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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 0629 에디션 - 생텍쥐페리 탄생 120주년 기념판
생 텍쥐페리 지음, 전성자 옮김 / 문예출판사 / 2020년 6월
평점 :
프랑스의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Antoine de Saint-Exupéry)가 1943년 발표한 소설 어린 왕자. 이 책으로 집에 3번째 어린 왕자를 소장하게 되었다. 어린 왕자를 처음 읽었을 때는 어른들을 위한 아름답고 슬픈 동화라고 생각했지만, 플라톤의 철학을 접한 이후에는 이 책이 이데아와 같이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오직 마음으로만 볼 수 있는 세계를 다루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an>. 그리고 얼마 전 생텍쥐페리가 죽기 전인 5년(1939 ~ 1994년) 동안 쓴 편지를 모아서 삶과 죽음을 넘어란 책을 통해서는 이 이야기 속의 등장인물들이 모순에 빠진 우린 인류의 모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서점과 마트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린 왕자. 그렇다면 전성자 명예교수의 어린 왕자는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른 책들과 어떤 점에서 차이가 날까? 가장 큰 차이점은 이 책은 영역본이나 일본어로 된 책의 번역본이 아니라 생텍쥐페리의 프랑스어 원전을 번역했다는 점이다. 같은 이야기, 같은 내용이라도 몇 번의 번역을 거치면 전혀 다른 내용이 된다. 한 예로 과거 학생 시절 윤리 책에서 배운 그리스 철학과 그리스어 원전을 번역한 책의 내용은 많은 점에서 차이가 난다. 우리가 옛날 배웠던 그리스 철학은 아랍어로 쓰인 것을 라틴어 -> 영어 -> 일어 -> 한국어 등의 몇 번의 번역을 거친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렇게 많은 번역을 거친 글이 과연 의미 전달이 제대로 될까?
중역본과 원역본은 학문적으로도 많은 차이를 지닌다. 우리가 서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이 책도 영역본이나 일역본이 아닌 이탈리아어로 된 원전을 번역한 책이 학술적으로 가장 높은 가치를 지니며, 학회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다. 이 책의 저자 전성자 명예교수는 원로 불문학자로서 서울대에서 불어를 전공한 후 프랑스 대학교에서 수학했다. 지금은 서울 소재의 한 대학교에서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불어를 전공한 사람이 원역본을 번역한 이 책이 생텍쥐페리가 우리에게 남겨주고자 한 유산의 의미를 잘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는 생텍쥐페리 탄생 12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이 책을 통해서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마음으로만 볼 수 있는 세계에 다가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