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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세계대전 ㅣ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23
게르하르트 L. 와인버그 지음, 박수민 옮김 / 교유서가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인류 최대의 전쟁이었으며 무려 6,000만 명의 희생자를 낸 제2차세계대전을 한 권의 책으로 압축한다? 역사와 밀리터리를 좋아해서 수십 권의 2차대전 관련 서적을 읽었으며, 수 십 부작으로 제작된 EBS 2차대전사 등의 다큐멘터리도 보았다. 수 백 만의 희생자가 발생한 스탈린그라드 전투, 레닌그라드 공방전, 쿠르스트 전투처럼 하나의 전투만 해도 몇 권의 책을 쓸 수 있을 만큼 대규모 전투가 많았던 이 전쟁을 어떻게 한 권의 책으로 압축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일반적인 다른 책들과 달리 유명한 전투에 대한 설명이나 전장의 묘사, 많은 이들이 열광하는 티거, T-34, 야마토 전함 등의 무기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전개 과정(흐름)과 배경에 집중했다. 그렇다고 해서 수박 겉 핥기와 같이 책을 구성해 나가지는 않았다. 작지만 다른 책에서 다루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들도 많이 다루었고 있었다. 한 예로 다른 책들에서는 일본이 진주만에 공습을 가하자 독일과 이탈리아가 따라서 선전 포고를 하고, 히틀러가 “2000년 동안 한 번도 전쟁에지지 않은 나라가 우리 편이 되었다”고 말했다고 했지만 이 책은 달랐다. 미국과의 결전을 머뭇거리는 일본이 미국과 전쟁을 결심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독일이었다. 독일은 만약 그들이 미국과 전쟁을 벌인다면 자신들은 그 즉시 합류하겠다고 사전에 이미 약속했다. 일본은 밀약 이후에도 미국과 일전을 벌이기 전 재차 추축국과의 동맹을 재확인했고 독일은 일본이 미국과의 전쟁의 의지를 꺽지나 않을지 초조해 하고 있었다. 미국, 일본, 독일은 그 당시에는 서로 싸우고 있지 않았지만 이미 전쟁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는 이탈리아, 영국, 영연방 국가,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도 모두 마찬가지였다.
일반적인 다른 책들에서 태평양 전쟁은 원자 폭탄 투하와 도쿄만 미주리함에서의 일본의 항복까지만 다루었던 것과도 달리 몰락작전과 소련의 북방영토 점령도 다루었다. 일본은 포츠담에서의 연합국의 항복 요구를 묵살하고 2000만 명의 희생을 각오하고 있었다. 또 일본은 유럽에서 전쟁을 마친 소련이 자기들(추축국) 편에 서는 터무니없는 상상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소련의 대일본전 참전으로 항복할 수 밖에 없었다. 항복 조인식에 히로히토 대신 일본 대신들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영국의 중재로 가능했다.
중국의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2차 대전 만큼 큰 규모의 희생이 있었던 전란은 이미 중국에서 2번이나 있었다. 청나라 말기 태평천국 운동, 의화단 운동 등의 내란으로 6,100만 명이 희생되었으며, 명·청 교체기에 무려 9,500만 명이 희생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희생으로도 교훈을 얻지 못했던 것과는 달리 2차 대전 이후에는 다음의 전쟁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서 모두가 신중한 생각을 가지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