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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자기 여행 : 동유럽 편 - 개정증보판 ㅣ 유럽 도자기 여행
조용준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21년 2월
평점 :
조용준의 유럽 도자기 여행 – 동유럽 편.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정말 도자기 여행을 떠나는 책이다. 무려 450여 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에 수백 장의 컬러 사진을 담고 있다. 책을 읽고 있으면 정말 유럽의 도자기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 든다. 저자는 오로지 내 책을 쓰기 위해서 마흔다섯 살이 되기 이전에 퇴사하고 70여 개국을 다녔다고 한다. 이 책은 저자의 그런 열정과 노고가 깃든 책이다. 책을 읽다 보면 이 책이 이런 저자 노력의 결실이라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독일에서부터 시작된 저자의 여정은 독일의 여러 도시를 거쳐 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 폴란드로까지 이어진다. 왜 독일에서 유럽의 도자기가 시작되었을까? 그것은 바로 연금술과 관계가 있다. 독일의 연금술사들은 금은 만들어내지 못했지만, 그동안 우리나라, 중국, 일본이 독점하던 도자기를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임진왜란 당시 우리의 도공을 납치해가서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한 일본은 우리나라에서 도공 한 명이 모든 공정을 거쳐 만들던 도자기를 분업화해서 생산성을 높이고 가격을 낮춰서 유럽 시장을 공략한다. 오늘날 우리나라 사람들도 한국의 실생활에서는 전통 도자기보다는 서양화된 도자기를 더 선호한다. 도대체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이 책을 읽다 보면 그 대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은 매우 두껍지만, 사진이 많기에 그리 부담되지는 않는다. 도자기만 보면 그 의미를 제대로 알 수 없지만, 저자의 설명을 깃들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예전에 한국 현대 화가로서는 최초로 100억을 돌파한 추상화의 거장 김환기의 미술 전시회를 다녀온 적이 있다. 그림 한 점에 100억을 돌파했다니 과연 그의 그림은 도대체 어떤 그림이기에? 처음 그의 작품을 봤을 때는 도대체 이게 무슨 그림이지? 이런 작품이 왜 100억이나 하지? 등의 의문이 들었다. 그렇게 몇 번을 다시 보고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그림을 다시 보자 이번에는 그 그림이 보이기 시작했다. 단순한 직사각형의 그림들이 봄이 오는 소리로 들렸으며, 단순한 점의 연결들은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로 보이기 시작했다. 도자기도 마찬가지이다. 처음에 보면 잘 모르더라도 저자의 설명을 읽고 다시 사진을 보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일 것이다. 유럽 도자기 여행을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