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계사를 바꾼 37가지 물고기 이야기 ㅣ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오치 도시유키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오치 도시유키(서수지)의 세계사를 바꾼 37가지 물고기 이야기는 물고기를 통해서 인류의 역사를 바라본 책이다. 원조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스페인의 몰락과 네덜란드의 부흥. 과거 다른 책들은 이 사건의 원인으로 펠리페 2세의 유대인들의 탄압을 지목했다. 유대인들을 탄압하고 재산을 빼앗자, 그들은 네덜란드로 이주해서 금융업에 종사하면서 유럽의 부의 중심을 스페인에서 네덜란드로 옮겼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네덜란드의 부흥의 이유로 다른 시점에서 설명한다. 바로 청어의 산란 장소의 이동이다.
작년 초 유럽을 한 달 정도 여행하면서 저렴한 육류 가격에 놀랐다. 우리나라에서는 정말 비싼 소고기를 유럽에서는 채소보다도 더 저렴한 가격에 마음껏 먹고 즐겼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보니 유럽도 18세기 농업혁명 이전에는 육류보다 어류를 더 많이 먹었다고 한다. 대항해 시대와 신대륙 발견을 가능하게 한 것도 어류의 영향이 컸다. 장기간 보존이 가능한 소금에 절인 대구 덕분에 몇 개월을 배 안에서 버틸 수 있었다. 5개월 이상을 버틸 수 있는 이런 식량이 없었으면, 망망대해인 대서양을 건너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몽골 기병의 세계 정복 비결도 그들의 기마술은 물론 장기간 보존이 가능한 말린 고기의 도움이 컸다. 동양은 육류를 통해서 유럽은 어류를 통해서 역사의 방향을 바꾼 것이다.
이런 장기간 보존이 가능한 식량을 만드는 것은 어류의 특징도 있지만, 기술의 발달도 큰 역할을 담당했다. 유럽의 어부들은 고기를 잡자마자 배 안에서 내장을 제거하고 조금에 절이기 시작했다. 지금은 당연한 이런 방법들이 당시에는 하나의 신기술이었다. 이런 기술이 오늘날 인류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사람과 나무사이의 세계사를 바꾼 약, 식물에 이어 세 번째 이야기인 물고기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 인류의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