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포크라테스 미술관 - 그림으로 읽는 의학과 인문학
박광혁 지음 / 어바웃어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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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한 의사가 조선 시대 초상화를 바탕으로 쓴 논문을 본 적이 있다초상화를 그림이나 예술로 접근한 것이 아니라 의학적으로 분석한 논문으로 피부 병변은 물론 시각장애 등 그림으로 알 수 있는 장애도 분석했다논문을 읽어보니 지금의 시각장애인 비율은 조선 시대와 비슷했으나현대에서 사라진 천연두는 당시에는 흔했음을 알 수 있었다현직 의사인 박광혁의 그림으로 읽는 의학과 인문학 히포크라테스 미술관은 동양화가 아닌 서양화를 의학적 지식으로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20년 동안 프랑스영국독일스페인이탈리아네덜란드러시아스위스오스트리아미국일본 등의 세계 미술관을 다니며 쌓은 지식을 의학과 인문학적 코드로 한 권의 책에 담았다같은 그림이라도 느끼는 관점이 다르면 감상 포인트가 전혀 다르다한 예로 책에 있는 제1차 세계대전 가스전 참상에 관한 그림을 보고 역사를 좋아하는 나는 전쟁사적 관점에서 접근했지만의사인 저자는 겨자가스로 인해 안구 손상을 입어서 눈을 붕대를 감고 있는 영국 병사들을 모습을 보면서 환자들의 극심한 통증을 느끼고 있었다또 그 고통 속에서도 줄을 서서 치료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전쟁의 참상을 말했다.

 

저자는 의사이기에 머릿니와 관련된 그림을 통해서는 진화생물학을 들려주고, 병과 관련된 그림에서는 불치병보다 더 무서운 절망을 이야기한다그리고 굿닥터의 조건에서는 그림을 통해서 각종 의학지식을 전달하는 것은 물론자신의 직업관을 밝힌다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박물관과 파리 루브르 박물관오르세 박물관런던의 내셔널갤러리제국전쟁박물관 등 몇 곳은 나도 다녀온 곳이며저자가 책에서 소개한 몇 점의 그림은 나도 직접 본 그림이다그러나 나는 같은 그림을 보면서 저자와는 전혀 다른 생각을 했었다의학은 일반인이 접근하기에 매우 어려운 학문이다그 어려운 의학을 이 책을 통해서 그림을 통해서 접근해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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