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우리나라와 일본 작가의 삼국지는 접해 보았지만, 중국인의 삼국지는 접해 보지 않았다. 그러다 중국의 페이즈가 그린 [고양이가 중국사의 주인공이라면 – 동한 말기 편]을 보게 되었다. 저자는 소설가나 역사학자는 아닌 것 같으며, 그냥 애니메이션 관련 일을 하고 있다. 이런 작가의 책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저자는 3컷이 나오는 한 페이지마다 3개의 주를 달고 있다. 진수의 삼국지, 배송지 주(註) 등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도 인용하는 사료는 물론 중국통사, 삼국사, 사화, 문집 등 현대 중국 학자들의 글도 주로 달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중국 쪽의 자료는 처음으로 접할 수 있었다. 사실 동북공정과 역사 왜곡 등으로 중국 특히 역사 쪽은 인식은 매우 좋지 못하다. 그러나 동양의 기록 특히 역사에 관한 기록은 서양의 그것과 근본적으로 다른 평가를 받는다. 1899년 중국에서 갑골문자가 발견되기 시작한다. 이를 사마천의 사기 등의 사료와 대조하기 시작한 학자들은 경악한다. 모든 기록은 사마천의 사기와 일치했으며, 어느 정도 일치했냐 하면 날짜까지 모두 정확하게 일치했다. 생각해보라. 우리는 경험한 사건은 세월이 흘러도 대충 기억하지만, 그 날짜와 시기는 잊어버린다. 그러나 사마천은 자신이 살던 시기에서 1.500~1.000년 전의 기록을 정확히 검증해서 후대에 기록으로 남긴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이제 수학으로 계산이 가능한 조선왕조실록의 천문학 기록은 모두 사실로 확인되었다.
글쎄?? 역사를 좋아하지 않고, 그냥 만화나 개그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러한 주는 지나치게 많게 느껴질 것이며, 지루할 수 있다. 그러나 삼국지를 한 번이 아닌, 두, 세 번을 이상을 읽게 되면 이제 창작(소설이나 드라마, 만화) 속의 삼국지와 실제 역사를 비교하기 시작할 것이다. 만화를 통해서 우리나라와 일본의 자료가 아닌 중국의 사료도 접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