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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맥주 여행 - 맥주에 취한 세계사
백경학 지음 / 글항아리 / 2018년 8월
평점 :
[유럽 맥주 여행] 백경학 글항아리
이 책은 단순한 맥주 이야기가 아니라 맥주를 통해서 세계사를 배우고 명화를 감상할 수 있게 해준다. 우리는 흔히 맥주의 기원을 유럽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맥주는 유럽이 아니라 고대 이집트문명과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기원이다. 뒤이어 로마의 카이사르가 로마인들이 그토록 열망한 곡창지대인 갈리아를 정복했을 때의 일화도 나온다. 야만인들은 치마를 입지 않고 바지를 입고 다니며, 밤만 되면 삼삼오오 모여서 이상한 술을 마신다. 그 요상한 술은 바로 맥주이다. 카이사르 시대까지도 로마에는 맥주가 아직 없었던 것이다. 이제 맥주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어 본 사람들은 쉽게 알겠지만, 고대 유럽의 술은 포도로 만든 와인이었다. 와인은 지금은 저렴한 것들도 있지만, 당시에는 상당히 고가의 음식이었다. 와인은 예로부터 권력자와 부자들의 술이었지만, 맥주는 서민들도 즐겨 마시는 술이었다. 와인을 만드는 과정은 복잡하고 오랜 시간이 걸리자만, 보리를 키우고 맥주를 만드는 과정에 그에 비하면 너무나 간단하다. 로마인들이 보기에 와인이 아닌 맥주를 마시는 것은 흙 수저의 표본이었다. 그러나 로마 이전의 문명에서는 지배계층도 맥주를 즐겨 마셨다. 길가메시의 서사시에는 맥주를 마시는 것이 인간이 되는 통과의례로 소개되고 있다.
맥주의 칼로리는 상당하다. 지금은 저칼로리 음식이 각광을 받지만, 먹기 살기 힘들었던 옛날에는 정반대였다. 조금 먹고 오래 버틸 수 있다면 그만큼 좋은 것이 또 어디 있을까? 인류가 이렇게 과잉 칼로리 섭취를 걱정하게 된 시기는 인류의 역사에서 보면 극히 짧은 시간일 뿐이다. 중세의 맥주는 화폐의 역할도 했으며, 장인들은 급여의 일부로 맥주를 받기도 했다. 맥주는 이처럼 유럽인들의 삶의 일부분이었다. 한자동맹 등의 무역코스를 타고 맥주는 유럽 각지로 전파되었으며, 유럽 문명이 식민지를 개척하고 세계로 뻗어 나가자 이제 전 세계로 전파 되었다.
과거의 맥주를 설명하면서 명화가 나온다면 현대의 유럽 맥주에 대해서 소개할 때는 컬러와 흑백 사진들이 펼쳐진다. 그만큼 맥주는 시대를 뛰어 넘어 사랑받은 음료이며, 우리 삶의 일부분이 되었다. 그냥 단순히 마시는 맥주 이렇게 역사와 기원, 전파과정. 각 지역별 특징을 알아보면서 마시면 더욱 더 맛있지 않을까? 맥주의 역사와 그 맛의 기원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