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말했습니다
정영진 지음 / 보다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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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마음에 설렘이 필요한지, 마음이 너무 완악하여져서 말랑말랑한 사랑의 감정이 필요한 것인지 '사랑에세이' '연애에세이'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내 감성, 현실을 사느라 많이 무뎌졌다. 부드럽고 따뜻하고 신선하고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들이 풍선바람빠지듯 내 마음을 자꾸 빠져나가니 책을 통해서라도 그런 마음을 다시 불러오라 하나 보다.

 

 

 

 

 

주말내내 아이들 돌보고 어느 때는 조카까지 돌보느라 미처 나를 돌보지 못한다. 지난 주말, 둘째 아이가 차에서 낮잠에 곤히 빠져있을 때 잠깐 애정하는 카페에 들러 커피를 테이크아웃해서 차에서 마시며 책을 펼쳤다.

뭔가 나를 위해 보상하는 듯한 고요하고 달달한 시간.

마주한 책, 사랑이 말했습니다는 표지부터가 따뜻하고 포근하다. 저자의 소개에서

누군가를 응원하고 누군가를 위로하기 위해 글을 쓰려고 노력한다. 글이 진심을 전하는 가장 좋은 도구이고, 글이 마음을 위로하는 가장 따뜻한 포옹이라고 믿고 있다.

저자 소개 중

라고 말한다. 글이 마음을 위로하는 가장 따뜻한 포옹이라니...... 너무 표현이 좋다. 나도 글쓰는 것을 좋아하지만 글로 누군가를 위로하겠다는 생각까지는 못해봤는데 책을 끝까지 읽기도 전에 누군가의 따뜻한 품에 안겨 토닥임을 받는 느낌이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나뉜다.

1장 파도처럼 네 생각만 하며

2장 눈에 보이지 않아도 더 또렷해진다면

3장 나는 네 생각으로 가득한 꿈

4장 사랑할 수 있을 만큼 사랑했을 뿐이야

 

사랑이 말했습니다p12

 

어쩜, 이렇게 뭉클한 고백을..... 글로 안아주시겠다더니 아주 따뜻하게 감싸안주신다.

누구보다 강한 사람이라고, 좀 더 당당해져도 된다고, 이미 지금까지 충분히 잘해왔으니 그저 있는 그대로 나를 보여주면 된다고, 내가 닿고 싶은 곳에 닿게 될거라고, 나란 빛은 어둠 속에서 더욱 빛난다고 나에게 필요한 말만 골라서 위로해주는데 마음이 따뜻해진다.

 

사랑이 말했습니다p18-19

 

 

사랑이 말했습니다p24-25

 

지나고 보니 그렇더라구요.

지금 당장이야 큰일 날 것 같지만

며칠 지나고 보면 아무 일도 아니었더라구요.

왜 그렇게 호들갑을 떨었을까 싶어요.

무뎌지는 건지, 익숙해지는 건지.

알아가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더라구요.

사랑이 말했습니다p30

 

저자는 우리들에게 조금은 담대해졌으면, 조금은 무신경해졌으면, 조금은 자신에게 너그러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나도 제발 그러고 싶다. 모든 사람에게 너그러워도 왜 꼭 나 자신에게는 인색해지는지......

 

인간은 태어나면서 외로운데

안 외로우려고 발버둥 치니까

점점 더 외로워지는 게 아닐까.

늪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늪 속으로 더 빠져드는 것처럼.

사랑이 말했습니다p56

무슨 감정이든, 그것이 부정적인 감정이라면 빨리 빠져나오고 싶어 안간힘을 써본다. 그러면 그럴수록 더 헤어나오기 힘든 것 같다. 언젠가는 그 감정들이 빠져나가겠지, 하고 차분히 기다리는 자세도 중요하다.

사랑도, 일도, 살아가는 것도

어쩌면 퍼즐 같아.

천천히, 주의 깊게 하다 보면

결국에는 다 맞춰지게 되어 있어.

사랑이 말했습니다p68

'왜 이런 일이 나에게 뜬금없이 생겼을까?'라는 의문이 들때가 있다. 그럴때면 열심히, 착하게, 최선을 다해도 아무 소용없다는 생각이 들고 낙심이 든다. 시간이 지나면 신기하게도 ', 이럴려고 전에 그런일이 있었구나.' 깨달음이 올 때가 있다. 책을 보며 계속 살면서 염두해둬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p74

 

사람도 똑같지 않을까,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삭막하고 추운 세상,

조금이라도 마음의 문을 열어 두지 않으면

수도처럼 얼어붙어 버리지 않을까.

p75

나는 내가 힘들때 누군가에게 바로 말하지 못한다. 나의 힘들고 우울한 마음이 상대에게 전이될까봐.

얼마전 서밤봄봄블블의 팟캐스트를 들었는데 그런 이야기를 했다. 힘들때마다 바로 바로 친구나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라고. 그러지않으면 그것이 쌓여 더 큰 힘듦이 된다고. 약간의 힘듦이 쌓여있을때 바로 이야기하면 해소가 되는데 쌓아두면 그렇지않다고 말이다.

나도 남들 생각해서 얘기하지 않는 버릇을 좀 고쳐야겠다.

