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으니까! 해방될 줄 몰랐으니까! 알았으면 그랬겠나?”
영화 암살(2015)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나오는 염석진(이정재 분)의 대사이다. 그가 정말 우리나라가 독립될 줄 알았다면 이런 반민족행위를 했었을까? 일제강점기 지금의 친일파 등으로 불리는 그들은 애국자나 지식인으로 불렸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독립과 함께 그들의 처지는 180도 달라졌다.
지금의 5.18민주화운동은 전두환, 노태우 시절에는 광주폭동, 광주사태 등으로 불렸으며, 평가도 당연히 지금과 달랐다. 이처럼 같은 사건을 다루고 있다고 해도 시대에 따라서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은 전혀 다르다.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서 몰랐던 사실이 밝혀지고, 기밀문서 등이 해제되어 일반에 공개되기에 과거의 사실들이 재평가되기도 한다. 몇 가지 예를 들면 한국전쟁 당시 개전 초기 북한군이 서울에서 3일을 머문 이유를 과거에는 남한 내 공산 폭동을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했으나, 북방외교 후 러시아 기밀문서가 해제되자, 춘천전투의 패배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이는 해외도 마찬가지이다. 쿠바 미사일 사태 당시 케네디 대통령과 미국의 힘에 소련이 굴복했기에 소련의 미사일 기지 건설이 중단됐다고 했으나, 사실은 미국이 터키에 이미 건설되어 있던 미사일 기지 철수를 약속했기 때문이었다.
전우용의 역사가 되는 오늘 21세기북스 출판은 이런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의 여러 이슈를 7가지 주제로 분류해서 저자의 관점에서 소견을 밝힌 책이다. 일단 이 책을 읽은 내 느낌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대통령 선거 후보들에 대한 글도 있기에 사전 지식이 없이 그냥 역사만을 다룬 책이라고 생각하고 이 책을 접하게 되면 다소 난감할 수 있으며, 저자는 좌파 혹은 진보 진영의 관점에서 책을 저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파 혹은 보수진영의 독자라면 반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래는 알 수 없고, 시간이 지나면 국민의 평가는 물론 자기 생각도 바뀔 수 있기에 다양한 관점의 시각을 접하는 것은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책을 통해서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