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이 공정하다는 착각
이상협 지음 / 드루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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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협의 [세금이 공정하다는 착각] 드루 출판은 인류 문명 발달의 역사를 세금을 중심으로 기록한 책이다. 처음 제목을 봤을 때는 각종 절세 전략이 담긴 재테크 서적으로 생각했으나, 역사를 통해서 이를 밝히는 인문 교양서에 더 가까운 책이었다. 인류의 역사에서 세금은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저자는 이를 인류의 최초 문자의 발명에서부터 시작해서 각종 제도와 혁명, 전쟁 등의 굵직한 역사를 통해서 풀어 나간다. 시뮬레이션 게임을 해 본 경험이 있는가? 코에이의 삼국지 시리즈, 시드 마이어의 문명 모두 세금은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며, 게임 초반부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다. 세금이 너무 적으면 발전 속도가 늦고, 너무 높으면 오히려 폭동이 일어난다. 이는 비단, 게임뿐만이 아니다. 현실에서는 더욱 중요하고 현대 국가의 핵심 업무다.

우리가 문자의 발명을 생각한다면, 주로 신과 연관시킨다. 갑골문자는 점을 친 기록을 글자로 남긴 것이며, 신화, 영웅담 같은 대서사시를 기록하기 위해서 이(문자)를 개발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인류 최초의 문자인 메소포타미아의 문자는 조세와 부채, 재산을 주로 담고 있다. 아름다운 시와 영웅들의 이야기는 이후로 몇천 년이 지나서 기록되기 시작한다. 적을 막기 위한 높은 성벽 그러나 이는 내부의 노예들이 도망치지 못하는 역할도 함께 했다. 지금의 백성을 뜻하는 백성민(民)도 처음에는 노예를 뜻하는 말이었다. 아라비아반도에서 등장해 무섭게 성장한 이슬람의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 무자비한 잔혹함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반대다. 적금 세금과 합리적인 조세 제도가 종교적인 힘과 함께 초기 이슬람의 가장 강력한 힘이었다. 이처럼 인류의 역사와 세금은 뗄 수 없는 관계이다. 

국가가 세금을 더 많이 거두기 위해 노력한다면, 백성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절세와 탈세를 계획하고 이를 실행할 것이다. 세금은 이처럼 사회나 정치와 밀접한 관계를 지닌다. 그렇기에 권력가의 전가의 보도라 불린다. 정적에게 합법적으로 힘을 뺏고, 자신의 힘은 강화한다. 중국은 조공이란 제도로 주변국들을 통제하기도 했다. 세금의 이런 기능은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렇기에 세금이 공정하기는 힘들다. 나의 투쟁이란 책의 인지세로 부자의 반열에 오른 히틀러는 집권 후 세금을 면제받는 특권을 누렸다.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끈 루스벨트는 세금 문제에 관해서는 철저한 위선자였다. 저자는 이런 역사의 이야기를 통해서 미래의 조세를 이야기한다. 최근 삼성 이건희 회장님과 넥슨의 창업자 김정주 대표의 부고 소식을 접한 국민은 그 후 이어지는 어마어마한 상속세의 규모에 놀랐을 것이다. 재벌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선 듯 납득하기 힘든 엄청난 규모였다. 저자는 이를 자기 경험과 역사를 통해서 개선할 방안을 소개한다. 세금을 통해서 인류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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