 

 

p117

 

나도 ''의 어감이 참 좋다. '일랑일랑'하니 12년도인가,13년도인가 이별에 힘들었을때 기분전환삼아 떠난 여행에 묵었던 게스트하우스에서 우연찮게 듣고 반했던 노래가 있다. 바로 바이루비타의 '일랑일랑'이다.

호수같은 바다가 바라보이는 카페에 앉아 이 노래를 듣는데 어찌나 좋던지 마음이 오랜만에 '일랑일랑' 설레였다. 딱 사랑을 막 시작할 때의 셀렘의 느낌이었던 것 같다.

 

 

그때 접한 바이루비타의 앨범

 

단어 하나로 옛 추억을 소환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하ㄷ다.

 

 

p148

 

책의 중반부터는 달콤 씁쓸한 사랑이야기가 이어진다. 사랑에 빠졌을 때 여기 저기서 듣고 '이거 내 마음인데?'했던 익숙하지만 잊고 지냈던 말과 마음들.

 

 

p166

 

 

위의 글을 보니 내 귀여운 아이들이 생각난다. 나에게 마지막 진정한 사랑은 우리 아이들인가보다. 어찌됐든 변하지 않을, 불안하지 않은 사랑.

 

 

p172

 

나도 그래서 오늘, 마음을 다해 글을 쓴다.

 

3년을 만났는데,

1분 만에 헤어진다.

1,576,800분을 만났는데

헤어지는 데는 단 1.

p252

 

p254-255

 

'우리가 서로를 그리워했던 그 1,576,800분은 어디에 있을까.'라는 문장이 와닿았다. 사랑할 땐 순간 순간이 아름답고 애틋했는데 이별은 1분만에 허무하게 끝나는 경험. 사랑끝은 이별인 걸 알면서도 시도하게 되는 사랑.

지금은 아픈 이별도 희미한 추억의 조각들로만 남아있다. 이별하면 세상이 끝날 것 같은 순간도 있었는데 말이다.

오랜만에 말랑말랑 순수해진 감정이 나쁘지않다. 사랑할 때 즐겨들었던 음악이나 들으며 조금 더 그 감정을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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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 번의 로그인 - 글쓰기 공동체를 꿈꾸는 열두 사람의 100일 글쓰기
이미란 외 지음 / 경진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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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공동체를 꿈꾸는 열두 사람의 100일 글쓰기

 

    

 

나는 글쓰기를 좋아한다. 예전엔 말로 표현하는 것이 어려워 글로 표현하는 것이 말에 비해 편하다는 생각에 글쓰기를 좋아하는 줄 알았다. 지금은 그냥 글쓰기가 내 삶의 일부이다. 엄마가 되고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에 휩싸이고 내 의지대로 하지 못한 채 아이의 욕구를 채워주는데 급급한 삶을 살 때 하나의 돌파구로 '육아일기' 쓰기를 했다. 하루가 다르게 크는 아이의 사진과 함께 그날그날의 아이 발달상황을 비롯한 아이의 일상을 적어 내려갔는데 유독 육아가 힘든 날은 그냥 나의 한탄과 고단함이 서려 있는 사소한 내 일기가 되었다. 남편이 서운하게 하는 날은 남편에 관한 이야기로, 아이가 힘들게 한 날은 아이의 떼부림과 고집 등으로 나의 글들에 내가 풀지 못한 응어리진 감정들을 글에 시원하게 코를 풀듯 풀어 재꼈다. 그렇게 어느새 글쓰기는 '나의 고통의 글쓰기, 몸부림의 글쓰기'가 되었고 내 개인적인 일기였기에 정제되지 않은 감정들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2~3년 정도는 일기 쓰기 정도로 나의 감정과 생각들이 정리되고 다시금 일상을 살아갈 힘이 채워졌다. 하지만 혼자 쓰기에 한계가 왔는지 아니면 둘째가 태어나고 두 아이 육아로 일기조차 쓸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인지 글쓰기가 어느 순간 멈췄다. 지금 돌이켜보면 나의 글쓰기에 정지 단추가 눌러지고 나서 부터 나는 표정이 없는 엄마가 된 것 같다. ',,,'의 어느 감정에도 빠져들지 못하고 그냥 단독 육아에 지쳐 무기력해졌던 것 같다. 엄마가 제대로 된 반응과 표정을 보이지 않자 아이들도 더 떼쓰고 자신 좀 봐달라고 아우성을 쳤던 것 같다.

그렇게 나도 모르는 사이 지쳐갈 때, 무엇을 해도 즐겁지가 않고, 무엇을 먹어도 맛이 있지 않을 때 이대로 살다간 나도 아이들도 망가질 것 같아 겨우 힘을 내서 한 일이 '책 읽기'였다. 이 또한 '살기 위한 책 읽기'였다. 어떻게든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점점 잃어가는 나를 찾고자 몸부림쳤다. 큰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면 걷기 전인 둘째 아이를 데리고 도서관으로 가서 아이를 유모차로 재우고 책을 읽었다. 아이가 깨면 다시 아이를 돌보고 집으로 돌아와 두 아이와 부대끼며 일상을 살아내고 밤이 되면 또 책으로 들어가 나를 찾고자, 나의 공허함을 달래고자 허우적거렸다.

