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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고물상 ㅣ 북멘토 가치동화 55
박현숙 지음, 유영주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10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1112/pimg_7865022544081065.jpg)
《수상한 편의점》 이후로 박현숙 작가님의 수상한 시리즈를 빠짐없이 보는 애독자다. 코로나가 한참 창궐할 때 도서관에서 온갖 책을 빌려보던 중 어린이 도서에도 한참 꽂혀서 우연히 보게 된 수상한 시리즈. 그때, 책 제목이 상당히 눈길을 끌었다. 수상한데. 편의점이라고? 그 조합이 나로서는 참 흥미로웠다. 우리 일상의 배경 속 편의점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 그 이후로, 수상한 아파트, 수상한 도서관, 수상한 식당, 수상한 운동장, 수상한 놀이터, 지하실, 방송실, 기차역, 화장실, 친구 집, 학원, 우리 반 등 계속 나올 때마다 볼 만큼 재미있었다.
오늘은 《수상한 고물상》이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제목. 단숨에 책장이 넘어간다. 고물상의 추억을 더듬으며 읽어 내려갔다. 작가님 시절에는 고물상이 집주변에 좀 있었던 것 같다. 요즘에는 작은 고물상들은 잘 안 보이는데, 예전에는 고물상들이 눈에 뜨일 정도로 보이긴 했다. 그 고물상을 둘러싼 이야기들. 왠지 고물상하면 폐품이 높다랗게 쌓여 있어 으스스한 분위기도 들고 영화나 드라마 같은 곳에서의 고물상의 장소는 특정한 이미지가 연상된다. 나쁜 사람들이 모여 뭔가를 도모하고 흔적을 없애기 위해 갖다 버리고 은폐하고, 또 고물상 한복판에서 패를 지어 싸우고, 거친 느낌의 루아르의 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 책은 내가 갖고 있던 고물상의 이미지와는 전혀 상관없고, 고물상에 가서 폐품을 팔아넘기는 할머니와 고물상 주인과의 관계, 아이들이 빨간 모자 할머니의 정체를 궁금해하며 뒤를 쫓아 벌어지는 일들, 그리고 아이들의 학교 주변, 부모님 이야기도 나오는 아이들을 둘러싼 일상 속 이야기에서 볼 수 있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이다.
이 책《수상한 고물상》은 벌써 15번째 수상한 시리즈다. 이 책은 그간 다 읽고서, 남아있는 책 《수상한 운동장》이다.
책을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도 수상한 시리즈는 잘 보는 것 같다. 수상한 시리즈를 읽는 어린 친구가 초반 수상한 시리즈가 재미있었다고 한다. 초반에는 뭔가 미스터리한 요소가 더 흥미를 끌었다고 한다. 워낙 탐정 소설을 좋아하는 친구이기에.
나는 수상한 시리즈 중에 아파트, 편의점, 식당 등이 재미있었던 같다.
나여진, 미지, 이대팔, 연우(프랑스에서 행운의 인형을 사 온 아이) , 빨간 모자 할머니(어르신들의 특징이 잘 드러난 캐릭터:한번 믿으면 그대로 쭉 잘 안 바꾸시고 패턴을 유지하시는 심리. 고양이를 살피는 따뜻한 할머니. 임신한 고양이가 비를 피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으시는 할머니), 언덕배기 보물 고물상 주인, 왕창 고물상, 여진이 엄마, 여진이 할머니, 이대팔 부모 등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1112/pimg_7865022544081068.jpg)
이 책 내용과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지만, 현실 세계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스쿨존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들었던 부분이다. 스쿨존에서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들이 희생 당하지 않도록 스쿨존에서는 서행 운전하고 보행자를 더 유심히 살펴 운전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 실제 있었던 스쿨존 사고 묘사를 한 부분이다. 실제 이 사건을 보도를 통해 접하고 굉장히 마음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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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일까요? 맞춤법 사전에는 맞는 걸로 되어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이야기. 빨간 모자 할머니의 정체는 무엇일까? 계속 궁금해하며 읽을 수밖에 없는 이야기책이다. 아이들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충분히 몰입감 있게 읽힌다. 아이들의 이야기 속에서 상황이 그려지고, 상상이 된다. 박현숙 작가님 책은 글과 상황 묘사의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고 쉽게 바로바로 읽혀 좋다.
