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미 넉장반 세계일주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
모리미 도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세상은 넓고 감탄할 일은 많다!

책을 읽을 수록 늘어나는 것은 읽고싶은 책의 목록이다.

 

이 작가, 새롭고 참신하고 한 마디로 오즈같다.

요괴같은 그,

요괴스러운 그,

요괴 그 자체인 그,

오즈를 탓하며 다다미 넉장 반을 누비는 우리의 주인공은

바로 그 요괴를 닮았으니.

 

기가 막힌 발상에 놀라운 문체에

얼토당토 않은 비유에 기가 질려

자꾸만 그의 다른 소설이 궁금해지는 바이다.

그의 머리 속을 들여다보고 싶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굴 소년의 우울한 죽음
팀 버튼 지음, 윤태영 옮김 / 새터 / 199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가위손도 못봤고 배트맨도 안 봤고

유령 신부는 애들만 보여주고 크리스마스 악몽은 하는 줄도 몰랐지만

딱 하나, 찰리의 초콜릿 공장을 보면서 느꼈던

그 썸뜩하고 썰렁하면서도 기발한 유머 감각과

주인공의 웃음마저 음산한 그 스산하고 음울한 분위기. 

역시나였다.

뭔가 신기하고 독특한 정신 세계가 있는 것 같은데

그래서 ㅋㅋ 웃음이 터질 때도 있는데

그럼에도 침 이해하기 힘든 정신세계다.

천재는 범인의 이해를 받을 수도 받으려 하지도 않겠지.

어쨌거나 그의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호응은

그의 천재성이 영 세상을 등진 건 아니라는 의미이겠다.

그렇다면 나도 그 대열에 합류해야 하나?!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신과 의사 이라부과 황당 간호사 마유미가 있는 신경정신과,

그의 환자로 등장하는 야쿠자와 야구선수, 곡예사와 젊은 의사,

유명 여성 작가가 펼치는 재미있는 인생드라마다.

다들 어느 날 문득 이상한 강박증이 나타난다.

뾰족한 물건만 보면 식은땀이나고, 잘 타던 그네에서 자꾸 떨어지고,

장인의 가발을 벗기고 싶은 충동에 미칠 것 같고,

공이 마음 먹은대로 날아가주지를 않는다.

결국 그들의 증상의 원인은 잘 하고 싶다거나, 자리를 빼앗기고 싶지 않다거나

출세를 하고 싶다거나, 지키고 싶은 우리네 심정과 다를 것이 없다.

이 자리를 지키고, 이 집을 지키고, 이 돈을 지키고, 이 수준을 지켜야 한다.

어떻게 이룬 것인데, 어떻게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어떻게 만든 행복인데.......

하지만 움켜쥔 손을 풀지 않으면 절대로 병에서 손을 빼지 못하는 이솝 우화의 원숭이처럼

우리네 삶도 놓아버리지 않으면, 부리지 않으면, 털어버리지 않으면

그것이 병이 되고 짐이 된다.

아무 꺼리낌이 없고 무엇이든 어린아이처럼 신나게 즐기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이라부에게서 환자들이 깨달음을 얻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가지려 하지 않으면, 알탕골탕 속을 끓이지 않으면, 이 순간을 즐기고 만족하면

안 되는 일도 못 할 일도 없다는 깨달음. 

소설 한 편에 인생의 진리가 담겼다.

더불어 기가 막히게 재밌다.

작가의 공력이 느껴진다.   

 

다만 한 가지,

가슴이 계곡을 이룰만큼 산만하고

표범과 무언의 대화를 나누며

허연 허벅지 속살을 미니 스커트로 노출하고 다니는

묘령의 간호사는

개인의 자아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채 급속하게 진행된

일본의 산업화가 남성들의 "큰 가슴" 향수를 낳았다는

<일본 열광>의 주장에 다시금 동의하게 만든다.

남자들의 세계에서 남자들의 눈요기감밖에 될 수 없는 여성의 위치,

남성작가의 작품이 주는 그 미묘한 불쾌감이

옥에 티라면 티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종 스타벅스에 가다 - 커피와 다방의 사회사, 개정판 인사 갈마들 총서
강준만.오두진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주말의 영화"를 너무 보고 싶다며

커피 한 사발 블랙으로 타와라!

그리고 쭈욱- 한 사발을 원샷으로 들이키신

우리 시어머니는 머리가 베게에 닿자마다 코를 고셨다.

시커먼 블랙 커피로 끼니를 떼우다시피하는 시누이는 물론이고

밥숟가락을 상에 내려놓자마자

맥심커피믹스 노란색을 바로 커피잔에 부우시는 우리 엄마, 아버지,

강원도에 가서 커피점을 발견하지 못한 관계로 오전 11시 가까이

카페인을 섭취하지 못하자 거의 의식을 상실할 지경에 이르렀던 우리 팀원들까지..... 

우리 나라 사람들처럼 커피를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이 또 있을까 싶다.

고종과 스타벅스라는 두 단어를 보고 곧바로 커피와 연결지을 수 있는 순발력도

다 그런 커피 사랑 덕분일 터이다.

제국주의의 식민자 착취 역사와 궤를 같이 하는

커피와 기호품의 역사는 이런 저런 책을 통해 소개된 바 있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이 커피를 어떻게 만났고 어떻게 마시게 되었으며

어떻게 그 맛에 푹 빠지게 되어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는지

우리나라 커피 소비의 역사를 방대한 자료와 함께 다룬 책이 처음인 것 같다.

서론에서 강준만 교수가 자료 수집에 혁혁한 공을 세운 학생의 공로를 칭찬한 바 있듯

과연 그의 자료는 쓸만하고 재미있었다.

일제시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기사에서부터

70년대 풍기문란 다방단속 기사를 거쳐

스타벅스의 의미에 이르기까지 

가히 자료의 모음집이라할 정도로 다양한 자료들이 실려 있다.

 

저런 쓰디쓴 걸 왜 마시나? 궁금했던 초등학교 시절,

처음 마셔본 다방커피의 맛

DJ가 있던 음악 다방의 특이한 분위기

미팅을 했던 독수리 다방

처음 맛본 원두커피의 야릇한 맛

그리고 정말 커피 전문점에서 정말로 맛난 커피를 한 잔 마시고 돌아온 날의

잠 못드는 행복까지,

그야말로 안성기에서 이나영에 이르기까지

어느 결에 과거를 떠올리며

내가 매일 마시고 있는 커피의 문화사를 들여다볼 수 있어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열정
산도르 마라이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갚지 못한 빚처럼 늘 읽어봐야지 읽어봐야지 하던 작가였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읽어야만 할 것 같은.....

 

결과는 따분했다. 지루한 회상과 지리멸렬한 대화,

나올 듯 나올 듯 하면서 나오지 않는 클라이막스.

꼭 하고 싶었다던 두 가지 질문은

소설이 다 끝나갈 무렵에야 겨우 주인공의 입을 빌어 

알듯말듯 흘러나오지만

아... 대답은 결국 "대답을 못하겠다"!!!!  

 

고전적인 유럽 소설의 전형,

고전적인 유럽 소설의 번역의 전형,

역시나 고전적인 유럽 소설은 재미가 없다는 선입견을 확인시켜준

고전적인 유럽 소설.

따분함은

철학적이지 않은 독자의 탓으로 돌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