 

그러는 중 한 '엄마들의 성장하는 카페'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온라인카페(지금의 엄마의 꿈방)를 알게 되고 그곳에서 나와 비슷한 엄마들을 만났다. 그들과 나는 아이를 키우면서 내 뜻대로 하지 못하는 답답함을, 무엇을 해도 즐겁지 않은 공허함을, 어른 사람과 대화하고 싶은 갈망을 마주하고 있는 것이 비슷했다. 점점 그 이상한(?) 카페에 매료되고 나는 함께 쓰기에 참여하게 되었다. 카페지기님이 둘째 출산과 육아로 바빠지셔서 '글 좀 쓰는 여자'의 글쓰기 프로그램 대신 자유로운 주제로 '함께 쓰기'가 진행되었다. 여러 사람이 내 글을 본다는 것이 처음엔 쑥스럽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으나 나의 시답지 않은 글, 전문성이 없는 글에도 따뜻한 공감 어린 댓글을 달아주는 것에 그동안 내가 갈급했던 관심과 사랑을 느낄 수 있었고, 참 매번 가슴이 뭉클했다.

그리고 타인의 글들을 보면서 ', 나만 그렇게 힘든 게 아니었구나. 다른 사람들도 힘들게 살고 있고 사람마다 저마다의 아픔과 어려움이 있구나.'하는 것을 깨달았다.

 

 

 

 

오백 번의 로그인이란 책을 택하여 읽게 된 것도 위와 같은 나의 따뜻한 경험이 생각나서였다. '함께 쓰기'의 위대함을 알고 난 뒤였으므로 12명의 사람이 어떻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그 글에 다른 사람들이 어떤 공감과 생각을 나눴을까 무척 궁금했다.

우선 함께 글을 쓴 저자들의 소개를 살펴봤다. 국어국문학과 교수, 글쓰기이론 연구자, 심리학과 강사, 한국어교육학과 교수, 고전문학 전공 학생 등 '글쓰기'와 관련된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분들이 많았다. 사실 그 부분에서 내가 기대한 글과는 사뭇 달랐다. 나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단순히 글쓰기가 좋아 모임을 만들고 자신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누구나 쓸 수 있는 평범하고 쉬운 글을 썼을 거라 기대했다. 소개를 보고 '이 책이 잘 안 읽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또한 나의 편견이길 바라면서 책을 펼쳤다.

 

100일 글쓰기는 공적인 글쓰기와 사적인 글쓰기의 중간 지점에 위치해 있는 것 같다. 시즌을 함께하는 사람들은 구체적인 일상과 생각과 감정들을 공유하면서, 서로에게 독자가 되어 주고, 정서적 지지자가 되어 준다.

그러다 보니 자기 검열이 덜한 글, 마음을 털어놓는 글을 쓸 수 있는 것 같다. 이것도 이를테면 글쓰기의 치유적 효과라고 부를 수 있겠다. 이번에 각 시즌 참여자의 글 세 편씩을 골라 오백 번의 로그인을 펴내는 것은 500일 동안의 성과를 정리해 보자는 뜻도 있지만, 이러한 글쓰기 모임이 현대사회에서 개인이 느끼는 고립감을 해소하고 유대감을 형성하는 공동체 역할을 할 수 있겠구나 싶어서, 이러한 글쓰기 운동이 확산되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다.

오백 번의 로그인이 나오기까지 중

 

위의 글을 보고 이 책을 택하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나도 '함께 글쓰기'를 통해 사회로부터 고립된 것 같은 마음을 해소하고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사람으로 느껴졌다.

 

오백 번의 로그인에서 흥미 있게 읽었던 글, 몇 글을 옮겨와 본다.

 

현란한 기교로 노트북과 패드의 최대 성능을 다 활용하지는 않는다. 그럴 능력이 없다. 난 이 두 제품의 차갑고 매끄러운 알루미늄 촉감이 좋다. 그리고 사뭇 조용하고 경쾌한 키보드도... 이 최신 기계들이 나에게 매력적인 이유는 처리 속도나 그래픽 이런 게 아니고 원초적인 감각을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서늘하고 매끄러운 촉감의 화면이나 터치패드를 손으로 툭툭 건드려 화면을 키우거나 줄이거나 사라지게 하는 행동은 새로운 '접촉위안'이다. 어린이들이 곰인형, 무릎담요를 만지작거리며 정서를 조절하는 것과 거의 유사하달까. -오백 번의 로그인P25 '종이 없는 가방

 

'접촉위안'이란 말이 신선하다. 나도 그런 비슷한 것이 있다. 접촉위안은 아니고, '향기위안'정도로 해둘 수 있겠다. 아이들을 만나기 전에(육아 전쟁이 돌입하기 전) '베이비파우더향'이 나는 미스트를 목과 손목에 충분히 뿌린다. 아들도 좋아하는 이 향을 뿌리면 달달하고 부드러운 그 향 덕에 짜증이 날 일도 부드럽게 넘길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오백 번의 로그인P71 '그 남자네 가게

 

 

위의 글은 '우슬초'라는 필명을 쓰는 분이 아파트 상가에서 5년 동안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게에 관해 쓴 글이다. 주인은 그대로이고 업종은 두 달을 못 채우고 바뀌는 것을 보고 생각한 것을 쓴 글인데 읽다가 마지막 부분에서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바로 "우연히 간판을 보고 나는 그만 헛웃음을 짓고 말았다. 간판 속 형광등이 다 보이도록 호떡이라는 글씨가 오려져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문장. 일상 속에 있는 사소한 이야기를 깔끔하게 표현한 이 글이 마음에 들었다.

