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아일랜드는 인구는 적지만 축구를 잘하는 나라, 과거 감자 대기근으로 큰 시련을 겪었으며, 이 기간에 미국으로 대거 이주했다는 사실 정도였다. 그 후 역사에 관심을 가지면서 케네디 대통령이 아일랜드 이주민의 후손이라는 점과 아일랜드의 역사를 크게 바꾼 감자 대기근은 천재지변이 아니라 사실은 인재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자본론 등에 나오듯이 감자 대기근으로 많은 사람이 굶어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영국은 오스만 술탄의 구호품을 거부했으며, 아일랜드인을 돕기는커녕 영국 지주들의 이익만을 보호했다. 감자 이외에 다른 작물들은 풍작이었지만, 아일랜드인에게 지급되지 않았다. 이런 아일랜드의 역사를 알게 되자 많은 아일랜드인이 왜 1차 세계대전에서 영국이 아닌 독일의 편에서 싸웠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는 아일랜드 경제가 최근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는 뉴스도 접하고 있다.
한일동 아일랜드 역사 다이제스트 100 가람기획 이 책은 작지만 강한 나라 아일랜드의 자연환경과 그들의 언어, 종교, 생활방식, 역사를 100 가지의 주제로 소개하고 있다. 아일랜드는 어떤 나라일까? 그들의 문화와 생활방식은 어떨까? 혹시 우리와 닮은 점은 없을까? 멀리 떨어져 있는 아일랜드는 너무나도 우리와 닮아있었다. 그들의 국토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남과 북으로 분단되어 있으며, 이웃 나라에게 식민지 지배를 당한 슬픈 역사가 간직하고 있다. 두 나라 모두 식민지배를 받았지만, 민족의 고유성(순수성)을 잃지 않았다. 어디 역사뿐인가? 높은 교육열과 애국심 등의 국민성도 닮아있다. 그들도 다혈질이다. 그리고 이 모든 어려움을 모두 극복하고 지금은 높은 경제성장을 이루었다는 점까지 닮아있다. 지금 아일랜드는 과거 750년간 그들을 지배했던 영국을 1인당 소득에서 추월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아일랜드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 오늘날의 그들을 만든 것은 무엇일까? 그 궁금증이 아일랜드 역사 다이제스트 100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해소되었다.
20여 년 전에 우리가 IMF를 겪었듯이 아일랜드도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의 여파로 금융위기가 터지자 자금이 순식간에 빠져나갔다. 결국 2010년에는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국제금융을 받았으며, 유럽의 모범생이 한순간에 다시 낙제생이 된 것이다. 아일랜드의 위기의 원인은 부동산 투기였다. 그동안 번 자금은 부동산 투자에 대부분 투자됐으며, 각종 정책도 이를 부추겼다. 근로자들의 임금은 급격히 올라갔다. 아일랜드는 이런 위기를 견뎌내며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너무나도 닮아있는 두 나라. 아일랜드가 우리를 연구했다면 이런 위기를 겪었을까? 우리가 제2의 환란의 막기 위해서는 아일랜드의 위기와 극복방안을 연구해야 하지 않을까? 두 나라는 너무 닮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