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빈곤, 남반구와 북반구의 비밀
카리나 루아르 지음, 나선희 옮김, 마리 드 몽티 그림 / 사계절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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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지글러가 아들을 위해 썼다는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읽고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세계 경제에 대한 책을 학급문고에 넣고 싶은 마음에 제목부터가 마음에 와 닿는 이 책을 읽어보기로 하였다.

집에 도착한 책을 받아드니 생각보다 꽤 크다.
'아, 아이들을 대상으로 빈곤을 풀어 설명해주는 책이다 보니 그림책 크기로 제작되었나 보네.' 
일단은 겉표지에 그려진 익살스러운 삽화와 책이 주는 '그림책 포스'에 합격점을 주었다.  

'빈곤'이라는 다소 어둡고 무거운 주제를 다룬만큼 아이들이 쉽게 읽어 볼 엄두를 내지 못할 것 같아 얼마나 아이들에게 친숙한 표현과 내용으로 구성되었는지를 염두에 두고 차근차근 책을 살펴보기로 하였다.

먼저, 이 책의 최대 강점은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어있다는 것이다.

대강의 내용을 훑어보기 위해 책을 빠르게 넘겨만 보아도 굵은 글씨의 소주제와 내용에 어울리는 삽화가 잘 배열되어 있어 글 전체의 내용이 한 눈에 들어온다.

세계의 불평등에서 시작하여 스스로의 힘으로 벗을 수 없는 빈곤의 굴레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줄이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과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까지.

꽤 방대한 주제를 담고 있음에도 그리 두껍지 않은 분량 안에 이 모든 것을 소화해내고 있다.

이 책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동정심을 일으키기 보다는 왜 그들은 가난할 수밖에 없을까하는 의문을 낳게 하는데에 그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가난하니까 도와주자는 설득이 아닌 힘이 없는 사람들에게 불평등한 문제를 해결하자. 정당하게 공평하게 나누고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는 태도의 접근을 하게 도와준다.

내가 사는 물건의 가격이 싼 까닭이 그 물건을 만든 노동자에게 제 몫이 돌아가지 않아서이거나 또는 그 물건의 재료가 제 값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책 속 설명을 통해 그저 싸고 좋은 물건을 사야 한다는 의식과 대치되어 무엇을 더 가치있게 여겨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해본다.

참으로 이 책은 사람을 존중하는 경제 의식 뿐 아니라 더불어 사는 세상에 대해 폭 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데에 디딤돌이 될 만하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무엇보다 세계 여러 나라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만큼 아직 세계 각 나라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은 어린이들을 위하여 세계지도라도 부록으로 속해있었다면 여러 나라 이름을 발견할 때마다 바로 찾아볼 수 있었을 것 같다.

워낙 각양 각색의 나라까지 소개되는 만큼 각 나라의 이름을 다른 색 또는 다른 글씨체로 표기했다면 아이들이 글을 이해하기가 보다 쉬울 것이라고 여겨진다.

또한 빈부 격차, 인건비, 임금격차, 신흥공업국 등과 같이 아이들에게 친숙하지 않은 용어들이 부연설명 없이 수시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과 그나마 각주를 붙여놓은 단어들도 마지막 장에 별도로 뜻 풀이가 되어 있어 궁금할 때마다 일일히 뒷 쪽을 들춰봐야한다는 점도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장점:
1. 한 눈에 들어오는 글자와 삽화의 적절한 배열
2. 불평등에서 비롯되는 가난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무겁지 않게 담아내어 읽는 이들에게 희망과 도전을 줌

단점:
1. 아이들에게는 너무 생소한 단어와 어휘들
(예: 빈부 격차, 인건비, 임금격차, 신흥공업국, 문맹률 등)
2. 듣도 보도 못한 수 많은 나라들과 도시들에 대한 불친절한 표시

총평:
1. 아이들에게는 어려울 법한 단어와 어휘들로 인해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미처 깨닫기도 전에 흥미를 잃을까 염려.
2. 좀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용어 해설과 알찬 부록이 더해졌으면 하는 아쉬움.
3. 여러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대상으로 빈곤과 나눔에 대해 이처럼 알찬 내용을 담은 책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추천!
4. 아이 혼자 읽게 하기보다는 부모님과 함께 읽는다면 더욱 좋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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