 

언젠가 자동차 바퀴를 교체하기 위해 카센터에 갔더니, 앞뒤 바퀴 모두가 한 방향으로만 닳았다며 늘 같은 길로만 다니면 그렇게 된다는 설명을 듣고, 내가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항상 같은 방식으로 맴맴 돌며 사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오백 번의 로그인P91 '깊고 깊은 밤, 나는 도깨비를 만났다

 

나도 그런 삶을 사는 것 같아 위기감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그래서 그 극복을 위해 오늘도 난 책을 읽고 글을 쓴다.

 

걷기로만 유지되는 이 일정에서는 자신이 걸어온 걸음걸음마다 서려 있는 땀방울과 힘겨움을 깊이 의식하게 된다. 더욱이 이 걸음은 누가 대신 걸어 줄 수 없는, 오로지 자신의 걸음만으로 달성되는 길이다. 그 한 걸음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것은 걸어보면 안다. 사실 인생길이란 것도 생각해 보면, 누군가 벗해서 걸을 수는 있지만, 그것은 오로지 자신만의 걸음이 아니겠는가. 좀 더 깊이 있게 이유를 묻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내밀한 이야기는 그야말로 내밀한 것이니, 내밀한 시간에 내밀하게 말해져야 한다.-오백 번의 로그인P101 '산티아고 길을 걷는다는 것

 

 

 

오백 번의 로그인P101 '산티아고 길을 걷는다는 것'의 댓글

 

 

 

산티아고 길을 걸으면서 경험한 내용을 쓴 글에 저자의 깊은 성찰이 담겨 있고, 그 글을 대하는 동료도 함께 그 마음을 공유하며 댓글을 남겼다.

 

책을 통해서도 내가 경험하지 못한 타인의 삶을 엿보고 간접 경험할 수 있지만, 위에서처럼 '함께 쓰기'를 통해서 타인의 삶을 아는 것을 넘어, 나눈 이야기를 가지고 또 다른 이야깃거리를 '댓글'을 통해 나누는 것이 '함께 쓰기'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오백 번의 로그인이란 책은 문학도 잘 알고, 글도 잘 쓰는 능력을 갖추신 분들이 쓴 글이라 그런지 고급스러움이 묻어난다. 글쓰기에 관심 있는 분들이 봐도 도움이 될 법한 책이다.

 

나도 글을 매끄러우면서도 포인트를 잘 담아내고 울림이 있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문득 해본다. 오늘의 노력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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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 (10만부 판매 기념 한정판 에디션)
정영욱 지음 / 부크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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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자꾸 여기저기 치여서 그런지 위로해 주는 듯한 문구에 눈길이 간다. 주변에 온통 '내가 젤 힘들어. 너의 힘듦은 나의 힘듦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야'라며 온 몸으로 그것을 표현하는 사람들 뿐이다. 내가 만나고 싶어 선택해서 만난 사람이 아니라 일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이고 나는 ''의 입장이다 보니 내 생각, 내 감정, 일에 있어서 부당한 것들을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그렇게 답답한 마음으로 집어든 이 책, "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라고 나에게 위로를 건넨다.

 

, 집에 와서는 당신도 나도 같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우리 엄마도 아빠도 할아버지도 다 같지 않았을까. 우린 전부 다 처음 살아보니까 그렇게 간을 맞추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 말이에요. 내가 하고 있는 일, 사랑, 삶 또는 관계, 전부 처음 겪어보니까 부족한 거 아닐까 이런 생각 말이죠 .(중략) 괜찮아요. 모두가 가끔은 물 조절에 실패할 수도 있는 거지요. , 그렇잖아요. 우리 모두 처음 살아보는 인생이잖아요. 전부 처음 경험해보고 겪어보는 것이잖아요. 그러니 조금 실수할 수도 있지요. 조금 버벅일 수도 있지요.P19-20

 

온전히 나를 위한 힘듦

가끔 너무 힘겨울 때는 이것을 잊지마렴. 내가 무엇 때문에 힘든지 말이야.

나 때문에 힘든 것인지, 남 때문에 힘든것인지.

 

 

스스로를 타인의 기준에 맞춰 바꾸려는 노력들. 나의 모난 부분을 자꾸 사포질해서 매끈하게 만드는 과정에 팔이 저려오고, 꽉 쥐었던 것을 놓을 만큼 힘줄이 끊길 때가 오는 것 같습니다 .P22

 

우리는 좀 더 나를 위해 살아야 합니다 . 무조건 타인에게 나빠지자는 것은 아닙니다. 조금 더 나를 위해 힘들고, 조금 더 나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 조금은 울퉁불퉁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거칠지는 않게, 약간은 모난 부분도 있지만, 그렇다고 남을 다치게 하지 않을 정도로. 뭐든 적당히가 힘든 법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그런 삶을 지향해야 합니다. 내가 나를 잃어가지 않도록. 또 타인을 비추며 살아가지 않도록. 그래야 힘들어도 버틸 명분이 생기고, 나아갈 이유가 존재합니다. 그래야 후회가 적고 편하게 누워 자는 날이 많아집니다. 힘든 건 똑같더라도 말이죠 . 힘들 때 누굴 위한 힘듦인가 생각하라는 것은 그런 말이었습니다. 똑같이 힘들지만, 나를 위해 힘들다면 궁지에 몰려도 나아갈 용기가 생긴다는 것이지요. 버틸 수 있는 오기가 생긴다는 것이지요. 나를 위해 힘들던 타인을 위해 힘들던 똑같이 힘들 것이라면, 어떨 때에는 온전히 나를 위해 힘들어 보기도 하자는 것이지요.P23

 

위의 문장들이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인 나에게 "네 탓이 아니라고. 이 상황도 지나간다고. 네가 바꿀 수 있는 건 없으니 그냥 잊으라고.

