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 북멘토 가치동화 26
박현숙 지음, 김은주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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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고향에서 초등학생 시절 일기를 찾아 읽은 기억이 있다.

오늘도 동생이랑 싸웠다. 다른 집은 화목해 보이는데, 왜 우린 자꾸 싸우는 걸까..’

형제, 남매간에 싸우는 건 다반사, 어린 시절 싸우고 금방 화해하고 놀고 했을 것이란 짐작은 우리집 아들딸들을 봐도 알 수 있다. 그런데 유독 동생과 싸운 기억보다 좋은 추억들만 마음에 남는 것이 의아했다. 그러다 알게 되었다. 가족간에 상처는 잘 남지 않는다고. 그러나 어떤 상처는 절대 지워지지 않고 깊이 새겨진다고.

 

가족이란 나를 일으켜 세우는 원동력이자 삶의 희망이다. 그러나 그 가족이 또한 나를 힘들게 한다. 아픈 몸으로 밥을 챙겨먹여야 하고, 마음 아픈 아들딸을 보며 더 아파야 하고, 마음에도 없는 섭섭한 말로 서로를 할퀴는 남편과 아내. 걱정과 불안으로 아이들을 닦달하는 부모님과 상처입는 아이들. 가족이란 그렇게 서로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면서 힘들게 하는 존재일 수 있다.


 

-> 본문 속 그림도 따뜻하고 편안하다.

 

이 책은 수상한 시리즈로 초등학생들에게 유명한 박현숙 작가가 가족이라는 주제로 다섯 편의 단편을 묶어 소개한 것이다. 짐작은 했지만 책을 읽으며 코끝이 찡해지곤 했다. 그 밑바탕에 사랑이 담긴 까닭일 것이다. ‘먼 길에선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나기도 했고, ‘기다려를 볼 땐 암으로 돌아가신 엄마가 생각나 마음이 많이 아팠다. 아픈 엄마를 대신해 동생을 돌보는 주인공과 엄마의 부재가 변비와 포식으로 드러난 어린 딸의 모습에 엄마는 아프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불량과자에서 화상으로 몸과 마음을 다친 아빠에게 다가가는 주인공의 이야기엔 눈물이 나기도 했다. 할아버지와 손자의 사랑이야기, 탈북자인 주인공이 엄마를 그리워하는 모습과, 놀리는 친구와의 사이에 우정들이 생길 것 같은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들이 단숨에 읽힌다.

 

추운 겨울, 군구고마를 먹으며 할머니의 옛이야기에 신나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귤 까먹으며 읽는 이 동화책이 그때 그 시절 따뜻함을 선사하는 것 같다. 사랑하지만 실수할 수 있고 잘못할 수도 있는 가족. 가족에게 그런 실수와 잘못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다고,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책을 그렇게 말한다.



 

-> 아이는 어려운 일을 겪으며 철이 든다. 할머니 마음을 더 소중히 볼 줄 아는 주인공이 기특하다.


 -> 추억이 쌓이고 쌓이면 어려운 일, 힘든 일을 이겨낼 힘도 함께 쌓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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