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한중일 세계사 5 - 열도의 게임 본격 한중일 세계사 5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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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만 느껴지던 역사의 진입장벽을 낮춘다는 출판사의 문구처럼 굽시니스트의 책은 정말 웃고 즐기면서 역사를 공부하는 느낌이다한참을 깔깔 웃고 즐기다 보면 역사에 대한 지식이 쌓여 있다이렇게 역사를 재미있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역사를 좋아해서 어릴 적부터 역사책을 끼고 살았지만 이렇게 재미있게 역사를 공부하긴 처음이다.

 

굽시니시트의 본격 한중일 세계사는 근대 중국과 일본의 역사를 다루며아편전쟁과 일본의 개항이 이루어지는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시기를 다루고 있다한국은 호랑이일본은 고양이중국은 팬더영국은 사자미국은 독수리 등으로 각 나라를 캐릭터들을 의인화해서 그리고 있다왜 이런 동물들이 그 나라를 상징하는지를 알아보는 것 또한 이 책의 숨은 재미다이번 5편 열도의 게임은 태평천국운동의 종말과 일본의 메이지 유신 4년 전인 금문의 변까지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한때 청조를 대체할 수 있을 것 같았던 태평천국은 천경사변과 석달개의 이탈로 내부에서부터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으며결국 천경(남경)이 함락면서 1864년 그 막을 내린다.

 

청나라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이제 상하이를 거쳐 개항기의 일본으로 이어진다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승리한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의해 시작해서 200년 이상을 이어온 에도 막부도 권위도 이 시기에는 모래성처럼 허물어지기 시작한다어떤 해법으로 이 난국을 벗어날 것인가일본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막부와 권력은 없지만 만세일계(万世一系)의 정통성을 지닌 천황가그동안 숨죽이고 살아가던 천황가에서 이 시기를 이용해서 다시 권력을 찾으려고 하고막부는 여전히 자신의 권력을 내놓지 않으려고 한다이 어울리지 않는 두 세력이 그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서 서로 손을 잡는다굽시니스트는 급변하는 이 시기를 코믹하게 그려 낸다.

 

칼을 들고 무력만을 숭상할 것 같았던 사무라이들이 이제 한 손에는 칼을 다른 한 손에는 사서삼경을 들고 존왕양이 사상을 높혀간다이 당시 정변을 주도했던 지역이 사쓰마와 조슈 두 번이었고 그중에서 막부와의 공무합체(公武合体)를 추구하는 집단으로 잔류 중이던 사쓰마 번 소속의 무사가 사소한 무례를 이유로 영국인을 살해한 것이 계기가 되어 사쓰에이 전쟁이 발발한다서양세력에 무기력하게 당한 청나라와 달리 놀랍게도 사쓰마 번의 포대는 영국함대를 물리친다그러나 일시적으로 영국군을 몰아냈다고 해도 사쓰마 번은 그들의 힘으로는 서양세력에 맞설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그래서 서양과 교역을 확대하고그들의 힘과 지식을 배우기 시작한다약 한 달 후인 6월 초에 이 전쟁의 무대가 되었던 가고시마를 여행예정인데 이 책을 통해서 미리 배경지식을 익힐 수 있었다.

 

태평천국운동과 메이지유신은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기이지만이렇게 재미있고자세하게 다룬 책은 처음이다단순히 재미만을 위해서 읽어도 좋은 책이고새로운 지식을 얻기 위해서 읽어도 좋은 책이다다음 편 여명의 쓰나미 편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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