너에게만 집중하라고." 위로해 주는 것 같다.

평소 드라마를 의식적으로(? 한번 보면 빠지기 쉬우니까) 잘 보지 않는데 마음이 공허해서 달달하고 영상미 넘치는 드라마를 찾다가

아래의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라는 드라마를 알게 되었고 예쁘고 세련된 외모의 여주인공으로 임수정과 이다희, 마전부터 관심 있게 보고 있는 장기용배우가 나와서 바로 정주행을 하게 됐다.

 

이 드라마에서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박모건 : 자책하지 마요. 안 어울리니깐

배타미 : 그럼 뭐 해야되는데

박모건 : 남 탓! 말 같지도 않은 찌라시 만든 놈들,

그걸 당신이라 착각한 놈들,

그 착각을 믿는 놈들, 퍼다 나른 놈들,

그 놈들 탓만해도 오늘이 모자라요.

-tvN드라마 WWW 중-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남의 편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위로는 커녕

"네가 뭐하러 신경을 써. 난 사실 말은 안했지만 네가 OOO편들어주는 것도 이상했어."라고 대꾸했다.

정말 실상에서 나에게 드라마속 남주인공처럼 위로해주는 사람은 없는 것인가......

 

 

 

 

 

 

참 많이도 애썼다. 괜찮은 척하느라 애썼고, 버티느라 애썼다. 어떤 때에는 밖으로 나오려는 화를 억지로 쑤셔 넣었던 목구멍에게 참 애썼다. 힘들지 않은 일도 억지로 하면 힘들기만 한데, 억지로 힘내온 당신의 마음에게 참 애썼다. , 힘내라는 말을 억지로 이해시켜버린 머리에게 참 애썼다. 그러니 그렇게 치열하게 애쓴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하나 있다. 오늘은 더 이상 그만 애쓰면 싶다. 애써 자책하지도 말고 애써 헛되게 생각하지도 말고, 애써 아쉬워하지도 말고, 애써 뒤돌아보지 말고, 오늘 하루도 그렇게나 애썼으니 말이다.P30

 

그러니 내가 아무것에도 쓸모없는 사람인 것만 같아서, 후회하고 스스로를 질책했던 많은 순간들에게 당신만큼은 쓸모없다고 말하지 않았으면 한다. 따뜻해질 날들을 위하여, 그 아픈 시간들이 꼭 필요한 일임을 알고 슬픔에 녹아내리는 것, 눈이 따뜻한 봄을 위해 스스로 녹아내리는 것처럼 말이다. 그것이면 다 된 것이다.P36

 

평소에는 나를 다독이는 말을 속으로 많이 되뇌인다. 이대로 괜찮다고, 너는 쓸모없는 사람이 아니라 많은 쓰임이 있는 사람이라고..... 하지만 체력도 떨어지고 마음이 무너지는 날에는 그냥 어디론가 훌쩍 떠나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물론 물리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나에게 어려운 것이라면 오늘 처럼 예쁜 카페에 앉아서 시간을 보낸다. 예쁜 공간에서 달콤 쌉싸름한 커피를 한 모금하고 나면 잠시나마 평온이 찾아온다.

 

 

 

 

 

책의 중간엔 아래와 같이 큰 활자로 마음가득 담아 응원의 메세지를 보낸다.

보는 책들마다 "힘내"라는 잔인한 말보다 '힘내지 않아도 돼. 그대로 있어도 괜찮아."라는 말을 많이 한다.

얼마전엔 애정하는 카페에, 어느 분의 글에 "너무 힘들게 힘내진 말고, 그냥 자기전에 슬쩍 웃을 힘만 내요 ."라는 댓글이 달렸는데

그 말이 참 예뻐서 캡쳐해서 저장해 두었다.

 

 

 

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P38-39

 

 

 

저자는 '무언가를 사랑하기 위해 찾은 여행길' 중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한 여성의 말에 마음이 매료된다. 나도 그녀의 말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조캐를 캐면 꼭 바닷물이나 소금물에 담가 두었다가 먹어야 한다고. 그래야 얘가 품고 있는 모래 같은 이물질을 전부 토해내서 사람이 먹을 수 있다고. 그것을 해감이라고 한다고 말이죠. 그래서 물었어요. 그냥 물에 담가 놓으면 안 되는 것이냐고. 꼭 소금물이어야만 하냐고. 그러자 할머니가 말했어요. 얘가 살고 있던 곳과 비슷한 곳처럼 만들어줘야지 얘가 긴장이 풀려서 모래를 토해내는 거라고.

그녀의 삶은 늘 긴장의 연속이라서 토해내지 못한 것이 너무도 많다고 했다. 단순히 그것을 전부 토해내고 싶었다고.

