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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란 무엇인가
테리 이글턴 지음, 이강선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3월
평점 :
몇 년 전에 누가 내 철학에 대해서, 물은 적이 있다. 내 대답은 너 도대체 철학이라는 단어의 뜻이 뭔지는 알고 지금 묻고 있냐? 였다. 물론 그 사람은 철학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처럼 우리는 철학이라는 단어의 뜻도 모르면서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고 있다. 오늘 이야기할 문화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문화라는 말을 자주 쓰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K-POP과 드라마로 대표되는 한류를 바탕으로 오늘날 세계적인 문화강국이 되었다. 그러나 문화라는 단어의 뜻에 대해서, 물어본다면 사람마다 천차만별로 대답할 것이다. 아니 그 뜻조차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테리 이글턴(이강선 역)의 문화란 무엇인가?는 오늘날 우리가 흔히 쓰는 그 문화에 대해서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면 문화라는 단어는 한 단어로 꼭 집어서 설명하기 힘든 말이다. 문화란 다면적인 개념이어서 통일된 하나의 단어로는 논하기 힘들다. 일제강점기 시절의 민족 말살 정책을 기억하는가? 일제는 우리의 말과 글을 못 쓰게 했으며, 이름마저도 일본식으로 개명(창씨개명)하고 조선인이 아닌 일본인으로 살아가게 했다. 민족이 말과 글을, 잃고 정체성마저 사라져버린다면 그 민족에게 고유의 문화가 남아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이처럼 인간에게 문화란 것은 중요한 것이며, 동물과 인간을 구별할 수 있는 고유한 특성으로 여겨진다.
이 책은 문화에 대해서 철학과 종교적인 접근은 물론 시대적인 상황과 산업, 정치 등을 망라하여 접근하고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유물론으로 유명한 마르크스와 비트겐슈타인 등의 철학자는 물론 GE 같은 대기업과 세계 영화의 중심지 할리우드를 넘나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문화는 이처럼 포괄적이고 다양한 개념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렇게 복합적인 문화라는 단어에서 네 가지의 주요 의미를 찾아낸다. 저자는 이 네 가지의 요소를 바탕으로 문화에 접근을 시도한다. 그리고 무엇이 문화이고 아닌지를 이야기하고, 점점 문화라는 의미에 다가간다. 무엇이 문화이고 무엇은 문화가 아닐까? 무엇은 문화이고, 무엇은 문명일까? 세계적인 문화비평가 테리 이글턴과 함께 그 문화에 대한 여행을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