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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역사여행
유정호 지음 / 믹스커피 / 2020년 6월
평점 :
몇 년 전 한 미술 전시회를 다녀왔다. 한국 현대 화가로서는 최초로 100억을 돌파한 추상화의 거장 김환기. 그림 한 점에 100억을 돌파했다니 과연 그의 그림은 도대체 어떤 그림이기에? 처음 그의 작품을 봤을 때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런 그림들이 왜 100억이나 하지? 이게 무슨 그림이지? 그렇게 몇 번을 다시 보고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그림을 다시 보자 이번에는 보이기 시작했다. 단순한 직사각형의 그림들이 봄이 오는 소리로 들렸으며, 단순한 점의 연결들은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삶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여행지는 어떨까?
우리가 일상에서 지쳤을 때 들리는 부석사, 수타사, 청평사, 경희궁 등의 사찰과 궁궐. 등산하기 위해서 들리는 남한산성. 바다가 보고 싶을 때 들리는 하조대 등의 명승지를 그냥 들리는 것과 숨은 역사를 알고 보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한 예로 종묘를 그냥 조선 시대 제사를 지내는 곳으로 생각하고 단순히 들리는 것과 종묘사직의 의미를 생각하면 곳곳을 둘러보는 것은 전혀 다른 느낌이 난다. 처음 종묘를 들렸을 때는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 그러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후 북적이는 외국 관광객들과 함께 조선에서의 종묘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다시 봤을 때는 전혀 다른 느낌이 들었다.
유정호의 방구석 역사여행은 집에서 우리나라 곳곳의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설명해준다. 코로나 사태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한창인 요즘 이 책을 통해서 그곳에 가지 않고도 학교에서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살아있는 역사 지식을 배울 수 있다. 저자는 중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 현직교사로 이 책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여행지에 대한 역사를 교육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여행은 어떠한 목적을 두고 여행하는가에 따라서 그 의미가 달라진다. 단순한 여행은 곧 기억 속에서 멀어진다. 그러나 여행을 통해서 생생하게 살아있는 우리 역사를 접하고, 여행을 통행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 그 여행은 평생토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이 책은 사찰과 궁, 성, 서고 외에도 마지막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제주도를 그냥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역사와 설화를 통해서 이야기하면서 마무리하고 있다. 제주도는 설화와 전설 외에도 일제강점기의 슬픈 역사도 간직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집에서 우리나라 명승지를 여행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