(중략)

그러니까 나의 여행은 꾸역꾸역 삼키고 담아두었던 모래같은 푸석함을 해감하러 온 거예요. 아니면 쓸데없이 토해냈던 감정들을 다시 삼켜내고 싶어서거나.

 

 

오늘의 지친 나도 해감해야할 감정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모두 쏟아내고 잘 못 뱉어내서 창피해진 것은 다시 담고 싶다.

 

 

나는 그게 외롭더라. 나라는 존재만으로 택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말이다. 내가 화려해야만 선택받을 수 있을 것만 같아서 말이다. 그래. 차마 솔직하게 말하지 못했지만, 그게 참 외로운 것이더라.P96

 

얘야, 후회하는 삶을 살지 않을 순 없지만 그 순간마다 시간이 너를 앞지르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살아가렴.

엄만 그 비밀을 이제야 알게 되었단다. 뒤돌아보지 말고 매 순간 앞에 놓여있는 시간을 바라보고 살도록 노력해라. 그래야 조금이라도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살아간다.시간이 빠른 것은 그것이 정말 빠르게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자꾸 뒤를 돌아보는 것이란다 .

소중한 것을 놔두고 왔기에 그렇게나 돌아보는 것이란다.

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122-123

 

저자의 어머니의 말에 무릎을 쳤다. 한동안 시간에 쫓겨 살다보니 내가 시간을 벌려고 사는지 시간이 나를 잡아가두는지 정신이 없었는데 참 명쾌한 답이다. 앞으로 시간에 쩔쩔매지말고, 그 순간을 후회없이 살아야겠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 나도 모르게 허무함이 와닿지 않는 것들. 언제부터 내가 그 사실을 깨닫게 되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것들. 당신에 대한 사랑과 미움과 같은 어떤 명확한 감정이 남아있지 않고 그냥 그 사실 그대로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것. 받아들여지는 것. 또는 그런 연습이 필요했던 긴 시간들. 전부 구름과 같이 유하게 흘러가고 또 용서되는 감정들. 내게는 그랬다. 당신과 또 당신과 닮은, 또는 사랑이라 불리던 존재들 말이다. 지금껏 다 그렇게 떠나갔고 나는 그렇게 떠나보냈다. 분명 가시적이지만 그렇다고 만져질 만큼은 아닌 정도의 농도를 띄고 있는 감정으로. P180-181

 

 

 

사랑에 빠지면 상대만 보이게 되는 것 같다. , 그러고보니 상대를 내가 더 사랑했을 때 그렇다. 그런 상대를 만나고 헤어졌을 때 위의 문장처럼 이별의 아픔에 상대를 지우려해도 나만 지우게 되는 그런 것. 문장 속에서 한동안 자신을 잊고 살다가 이별 후 자신을 찾고자 했을 때, 그 막막함이 느껴진다.

 

제아무리 흔들리는 욕심이라도 마음 깊이 안심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나세요.

서운한 것을 서슴없이 공유할 수 있는 그런 사람. 또 그래서 서로에게 꽉 찬 것 같은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는 그런 사람.

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P235

 

나는 이제 연애는 끝이라 위와 같은 사람을 찾을리 만무하므로

내 딸에게 그런 사람 만나라고 해야겠다.

무엇보다 자신을 신뢰하고 믿음을 주는 사람을 만나라고.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P160

 

 

마지막으로 인간관계에 대한 글을 옮겨와 본다.

 

개인마다 소화시킬 수 있는 것이 있고 소화시킬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또 소화시킨다 해도 그것을 받아들여서 영양분으로 삼는 사람이 있는 반면 독으로 삼는 사람 도 있는 것이지요.

나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는데 라는 생각을 자주 가지거나 그런 말을 상대방에게 자주 꺼내는 것이 본인이라면 의사를 전달하기 전에 그 사람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하는 행동을 받아들이는 당사자가 내 행동을 좋은 의도로 받아들여줄 것인지 아닐지 말이죠. 그것을 소화시킬만한 사람인지 아닌지 말입니다. 무조건적으로 나의 의도를 강요하고 있다면 잘못된 것임을 인정하고 나의 태도를 변화시켜야 합니다.

또 그런 말을 상대에게 자주 접하고 있다면 상대에게 말해주어야 합니다. 나는 이 부분에서는 당신과는 다른 사람이라서, 당신의 의도를 좋게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이죠. 만약 표현했는데도 전혀 달라질 생각을 않는다면 잘라버리세요. 받아들이는 사람의 체질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또 내가 변해야만 어울리는 상대를 굳이 변해가면서까지 만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주변을 조금만 둘러보세요. 당신에게 칼을 들게 만드는 사람을 만나지 마세요. 관계의 싹을 잘라버리는 것이 아닌 관계의 싹을 틔우고 싶게끔 만드는 사람, 주변에 참 많잖아요. P239

 

굳이 나를 힘들게 하는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바뀌기를 바라며 기대하기 보다 나를 위해 그냥 그 끈을 놓아버리는 게 낫겠다는 내 생각에도 일치되어 무척 공감되었다.

그래, 오늘 하루 참 애썼다. 그걸로 되었다.

 

 

책 사이 사이 감성돋는 사진도 참 좋다.

