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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가 바꾼 세계의 역사 - 교과서가 생략한 민주주의 역사 이야기 ㅣ 민주주의 역사 시리즈 2
한효석.김대갑 지음 / 노느매기 / 2022년 9월
평점 :
절판
우리 대한민국은 건국 후 처음 치러졌던 선거에서부터 남녀를 가리지 않고 모두 평등하게 투표에 참여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 민주주의의 기초가 된 서구에서도 그랬을까? 먼저 정답부터 말하면 아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남성들만 투표권을 가질 수 있었으며, 이마저도 노예나 외국인은 투표에 참여할 수 없었다. 이는 현대에도 마찬가지였다. 영국에서 여성의 정치적 발언과 참정권이 확대된 계기는 바로 전쟁이다. 국가 총력전으로 치러진 1차 세계 대전에서 많은 남자가 전쟁터로 나가서 일손이 부족해지자 이를 여성들이 대체하면서부터 여권이 강해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남녀 모두 평등하게 참정권을 가지게 된 기간은 민주주의나 선거의 역사를 통해서 보면 매우 짧은 시간이다. 현직 역사 교사인 한효석, 김대갑의 『민주주의가 바꾼 세계의 역사』는 이처럼 세계사를 통한 민주주의의 역사의 발전은 물론 미래를 담고 있다.
오늘 모든 사회가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 인류에게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린 것일까? 최악의 독재국가인 북한도 표면적으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란 국호처럼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위구르 탄압, 티베트 탄압, 홍콩 민주화 운동 등을 통해서 본 중국도 드라마에서는 자신들의 사회를 민주주의 국가로 부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일까? 물론 북한과 중국과 비교하면 매우 민주주의적인 국가이지만, 저자들은 아카데미 수상작 기생충과 넷플릭스의 최고 흥행작 오징어 게임을 예로 들며 이에 대한 반문을 제기한다. 참고로 북한과 중국에서는 이런 체제 비판 자체가 아예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이야기가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교육학, 철학 등을 배우면서 우리 인간에게 진리는 도달할 수 있는 지점이 아니라 도달해야 하는 표준이나 목표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진리라는 것은 인간이 도달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저 멀리 달아나 있으며, 다시 쫓아가서 다다르면, 이제는 아예 눈에 보이지도 않는 저 먼 곳으로 사라진다. 이처럼 우리 인간은 아는 것이 있으면 모르는 것을 알게 되고, 새로운 것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한다. 민주주의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그렇기에 저자는 민주주의는 완벽할 수 없으며, 늘 부족하며, 인류가 영원히 추구해야 할 지향이라는 글로 책을 마무리 짓는다. 이 책은 역사를 좋아하는 내가 이를 통해서 민주주의를 다시 되돌아보고, 다시 철학적인 사색으로 이를 마무리 짓는 흥미로운 기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