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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제국, 로마 - 그들은 어떻게 세계의 중심이 되었는가 ㅣ 지성인의 거울 슈피겔 시리즈
디트마르 피이퍼 & 요하네스 잘츠베델 지음, 이은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9월
평점 :
만들어진 제국, 로마 그들은 어떻게 세계의 중심이 되었는가
디트마르 피이퍼, 요하네스 잘츠베델(이은미) 21세기북스
오늘날 서양 사상과 철학의 기원은 단연코 고대 그리스이다. 로마에 점령당한 그리스는 정신적으로 로마를 지배했으며, 그들의 철학은 로마를 통해 전 세계로 전파 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서양의 정치와 공공시설, 전통 등에 대한 기원은 고대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로마는 유럽 라틴 국가들에게 지울 수 없는 깊은 인상을 남겨주었고 신성로마제국으로서 끝까지 살아남았다.
로마의 성장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군주론의 저자 마키아벨리는 고대 로마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으며, 이상적인 통치 모델로 고대 로마를 꼽았다. 그러나 그들의 통치방식은 오늘날 우리의 통념과는 너무나도 반대된다. 지극히 잔인했으며, 약자들에게 자비가 없었다. 점령지에서 기존의 왕족과 귀족들이 로마에 대한 충성심만 보여주면 그대로 지위를 보장해주었지만 약자들을 철저하게 약탈했다. 그렇기에 노예와 평민들의 삶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었다. 오늘날 출판되고 있는 일반적인 군주론 해설서들은 이러한 그들의 통치이념을 역으로 연구해서 약자들을 보호하고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데 활용할 정도이다.
만들어진 제국, 로마. 그들은 어떻게 세상의 중심이 되었는가? 이 책은 철학과 교육학, 사회학 등의 관점에서 저술된 군주론 해설서들과 달리 역사적인 관점에서 고대 로마의 시대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책이다. 포로와 탈영병에게 대한 잔인함은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한 본보기로 삼기 위해서였으며, 당시의 노예의 삶은 지금의 기준으로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지만, 그 시대의 기준으로서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다. 로마는 수많은 위기를 겪으면서도 모두 극복해 냈기에 대제국이 될 수 있었다. 귀족들의 지위를 보장했기에 한니발의 공격으로 칸네(칸나에)에서 8만에 이르는 병력을 잃어버리는 등 궤멸적인 패배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맹국이나 점령지의 이탈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그리고 결국에는 한니발의 최정예였던 누미디아의 기병대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 들여서 최종적으로는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고대 로마는 최소한의 통치 비용으로 최대한의 이득을 내며 오늘날의 유럽 일대를 통치했다. 오늘날의 고비용이 드는 민주주의에 비해서는 불합리할 수 있지만, 그 당시의 로마의 점령지들은 비교적 잘 운영되었다. 일상적인 문제들, 평온 및 질서 유지, 경제생활 등 모든 것들이 그 지역민의 몫이었다. 통치를 당하는 이들은 스스로 통치하는 법을 배워야만 했다. 점령지에서 로마는 고대 그리스 자치문화를 자신들의 욕구에 맞춰 구축해나갔다. 고대 그리스 국가들은 로마의 점령 하에 민주주의가 사라지고 과두정치 집회들로 대체되었다.
이 책은 고대 로마 시대를 공화정시대와 지중해 패권을 놓고 다투는 시대. 문화 국가로서의 로마, 로마제국의 멸망 등으로 기술했으며, 유럽 최고의 권위지인 슈피겔의 편집자들이 서술한 책이다. 스피키오, 카이사르 등 역사적인 인물들의 이야기와 정치적 패권과 영토 확장의 역사 이 외에도 그들의 식문화와 언어, 몇 천 년의 세월을 견디는 고대 로마의 건축술과 로마의 도로와 수로, 공공 화장실, 하수구 등 고대 로마의 정치, 문화, 사회상 등 로마에 관한 모든 것들을 담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고대 로마가 변방의 작은 국가에서 제국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