  

++위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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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딱뚝딱 발명 푸른숲 어린이 백과 4
엠마뉴엘 케시르-르프티 지음, 베네데타 죠프레 외 그림, 김현희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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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첫째인 아들에게 푸른숲어린이대백과

'우주'편인 '울퉁불퉁 우주'를 안겨주니

둘째인 딸아이가

울음을 터뜨리며 자기꺼는 어딨냐고 울부짖었다.

"~ 우리 딸 것도 있지.

우리 ○○는 엄마 핸드폰도 좋아하고

엄마 노트북도 좋아하고

엄마 사진기며 가전제품들 좋아하니

'뚝딱뚝딱 발명'이다"

 

다행히도 금방 울음을 그치고

기분좋을 때 지르는 리액션

"에케,~~"라고 소리를 지른다.

아들을 위해 고른 두 책이지만

딸을 생각못한 것에 미안해하며.....

푸른숲 어린이대백과시리즈

발명편도 역시나 훌륭하다.

 

세상을 더욱 편리하게 만드는 아이디어,

발명!

세상 어디든 빠르고 편하게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동차.

기억을 기록으로 남겨 문명과 역사를 일궈 가는 문자.

길 찾기와 의료 수술, 자동차 운전까지 도맡은 컴퓨터.

'우주 시대'를 활발하게 열어가는 최첨단 우주 탐사선'

위의 문장을 보면 무슨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오늘은 아빠랑 놀이기구를 만들어서 신나게 논 두 아이들.

그리고 다시 한번 뚝딱뚝딱 발명 책을 펼쳤다.

역시나 자기책이라는 우리 딸.

 

 

  

 

 

 

이 페이지를 펼쳤을 때 딸아이가 "바퀴~" "바퀴~"하며 손으로 바퀴를 둥그렇게 훑었다.

4살짜리 딸아이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책이다.

아들과 볼 때는 물론 책에 있는 글밥도 읽어주며

처음 바퀴가 어떻게 생기게 됐는지 이야기도 나눠 보았다.

 

 

 

 

   

오늘 집에 오는 길 전철역을 지나치면서

"엄마, 나 기차 좋아."하는 딸

아들은 기차를 정말 엄청 좋아해서 많은 기차장난감을 사주고

레일을 깔아주고 놀게했는데

딸에게는 집이 좁단 이유로 그럴싸한 기차놀이를 못해줬다.

이 참에 한동안 상자에 고이 모셔 놓았던 기차 레일을 다시 꺼내줘야겠다.

 

 

 

   

    

 

자동차도 좋아하지만 요즘 부쩍 비행기, 전투기에 관심 많은 아들이

위의 페이지를 좋아했다.

책을 보며 라이트형제 이야기도 하고 최초의 여객기는 언제 생겼는지, 대형 여객기의 좌석 수는 얼마나 되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

 

발명 중에 정말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글자'이다.

한참 한글공부에 빠져있는 아들도 책을 보며 글자가 중요하다고 끄덕끄덕한다.

그러고 보면 예전에 문자가 만들어지기 전 시절에는 기록을 하기 위해 간단한 기호로 표현을 했는데 그 당시 살던 사람들이 더 머리가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2000년대에 태어난 아기들은 모두 전화기는 스마트폰인 것으로 알 것이다.

내가 중학교 시절 엄마가 대형 휴대폰을 소지하셨는데

그 때 본 크기의 전화기를 보니 무척이나 반갑다.

우리 아이들이 성인이 될 쯤이면 휴대폰이 어떻게 변화할까 새삼 궁금하다.

 

 

 

   

  

  

요즘 아들은 시계읽는 법도 조금씩 터득중이다.

시계가 발명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시계가 있기에 우리가 좀 더 계획적으로 움직이는 인류가 되지않았나 싶다.

 

 

 

  

    

 

전구의 발견.

엄청 중요한 발명이다.

지금도 우리 아이들은 깜깜한 차내에서도 어둡다고 불을 켜달라고 하고

밖에서 외출했다가 깜깜한 집에 들어오면

어서 불을 켜라고 성화다.

지금은 살기가 좋아져서

전기가 끊기는 걸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아이들

만약 하루 종일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집에서

아이들이 생활한다면 어떻다고 말할까?

아이들은 전기며, 물이며 늘 쓰는 것들이 지속될꺼라고 생각하려나.

책을 읽으며 질문해보지 못한 것들이 글을 쓰면서 떠오른다.

 

 

 

  

    

 

아이들에겐 컴퓨터도 익숙하다. 나는 책 상단에 있는 컴퓨터를 보고 자랐는데.....

지금도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며

컴퓨터가 있어서 정말 감사하단 생각을 해본다.

컴퓨터가 발명 되었다면 의사소통의 방식도 지금과 확연히 달랐겠단 생각도 든다.

 

 

 

  

    

딸아이의 늦은 배변 성공으로 요즘 한창 친숙한 변기.

사진으로 보니 엄청 반가운가 보다.

, 예전에 한창 예민하던 초등학교 저학년시절

푸세식 화장실을 이용했던 큰 댁에서 잠을 자다가

화장실에 갈 엄두가 나질 않아

목욕탕 바닥에 용변을 봤는데

그 때 사촌오빠가 문을 벌컥 열어서 무척

창피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푸세식 화장실 이야기하니

내가 엄청 옛날 사람같이 느껴진다.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많은 것들

그것들로 인해

우리 삶이 윤택해지고 풍성해졌는데

왜 우리는 그토록 힘들어하고

감사함을 자꾸 잊게 될까?

