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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인문학 - 속박된 삶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건네는 조언
안희진 지음 / 시그마북스 / 2019년 2월
평점 :
이 세상 모든 것들은 내 눈을 통해서 보고 내 마음을 통해서 느낀 것들이다. 그렇기에 객관적이고 보편타당한 기준은 존재하기 힘들다. 모든 사람이 미인이라고 말하고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게 할 정도의 미모를 가졌다고 할지라도 물고기들이 보면 모두 물속으로 숨지 않는가? 장자의 말처럼, 우리의 판단은 모두 개인의 처지에 따른 것이므로 자신의 견해를 절대화할 수는 없다. 오리발이 짧은지, 학의 목이 긴지, 그 기준은 어디까지나 서로 다른 사물 간의 비교를 통해 이루어질 뿐이다.
세상의 만물이 내 눈을 통해서 내 마음에 비추어진 것들이라면 제일 먼저 자신의 참모습을 되살려야 한다. 자신의 참모습을 되살리면 나와 사물이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장자는 이런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외부의 얽매임으로부터 벗어나 자신의 마음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한다. 그래야지만 마침내 진정한 자아와 자유를 찾을 수 있다.
진정한 자아와 자유를 위해서는 세상의 기준에 맞추어진 나라는 것을 버리고 순수한 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즉 틀에 박힌 생각과 편견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
장자 인문학을 읽으면서 우리의 삶을 한번 되돌아보게 되었다. 혹시 물질을 위해서 살아가고 물질이 모든 것에 기준이 되고 있지는 않는지? 마르크스는 이러한 세상을 자본론에서 유물론으로 입증하려고 했다. 현대인들은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 살고, 남들보다 더 부유해지기 위해서 살아간다. 그러나 이러한 삶은 자신을 잊게 한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살아가면 자기보다 더 뛰어나고 더 잘 사는 사람들만 보지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은 목표로 삼지 않기 때문이다. 바다는 채울 수 있을지라도 사람의 욕심은 채울 수 없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면 열등하게 보이는 것들을 멸시하게 된다. 이것은 좋고 저것은 나쁘다. 이것은 옳고 저것은 그르다고 여겨지는 순간 대립하는 마음이 생긴다. 이렇게 우월하다고 여기고 좋아하는 것을 지키려는 생각이 오히려 나를 망치고 삶을 파괴한다. 어떤 사람들은 그 우월함에 집착하다가 목숨을 잃고 자신이 가진 모든 것들을 잃는다. 순수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서 종교전쟁과 같은 전쟁을 벌이고 마녀사냥이라는 명분으로 사람들을 학살하지 않았는가? 과연 이 세상에 진정한 선과 순수함이란 것이 있을까? 장자를 읽으면서 물질과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을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