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국방군 제7기갑여단사
한종수 지음 / 길찾기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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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제일 행복했던 시절은 대학원 파견 시절이 아닐까 한다. 업무에서 벗어나 월급과 학비까지 지원받으면서 취업이나 진급이 아닌, 그냥 순수하게 여러 학문을 접할 수 있었다. 경제학에서는 마르크스를 비롯한 유명 경제학자들과 월가의 거물들은 유독 유대인이 많다고 했다. 이는 과학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 유명한 아인슈타인 역시 유대인이다. 경제나 과학 등 세상을 눈으로 보는 학문이 아니라,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철학에서도 근현대에는 유독 유대인 학자가 많다고 했다. 그리고 교육학으로 가면 오히려 현대 석학 중에서 유대인이 아닌 사람을 찾기가 힘들 정도라고 한다. 아니 도대체 유대인은 어떤 사람이기에?

원조 해가 지지 않는 제국 스페인. 학교에 다닐 때는 스페인이 칼레 해전에서 패한 후 영국에게 패권을 넘겨주게 되었다고 배웠다. 그러나 이듬해 스페인 함대는 바로 영국을 박살 냈다. 2차 대전 당시 미국이 진주만을 폭격당했다고 바로 패권을 잃었을까? 스페인 이후 패권을 차지한 국가는 영국이 아닌 네덜란드였으며, 그 힘은 바로 유대인에서 나왔다. 통일 후 스페인은 알함브라 칙령으로 경제패권을 지닌 지식층인 유대인을 학대해 내몰기 시작했다. 그 후 그들은 당시 어촌에 불과했던 네덜란드에 많이 종착했다. 그들은 단순히 몸만이 아닌 경제패권 즉 상공업의 노하우 모두를 가져가서 네덜란드를 바로 유럽 금융 중심지로 만들어 버렸다. 네덜란드가 1~2%의 이자로 전쟁을 벌일 때 스페인은 50%의 고리에 시달리다가 경제가 무너지면서 패권을 내주게 된다.

경제, 과학, 교육, 철학에서 거장을 많이 배출한 유대인들이 전쟁을 벌인다면 어떨까? 결과는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곧 망할 나라로 보였던, 이스라엘은 오히려 건국 후 단 한 번의 패전도 없이 모두 승리했다. 건국 직후 아랍에 비해서 절대적으로 열세했지만, 전쟁에서는 압도했다 [2차 대전 마이너리그]로 유명한 한종수가 이번에 그 이스라엘군 중에서도 최정예 부대인 제7기갑여단의 창설에서 현재까지의 역사를 한 권의 책을 엮었다. 바로 [이스라엘 국방군 제7기갑 여단사]이다. 현대전은 공군이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물론 틀린 말이 아니다. 2번에 걸친 이라크 전쟁에서 개전 초기부터 공습으로 적을 너무나 쉽게 제압하는 모습을 TV 등으로 생생하게 목격했기 때문이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현대전에서 전차의 중요성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도 많았다. 그러나 작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서 벌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차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 되기 시작했다. 이제 전차 무용론에 종지부를 찍고 세계 각국이 다시 전차를 개발하거나 생산하기 시작했다. 특히 폴란드는 대량으로 한국의 흑표와 K-9을 수입하기 시작했다.

전차의 중요성을 재확인된 2022년 이후 이런 책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아무리 전차가 훌륭하더라도, 그 전차는 사람이 조종한다. 이 책은 현대전쟁에서 가장 많은 실전을 경험한 나라의 최정예 부대의 역사를 담고 있다. 이스라엘의 제7기갑여단 그들의 시작은 미약했다. 2차 대전 초기에 이미 구식이 된 전차를 장물이나 암시장을 통해서 어렵게 구했으며, 그마저도 고장과 부품 부족에 시달렸다. 그나마 있던 이런 무기들도 개전 초기에 대부분 상실한다. 그러나 짧은 휴전 기간에 꾸준히 전력을 보강해서 최종적으로는 독립전쟁을 승리로 장식한다. 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한 이스라엘군은 4차 중동전쟁까지 모두 승리하게 된다. 제7기갑사단은 항상 그 중심에 있었다.

이런 평화 시대에 우리가 왜 과거 다른 나라의 전쟁 이야기를 분석하고 연구해야 할까? 평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항상 전쟁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세계가 경제 제재로는 이를 끝내거나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신은 지킬 힘이 있을 때만 지킬 수 있다. 2차 대전 이후 현대전에 이르기까지 항상 전쟁에서 전차는 주역이었다. 세계 최강 전차 부대의 역사를 연구하는 것은, 우리의 평화와 미래를 위해서도 옳은 일이다. 좁은 국내 밀리터리 시장에서 꾸준히 좋은 책을 출간해주고 있는 한종수 작가와 출판사 길찾기에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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