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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 첨단 과학이 밝혀내는 마음의 실체
가와이 도시오 외 지음, 강수현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18년 6월
평점 :
마음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강수현 역 청어람미디어
“첨단과학이 밝혀내는 마음의 실체“
인문학의 마음과 과학의 한 분야인 의학을 접목해서 인간의 심리를 연구한다. 심리학과 과학의 연계를 통해서 인간의 마음(심리)을 밝히고자 한 시도는 이미 스키너의 심리상자 등을 통해서 접해 보았다. 그러나 동물의 행동연구를 통해서 인간의 심리와 행동의 비밀을 밝히고자 한 책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으로 접해 보았다.
이 책에는 마음과 뉴런의 연결 등 다른 흥미로운 주제도 많았으나 내가 가장 흥미를 느낀 부분은 영장류의 행동과 인간의 행동을 비교한 연구이다. 동물의 행동을 통해서 어떻게 인간이 하는 행동을 이해할 수 있을까? 둘의 관계는 어떠한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을까? 먼저 이 둘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위해서는 적절한 대상의 선정이 필수적이다. 쥐나 물고기 보다는 침팬지, 고릴라 등의 유인원이 더 적합할 것이다. 진화론에 따르면 척추동물은 그 뿌리가 같으나 수 억 년의 진화를 거친 현생의 동물들은 종에 따라서 너무나도 많은 분화가 있기 때문에 인간과 가장 유사한 동물은 이제 가장 늦게 분화 된 유인원 외에는 있을 수가 없다.
유인원의 연구를 통해서 인간만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졌던 것들이 더 이상 우리의 것이 아니게 되었다. 공연장에서 사고를 당한 남자아이를 200kg가 넘는 고릴라가 구해서 사육사가 있는 곳으로 데려다 준 일이 있었다. 처음에 고릴라가 아이에게 접근했을 때 사육사들은 혹시 고릴라가 해를 끼칠지 몰라서 물을 뿌려 어떻게 해서든 고릴라가 아이에게 오지 못하게 하려 저항했다. 그러나 고릴라는 이를 다 헤치고 아이를 구해주었고, 아이를 옮길 때 달래는 몸짓까지 했다고 한다.
사바나의 동물들은 자기와 관계가 없으면 자기 무리의 누군가가 위험에 빠져도 구해주지 않는다. 육중한 덩치의 아프리카 물소들은 새끼가 사자에게 먹히는 위험에 빠져도 아무도 나서서 구해주지 않는다. 어미가 와서 덤빌 뿐 무리의 다른 물소들은 오히려 풀을 뜯으며 안정을 취한다. 수천, 수만 마리의 물소가 힘을 합해서 덤비면 감히 사자 따위는 감히 대항할 수 없다. 수천, 수만이 아니라 성체 몇 마리만 힘을 합쳐도 사자는 이길 수 없다. 그러나 물소에게 이러한 행동은 나타나지 않는다. 동정 이를 유인원을 연구를 통해서 더 이상 우리 인간의 전유물이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인간과 가장 유사한 동물인 유인원라고 해도 인간과 정반대의 행동을 하는 경유도 있다. 바로 식사와 섹스이다. 동물들은 음식을 먹을 때 방해받지 않고 혼자서 먹는 것을 좋아한다. 음식을 먹을 때 누군가가 다가오거나 음식을 빼앗아 먹으려고 하면 강하게 저항한다. 이는 원숭이 같은 유인원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인간은 음식을 먹을 때 모여서 먹는다. 혼자서 먹는 혼밥을 꺼리는 경향도 우리나라에서는 나타난다.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누고 음식을 나눠 먹는 등 유대감을 강화한다. 그러나 섹스는 정 반대다. 인간은 섹스를 할 때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하나 원숭이들은 공개된 장소에서 한다. 누군가가 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섹스를 할 때 남에게 과시하는 행동을 한다. 무엇이 이러한 차이를 만들었을까?
이러한 차이는 인간 사회와 인간의 마음을 연구하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인간의 뇌를 연구해서 어느 부분에 문제가 생기면 단기기억이 손상되고 치매가 생기는지, 어떤 약물을 투여하면 우울증상이 개선되는 지를 이제 알게 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인류와 동물을 비교해서 연구함으로써 마음의 기원, 공감에서 윤리를 향한 진화의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그 연구의 장과 성과를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