 

얼마 전 어느 책에서 그런 글을 본 적이 있다.

'육아를 하면서 가전 제품에게 고맙다'는 글이었다.

육아는 아이템빨(?)이라고 누가 그러지 않았던가.

 

우리 아이들이 성인이 되고, 나는 할머니가 되었을 때

세상이 어떤 발명품들로 채워질지 궁금하다.

4~6살 꼬맹이부터

초등학생까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이 책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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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퉁불퉁 우주 푸른숲 어린이 백과 3
엠마뉴엘 케시르-르프티 지음, 프랑수아 다니엘 외 그림, 김현희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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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6살 아들이 지난번 '꿈틀꿈틀 지구'을 엄청 재미있게 보고 '우주'에 관한 책은 없냐며 물었다.

감사하게도 푸른숲 어린이백과 시리즈로 곧 '울퉁불퉁 우주'가 출판되었다.

 

 

   

.

인류의 위대한 도전이 펼쳐지는

미지의 세계, 우주!

태양을 중심으로 행성과 위성, 소행성이 돌고 도는 태양계. 사람과 화물을 싣고 우주를 자유롭게 오가는 우주 왕복선.

전 세계 과학자들이 모여 우주를 연구하는 국제 우주 정거장.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새 터전을 찾아 나선 화성 이주 프로젝트.

인류의 새로운 미래가 기다리는 '우주'로 탐험을 떠나요.

책의 뒷표지에 책의 내용이 아주 깔끔하게 요약되어 있다.

 

 

 

   

 

 

  

P8-9

 

아들이 5살때 대전과학관에서 태양계와 별자리에 대한 짧막한 강의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 때는 지금처럼 관심이 크지 않아

흥분하며 보질 않았는데

인지적 재미를 부쩍 느끼는 요즘,

자신이 관심 있는것엔

놀라운 집중력과 기억력을 보인다.

얼마전엔 '원숭이엉덩이는빨개'라는 이어 부르는 노래를 들려주는데 거기에 은하도 나오고 별똥별, 운석도 나와서 신기했다.

그래서 애미는 녹음으로 기록을 남겼다.

 

 

 

 

"원숭이엉덩이는빨개-빨가면사과-사과는맛있어-맛있으면바나나-바나나는길어-길으면기차-기차는빨라-빠르면비행기-비행기는높아-높으면백두산-백두산은뾰족해-뾰족하면바늘-바늘이면무서워-무서우면귀신-귀신이면썰렁해-썰렁하면설렁탕-설렁탕은매워-매우면고추-고추는높아?-높으면로켓 -로켓은우주-우주는행성들-행성들은은하-은하는별똥별-별똥별은운석-운석은뜨거워-뜨거우면화산폭발 -고기를구워먹는다? .

 

 

P12-13

 

태양계 가족

 

 

 

손으로 짚어가며 행성들을 알려준다.

엄마 뿌듯^-^

   

 

P20-21

 

 

행성들에 대한 간단명료한 정보들도 읽어보고

모든 행성들이 태양을 돈다는 것과

태양과 가까울소록 빠른 속도로 돈다는 것,

태양계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P24-25

 

 

아이들은 달도 참 좋아한다.

요즘은 해가 짧아져 퇴근해서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오다보면

달을 잘 볼 수 있다.

자주 달의 모양에 대해 언급하며 신기해하는 둘째다.

 

   

  

P28-29

 

비행기, 전투기를 좋아하는 아빠의 영향으로

아들은 그런것들은 물론 로켓도 좋아한다.

책을 통해 처음 만들어진 로켓은 어땠는지도 알게됐다.

또한 놀라운 사실은 처음부터 우주탐사를 목적으로 로켓을 만든것이 아니라 전쟁에 이용할 목적으로 만들었다는 것.

 

 

자유롭게 우주를 오가다,

우주 왕복선

   

  

  

P36-37

 

1. 조금 특이한 비행기처럼 생긴 비행체가 바로 우주 왕복선이에요. 이륙할 때 주황색의 거대한 연료 탱크와 보조 주진 장치인 부스터 2개를 사용해요. 연료를 가득 실은 이 장치들은 우주 왕복선을 하늘로 쏘아 올리는 역할을 하지요.

2. 우주 왕복선이 우주로 날아오르는 동안, 연료 탱크와 부스터는 차례로 떨어져 나가요. 결국 우주에 다다르는 건 우주 왕복선뿐이지요. P36

아들이 3살때 아빠가 사준 우주왕복선 모형이 있었다. 왜 비행기모양에 폭탄같은 것이 붙어있나했는데 연료 탱크와 부스터였나보다.

무지한 애미도, 너무 이르게 우주왕복선을 사준 애비도 잘...

 

 

P38-39

 

우주선에서의 음식과 음료는 모두 진공포장 되어있다고 한다. 음식물이 공중에 흩어져서 둥둥 떠다니지 않도록.

 

 

 

P44-45

 

아들이 책을 보다가 눈물없는 울음을 운다.

알고보니 외계인 사진을 보고 무섭다는 것.

그러더니 가려달란다.

 

 

 

아들과 여러번 보아도 흥미롭고 재밌다.

역시나 알찬

푸른숲 어린이백과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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