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문학으로 생각한다 - 그림책과 세계문학 함께 읽고 생각하기
조현행.최혜정 지음 / 이비락 / 201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앤서니 브라운의 <돼지책>을 보고 눈물을 흘린 주부가 있다.

넌지시 남편에게 건넸더니 다음날 남편이 설거지를 했단다.

어린 아이들이나(?) 보는 그림책으로 치유를 경험한 어른.

어디 그뿐이랴.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보고

아들에게 공부만 강조한 자신을 반성한 이도 있다.


그림책은, 아니 문학은 직설화법 대신 이야기로

넌지시 해야 할 말을 전한다.

치유하고 답을 주고 생각을 전한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고 마음에 남는다.



 


<나는 문학으로 생각한다>도 그러하다. 

단순한 즐거움으로 그치기 쉬운 문학적 그림책과 소설들에서

깊이있는 생각들을 보여줌으로 생각하는 법을 배울 수 있게 한다.

그저 생각없이 읽지 말라고 하는 듯.

쉬운 그림책에서도 깊이있는 생각들을 품어낸다.


같은 주제로 아이들이 볼만한 그림책과, 

연이어 청소년 및 어른들이 봄직한 책들을 소개한다.

비평서라고 하기엔 말랑말랑하고

서평이라고 하기엔 깊이있는 글들을 통해

책에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바들을 알게 한다.

20여 편의 주제, 40편의 책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책이 쉬 읽히는 반면 생각하는 바는 깊다.

실제 책을 읽고 난 뒤 생각할 논제들을 제시함으로

수업에서나 가정에서 실제 토론 등을 할 수 있도록 했다.



 

-> 독서수업에 쓰기 좋을 듯 하다. 토론을 위한 논제들을 제시해 주어 좋다.



읽었던 책도 있고, 처음 접하는 제목도 있다.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 읽으며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서머셋 모음의 <달과 6펜스>

20대 때 읽고 가슴 아파 눈물을 찍어내던 카프카의 <변신>

최근에 다시 보고 명작은 변함없이 감동을 주고 생각할 것들을 전해준다 느꼈던 <데미안>.

그밖에도 읽었던 책들과 읽고 싶었던 책, 읽진 않았지만 아는 체 하는 책들.

영화로 유명한 책들..

다양하다.


그중 그림책 <변신>은 원작인 카프카의 <변신>과 다르게

결론이 바뀌면서 전하는 주제가 마음에 들었다.

당장 서점에서 구입했는데, 소설을 좋아하는 아들이 카프카의 <변신>이 읽고 싶단다.

"결국 벌레로 죽어." 

결론을 일러준 스포일러가 되었으나 아들이 그 상징성을 이해할 수 있었음 좋겠다.  

카프카의 <변신>은 인간성을 상실한 현대인의 모습을 벌레로 묘사한다.

<변신>에서 내가 그저 벌레로 죽어가야 했던 주인공의 모습에 슬펐던 것과 달리

저자는 주인공이 '돈의 가치'로 존재의미가 매겨져 죽음을 맞이했고, 

"인간은 어느 한쪽의 희생이나 행복을 강요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해석해 준다.


이렇게 문학을 보면서 무엇을 생각해야 할지 길잡이 역할을 한다.

문학으로 생각하기가 어려운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그 주제들을 미리 배워도 좋겠다.

휘리릭 읽어봐도 좋고,

이 책에 소개된 책들을 함께 읽고 내가 생각한 바를 비교해 봐도 좋겠다.



 

-> 원작인 <변신>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따뜻하게 결말을 바꾼 그림책. 



좋은 명작들을 소개받을 수 있어 좋을뿐 아니라

그저 책 소개에 그치지 않고 작품을 통해 어떻게 생각할 수 있을지 배울 수 있어 좋다.

문학으로 생각하기. 아마 쉽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무슨 책을 읽든 앵무새처럼 저자의 생각을 읊조리는 차원을 넘어

자신의 생각을 펼칠 수 있는 생각하며 읽는 단계가 되면 좋겠다.


"내 생애 최고의 걸작을 만났어!"

존 버닝햄의 <지각대장 존>을 보며 아들이 내뱉는 말이다.

어른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믿어줘야 한다거나

아이들의 세계는 환상과 현실의 세계가 이어져 있다는 그런 해석까지는 힘들겠지만

카타르시스를 경험하는 희열의 시간이 되면 좋겠다.



-> 영화로 유명했던 <위대한 유산>이 전하는 메시지. 오늘의 고통과 기다림은 성장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는 사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많다.

지식을 얻기 위해, 교양을 쌓기 위해, 

또는 그저 책을 읽는 것이 즐겁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건 생각하기를 배울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과,

그 도구가 문학이라는 즐거움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을 이 책은 전한다.

문학이야 말로 인간에게 전하는 섬세하고 적극적이며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긴다.

이야기로 전해지는 문학이 더 기억에 새겨지는 법이니까. 


문학으로 생각하기.

어렵지만 해봄직하고,

앞으로 나도 해보고 싶은 일이기도 하다.


 

->욕심이 커지면 평범하지만 아름다운 것들이 보이지 않는단다. 나는 욕심을 부리며 살지는 않는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