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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지 않고도 취한 척 살아가는 법 - 일상은 번잡해도 인생은 태연하게
김원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월
평점 :
마시지 않고 취한 척 살아가는 법? 아니 왜 취한 척을 하면서 살아가야 하지? 이처럼 이 책은 제목이 참 독특했다. 책을 밑으로 눈을 돌려 출판사를 보니 이름 없는 출판사가 아니라 설득의 심리학 등의 베스트셀러를 꾸준히 출판하고 있는 21세기북스. 음, 그렇다면 제목으로 사람을 유혹하는 허무맹랑한 책은 아니겠군. 그럼 어디 한번 읽어볼까. 이 책은 이처럼 순전히 제목에 낚여서 읽기 시작한 책이다. 제목만을 봤을 때는 20대의 젊은 작가가 썼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60대의 한 잡지의 발행인이 쓴 책이다.
마시지 않고 취한 척 살아가는 법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바로 우리 세상은 맨정신으로 살기 힘들기 때문이다. 내가 즐겁더라도 주위에서 힘들 수 있고, 혼자서는 힘이 들지만 주위 사람들은 모두 행복할 수 있다. 그리고 그토록 궁금했던 책의 제목의 배경은 책의 서문에서 밝혀졌다. 저자를 보고 21세기북스 편집팀에서 붙여준 것이었다. 저자는 여러 가지 이야기 중에서 내가 가장 공감이 가는 부분은 힘이 들 때, 외롭다는 생각이 들 때 자신이 무언가를 할 때 가장 즐거운지를 곰곰이 생각해보라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자신이 즐거워지는 시간을 확보하고 조금씩 늘려가다 보면 힘든 일과 외로움이 점점 사라진다는 것이다. 10가지 정도로 버킷 리스트를 작성해서 쉬운 것부터 실행해보자. 세계여행과 같이 실행하기 어려운 것도 있겠지만, 밤하늘의 별을 보는 것과 산책과 같이 쉬운 것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할 때 어느 기준점과 같이 지켜야 할 것은 꼭 있다.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저자는 술을 매우 좋아한다고 한다. 어느 정도냐 하면 술을 먹다가 죽을 뻔한 적이 무려 5번이나 된다고 한다. 헉! 나는 군대에서 자대배치 선임들이 환영회 때 죽도록 먹인 적은 있지만 진짜로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 좋다고 계속하다가 그것이 나를 망쳐서는 안 된다. 우리의 오늘은 내일이 되고, 우리가 걸어간 길은 인생이 된다. 매 순간이 합쳐져 오늘의 내가 된다. 그리고 나만 행복하고 주위에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다면 내가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있을까? 나는 물론 내 주변도 고려하자. 세상에서 나 혼자만 존재할 수는 없지 않은가? 맛있는 음식이 있다고 치자. 나 혼자 먹는 것이 맛있을까? 주의의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웃고 즐기면서 같이 먹는 음식은 그 자체가 행복이 아닐까? 술에 취한 척 살면 무엇이 또 좋을까? 술에 취한 눈으로 바라보면 모두가 귀엽고 사랑스럽기만 하다. 얄밉고, 귀찮은 이들도 술에 취하면 화해도 할 수 있고, 친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