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 - 역사를 뒤흔든 지리의 힘, 기후를 뒤바꾼 인류의 미래
이동민 지음 / 갈매나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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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무엇이 인류의 역사에서 흥망성쇠를 좌우했을까? 인간의 자유의지? 노력? 물론 간과할 수 없는 요소다. 그러나 [총균쇠]의 저자 다이아몬드 교수에 의하면, 다른 모든 요소보다 지리가 결정적인 이유라고 한다. 지금 지구상에 부유한 나라들은 모두 같은 위도에 있다. 인류 문명의 발상지 메소포타미아 지역이 북극이나 남극, 아프리카의 초원 같은 곳이었다면 과연 이곳에서 문명이 발달할 수 있었을까? 이동민의 [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 갈매나무 출판은 인류의 흥망성쇠를 역사를 기후를 중심으로 서술한 책이다.

앞서 인류 문명의 발생지라고 이야기한 메소포타미아 지역. 과거에는 비옥한 초승달 지대로 불릴 정도로 매우 기름진 곳이었다. 그러나 이곳은 지금은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무엇이 이곳을 이렇게 변하게 했을까? 바로 기후다. 과거 빙하가 지구의 1/3을 덮고 있을 때는 지금의 기후와 달랐다. 항해술이 발달하지 않은 과거 인류는 어떻게 베링해를 건넜을까? 놀랍게도 그냥 걸어서 건넜다. 아니 어떻게? 이곳은 빙하기에는 바다가 아닌 땅이나 얼음 위였기 때문이다.

해동성국 발해는 왜 갑자기 멸망했을까? 고대사의 미스터리였다. 한때는 백두산의 화산 폭발설이 가장 설득력이 있었다. 그러나 과학기술이 더욱 발전하면서 백두산 화산 폭발의 정확한 연대를 알게 되면서, 이는 이제 폐기되었다. 이와 유사하게 과거 신화를 보면 고대 문명이 화산 폭발로 망했다는 이야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근거 없는 신화나 미노스 문명과 화산 멸망설과 같이 이제는 폐기된 학설이 아닌 새롭게 연구된 엘리뇨 학설 등의 이론으로 미노스와 크레타 문명에 접근한다. 중세 유럽을 휩쓴 흑사병은 왜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을 건너지 못했을까? 그렇다면 사하라 사막은 왜 생기게 되었을까? 이 모든 답은 기후에 있다. 저자는 이렇게 인류사의 큰 사건에서 기후를 연결한다.

기후 변화로 유럽에서 가장 앞섰던 크레타는 멸망했지만, 그리스는 발전할 수 있었다. 인류는 비옥한 초승달 지역에서 문명을 발생해서, 비슷한 기후대와 스텝 지대를 따라서 빠르게 발전했다. 유럽의 생활방식과 기후는 흑사병의 먹이가 되었지만,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과 기후는 이를 막을 수 있었다. 이처럼 기후의 변화는 누구에게는 위기가 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기회가 된다. 그리고 과학이 발달한 지금은 중세의 흑사병과 엘리뇨 등을 미리 막을 수 있으며, 대처할 수 있게 한다. 우리가 기후를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다.

중국은 급속도로 공업화되었다. 그들의 소득은 높아졌지만, 내몽골 지역과 위구르 지역이 점점 사막화되면서 황사가 불과 20년 전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심해졌다. 이처럼 인류의 삶은 기후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어제 뉴스를 보니 중국에서는 황사의 발원지는 자기들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한국과 일본을 비난했다고 한다. 역사와 기후를 통해서 교훈을 얻는 이와 얻지 못하는 이가 있다. 우리는 어느 쪽이 되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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