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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 ㅣ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우스이 류이치로 지음,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11월
평점 :
네이버 도서카페 책콩 담청도서입니다.
유난히 커피를 사랑하는 나라는 어디일까? 바로 우리 대한민국이다. 2023년 기준으로 한국인의 연평균 커피 소비량은 405잔에 이르렀고, 이는 세계평균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전국에는 7만 곳이 넘는 카페가 성행 중이고 매년 5,000개가 넘는 카페가 새로 문을 연다. 외국에서 한국을 소개할 때 단골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한국인의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 사랑이다. 우리 인류의 역사를 이 커피를 중심으로, 서술한 책이 나왔다. 바로 우스이 류이치로(김수경 역)의 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배울 때 아일랜드의 대기근이 사실은 감자 때문이 아니라 영국인들의 탐욕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일랜드인의 주식인 감자와 농산물을 생산할 땅을 갈고, 영국인들을 위한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서 목초지로 개간하기 시작하면서 생긴 재앙이었다. 아름다운 향과 독특한 맛으로 인류를 매혹한 커피도 같은 역사를 지니고 있었다. 쌀을 재배해서 살던 자바섬에도 서구인들이 몰려와서 커피농장을 짓기 시작하면서, 토지소유주는 풍요로운 삶을 살았지만, 자바의 원주민들은 기근에 시달리게 되었다. 인류가 즐기는 맛과 풍미 또는 탐욕의 뒤에는 이런 숨은 역사가 있는 것이다.
커피콩은 굶주린 쥐도 거들떠보지 않는 작물이라고 한다. 이런 커피가 어떻게 인류의 대표적인 기호식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을까? 이 책은 중동 이슬람에서부터 시작해서 프랑스, 프로이센 등 유럽 각국으로 퍼져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양분은 거의 없고 먹으면 밤에 잠도 오지 않는 커피. 이런 커피는 사탕수수와 함께 근대 프랑스 국부의 원천이었으며, 나폴레옹은 군대에 보급하려 애썼다. 또 근대 시민사회의 많은 제도가 바로 커피하우스에서 탄생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불면증이나 속쓰림의 등의 커피의 부작용을 너무나도 잘 알면서도 계속 마시고 있다.
이 책은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등에서 역사 분야 베스트셀러이며, 동시에 커피 세계사 최고 명작으로 꼽히고 있다. 역사를 좋아해서 많은 역사책을 읽었지만, 커피를 중심으로 세계사를 다룬 책은 처음이다. 인류 최대의 기호식품 커피. 코카콜라 등과 함께 현대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커피. 현대 산업 사회에서 검은 원유 없이는 자동차, 공장의 가동할 수 없다. 기름이 없는 산업 사회는 상상조차 힘들다. 그러나 커피는 없어도 인류에게 활동에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는다. 그런데도 커피 없는 현대 사회는 상상하기 힘들다. 이런 커피의 역사와 세계사를 함께 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