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읽어도 괜찮아 미운오리 그림동화 11
허드슨 탤벗 지음, 허진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맨 뒤쪽에 실린 [작가의 말]에서 단어와 글을 읽는 것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줘요. 글을 다른 사람처럼 읽을 수 없어서 선생님과 친구들 사이에서 겪게 된 일과 그림으로 글을 이해했던 일들을 바탕으로 [느리게 읽어도 괜찮아 (허드슨 탤벗 글 그림 / 미운 오리 새끼)]로 나오게 되어요. 작가님의 경험이 많이 들어있어서일까요. 감정 표현도 섬세하고 생생해요. 아이의 얼굴과 몸에서 주변의 사물을 통해서도 아이가 느꼈을 공포와 어려움이 그대로 느껴져서 저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요.

; 제 이야기가 저와 같은 상처를 견디고 있는 아이들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되길, 그리고 각자의 이야기를 읽고 쓰는 어린 독자들에게 힘이 되길 바랍니다_작가의 말

-----

[느리게 읽어도 괜찮아]는 {슈나이더 가족 도서상 명예상}을 받았어요. 도서관 점자책의 도움으로 공부했던 시각장애인 캐서린 슈나이더 박사가 만든 상인데요.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에게 수여되는 책이에요. '난독증'을 아름다운 이야기로 풀어 낸 허드슨 작가님의 글과 그림이 인정받은 거죠. 허드슨 탤봇 작가님은 [느리게 읽어도 괜찮아] 책에서 처음 뵙는 분이신데요. 지금까지 그리고 쓴 책이 여러 권이고 그중에는 영화, 뮤지컬 등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도 있고, 수상한 경력도 다양하신 작가님이시네요.

'난독증'은 글을 정확하고 유창하게 읽지 못하고 절차를 정확하게 쓰기 힘들어하는 학습 장애인데요. 글을 읽는데 어려움을 가졌지만, 다른 사람을 위해 글과 그림을 전하는 '작가'가 되다니, 그 만의 도전이 궁금해져요.

; A whole page of text looked like a wall - keeping me out. _ A WALK in the WORDS / Hudson Talbott

ㅡㅡㅡㅡㅡ

책 속의 '나'는 매일 그림을 그려요. 그림을 그리는 것은 숨 쉬는 것과 같을 만큼 편안하고 쉬운 일이지요.

글도 마음속으로 낱말을 하나하나 그려 보며 읽어요. 그렇기에 긴 문장은 많이 어려워요. 느리게 읽어야 하는 내가 창피하기만 한 나는 책 속에서 길을 잃어 버렸어요. '낱말을 하나하나 그려'본다는 표현에 맞춰 중간중간에 나오는 그림글자가 재미있네요. 그림이 곧 글자이니, 작가님이 이렇게 글을 이해하는 건가 하고 짐작해 보기도 해요.

주저앉고 싶은 마음보다 큰 것은 이야기를 좋아하는 마음이에요. 어떻게 여기를 빠져나갈 수 있을까 고민하며 '나만의 방법'을 찾아내요. '나'는 먼저 아는 단어를 하나하나 찾으며 천천히 읽어가요. 모르는 단어는 뛰어넘기도 하며 글을 읽는 호기심으로 나만의 속도로 읽어 나가요. 글을 읽는 두려움이 엄습하면 가장 좋아하는 '그림'의 도움을 받기도 하면서요. "어려움" 그 벽 앞에 주춤하기보다는 가로막고 있던 "어려움"을 무너뜨려 버리는 '나'의 용기가 멋지네요.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 하지 않고, 스스로 해냈을 때의 기쁨을 맞본 '나'의 미소가 참 따뜻하고 멋져요.

;먼저 아는 단어를 하나하나 찾아보았어.

익숙한 단어들이 발밑에 놓여 있었어!

마치 날 이끌어 주는 징검다리 같았어.

ㅡㅡㅡㅡㅡ

[느리게 읽어도 괜찮아]를 읽는데 주찬이 생각이 났어요. 얼마 전 줄넘기를 못해 스트레스 가득한 주찬이와 마주하게 되었어요. 몸이 날렵하지 못한 주찬이는 양발 모아 뛰기는 50개 정도 할 수 있는데 그것보다 조금 더 난이도가 있는 줄넘기는 걸리는 개수가 훨씬 더 많아요. 다른 친구들보다 못한다는 생각에 줄넘기를 연습하는 시간에는 긴장하고 갖은 핑계로 넘어가려고 하지요. 연습할 생각도 없으니 줄넘기 실력은 제자리걸음이고요. 줄넘기가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다며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 하지요.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된다'라고 이야기해도 주찬이의 가슴까지 닿지를 않았어요. 일상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벽 앞에서 주찬이는 그저 신 포도처럼 적절히 합리화시키며 회피할 거라는 생각에 조금 안타까웠어요. "느려도 괜찮아. 그냥 할 수 있는 만큼 해 보는 거야. 그게 잘 안된다고 해서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어." 저도 용기를 내서 한번 더 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이제부터 내가 해야 할 일은

즐겁게 파도를 타는 거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이제부터 내가 해야 할 일은 즐겁게 파도를 타는 거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