는 꼬리꽃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친구를 대하는 방법을 배우고 되고, 결국 꼬리꽃이 없어도 독립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돼요. 아이들의 건강한 삶에 필요한 능력과 기술들을 쌓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꼬리꽃과 같은 존재가 많아지면 좋겠어요.
[친구의 전설]
덕분에 이번 봄에는 블록 사이에 피어 있는 민들레를 그냥 지나칠 수 없겠어요.ㅎㅎ
'민들레야. 신나게 놀고 왔니? 다시 만나서 반가워.'
#친구의전설 #이지은 #웅진주니어 #웅진티테이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