하나의 재미있는 스토리이지만,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거리가 생기고 아이들과 토론할 거리도 생긴다. 요즘 사회적으로 이슈가 쭉 되어온 가스라이팅이 연상되기도 하고.
이 책을 읽은 어린이도 '재미있다!'라고 하면서 나는 읽기도 전인데 먼저 읽고 스포를 해 주었다.
이 책은 어른도 읽고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 것 같다.
내가 읽으며 생각한 점 : 아이들과 책의 내용 나누며 이야기하고 싶은 점들
1. 징크스 혹은 행운의 물건이란 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연우가 사온 행운의 인형을 두고 초반부와 후반부에서 나온 해석이 달라진다. 우리는 항상 결과를 보고 징후들을 판단한다. 해석하기 나름)
2. 사람은 믿는 대로 보이고 들리는 것일까?
3. 부모님이 심각하게 오랫동안 아이들 앞에서 싸우면 무슨 생각이 들고 어떤 감정이 들까?
부부 싸움은 자녀에게 큰 불안감을 준다. 있지도 않은 일을 상상하게 하기도 하고 자녀의 탓이라고 생각해 엉뚱한 행동을 할 수 있다. (이대팔의 금덩어리)
4. 폐지 줍는 할머니는 무조건 도와야 하는 사람인가? 소설마다 폐지 줍는 노인에 대한 묘사가 한결 같다. 어떤 일을 하는 것은 그 사람의 부분이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직업을 보고 편견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폐지 줍는 할머니는 어떤 사람인가? 우리가 도와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5. 세상에는 나쁜 사람도 존재하고, 선한 사람도 존재하고, 그냥 그저 그런 보통의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을 믿을 수 있는가?
6. 어른이라고 다 옳은 말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분별할 수 있는가?
7. 누군가에게 한번 믿음을 가졌다고 해서 끝까지 믿음을 지녀야 할 필요가 있는가?
8. 너한테만 잘 해주는 세상 장사꾼은 없다. 가격이 심하게 낮거나, 높거나 하면 의심해 봐라. 그리고, 한 사람의 말만 곧이곧대로 믿지 말고 비교해 봐라.
9. 너는 착하고 예쁘고 나한테는 소중한 사람이야라고 말하며 나쁜 짓을 하라고 시킨다면 너를 이용하는 것뿐이야. 납득이 안 가는 말로 세뇌시키며 자신을 망치는 어른의 말에 거를 줄 아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나이만 먹었지 어른 같지 않은 악한 사람도 있다는 것.
10. 사실 확인도 안 해보고 불안해하거나 미리 걱정하거나 넘겨 짚으며 행동하지 말기.
11. 가스라이팅!
무섭지만, 너의 약한 심리 상태를 이용해 접근하는 나쁜 어른들도 있으니 항상 조심해. 달콤한 말로 너를 유혹해도 넘어가지 마. 인정받으려고, 혹은 사랑받고 싶어서 자꾸 그 사람의 마음에 들고자 그 사람에게 다 맞춰주는 것은 현명한 방법도 아니고 사랑이 아니야. 너의 모든 것을 짓밟고 요구하는 사람은 너를 위하는 게 아니라 너를 이용하고 망치려는 악한 짓이야.
12. 친구들 사이에서 무리한 부탁을 거절하는 것, 내 의사를 확실히 표현하는 것도 필요해.
13. 가치 판단을 끊임없이 하고, 옳고 그름에 대해 생각해 보고 말하고 행동하기.
14. 시키는 대로만 행동하지 않기. 능동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보고 어른들과 공유해보기.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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