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싹 오싹 요괴 배틀왕

요괴 배틀왕 ㅣ 미스터리 과학 도감 1
무라카미 겐지 지음 / 서울문화사 / 2018년 12월

요괴란 사전적인 의미로 동양에서 인간의 힘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을 설명하고자 상상해낸 존재들을 일컫는 말이다. 주로 동물, 자연, 사물이 오랜 시간을 거쳐 자연의 정기를 받아 생겨났다고 믿어진다. 손오공과 같은 소설 속의 주인공은 인간에게 우호적이라고 여겨지는 요괴는 신으로서 받들어지기도 한다. 현대에는 서양의 몬스터에 견주어 쓰이기도 하는데 그래서 서양의 뱀파이어, 늑대인간 등도 싸잡아서 요괴라 부를 수 있다.

영화 반지의 제왕과 호빗 등의 여러 영화와 드래곤 퀘스트 등의 게임을 통해서 트롤, 오크, 드워프, 늑대인간, 슬라임, 뱀파이어 등 서양의 몬스터들과 귀신들은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갓파, 와뉴도, 텐구, 히히 등 동양의 요괴들은 잘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이 책은 이러한 궁금증에서 읽기 시작했으며, 동양 특히 일본의 요괴들을 중심으로 쓰인 책이다. 각 요괴들의 개별적인 전투력 등의 특성과 전술은 물론 스페셜 배틀 대진표, 요괴 배틀왕 결정 토너먼트 대진표 등을 통해서 요괴들을 서로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상상 속으로만 존재하는 어쩌면 실제로 어디인가 존재할지도 모를 이러한 요괴와 같은 존재들을 탐색함으로써 아이들은 호기심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 또 이러한 요괴의 설화가 생겨난 배경을 이해함으로써 그 지역의 문화와 옛날 사람들의 사고를 이해할 수 있다. 인간은 왜 신을 믿게 되었을까? 이 단순한 질문이 종교, 교육학, 예술 등의 학문의 출발점이 되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자. 그 지역의 문화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그 지역의 전설, 설화를 연구하는 것은 그 연구의 출발점이 된다.

과연 요괴 세계의 배틀왕은 누구일까?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는 요괴들의 배틀! 최강의 배틀왕을 차지하는 요괴는 과연 어떤 요괴일까? 이 책은 오싹오싹한 35종의 최강 요괴를 담고 있다. 내가 어릴 적에 건담, 마징가, 고바리안, 메칸더 V 등의 로봇 들이 서로 싸우면 누가 최강일지 궁금했고 이런 로봇 물 책이 학교 앞 문방구 등에서 불티나게 팔렸었다. 이 책은 자칫 무서울지도 모르는 요괴나 귀신들을 친근하고 재미있게 표현했다. 실제로는 일어날 수 없는 가상 배틀 이지만, 생생한 배틀 장면을 보며 상상력을 키울 수 있고, 요괴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와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요괴를 다룬 책이라 무서울 것 같으나 아이들을 위해 구성된 책이라 전혀 무섭지 않다. 책을 읽어보니 요괴들이 꼭 무서운 존재만 있는 것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에게 은혜를 갚은 요괴도 있고, 도깨비불과 같이 만나면 좋은 일이 생기는 요괴들도 있다고 한다. 곧 일본 여행을 가는데 신사에서 만나면 행운을 가져다주는 이런 요괴를 만날 수 있을까? 이 책을 통해서 요괴에 대한 궁금증을 푼 것뿐만이 아니라 일본 문화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