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순신 이기는 원칙 - 책에서 배운 인간 경영
박종평 지음 / 스타북스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책의 제목에도 나와 있듯, 「이순신/이기는 원칙」-이순신의 인간 경영-에 대한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펼쳐들었다. 그러나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든 생각은, 이순신의 '인간 경영'이라 함은, 타인에 대한 '경영'이 아니라, 바로 자신에 대한 '경영'이라는 것이었다. 이순신은 조직의 뒤에서 말로만 이끄는 지도자가 아니었다. 스스로 위험에 앞장서서 부하들의 본보기가 되어 군을 이끈 인물이었다. 즉, 자신을 최전방에 세우고 '자기 경영'을 함으로써 부하들의 열정을 뽑아낸 것이다.
그렇다면, 그가 위험과 부담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이었을까.
그건 바로 그 삶의 '고정점'이 굳건했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그의 시호에도 나와 있듯) 그의 삶에 있어서의 고정점은 '나라(임금)'에 대한 '충(忠)'이었다. 그는 이를 지켜낼 수만 있다면, 죽음도 기꺼이 받아들이겠노라 공공연히 말하고 있다.
"오늘 진실로 죽기를 결심하였으니 원컨대 하늘이시여, 반드시 이 적들을 무찔러 주소서."
"이 원수를 무찌른다면 지금 죽어도 유한이 없겠습니다."
"원컨대 하늘이시여, 속히 이 적들을 멸하게 해주소서. 적을 물리치는 그날에는 신이 죽음으로서 나라에 보답하겠습니다."
(p.223~224)
이렇듯 이순신은 자신의 '고정점'을 똑바로 직시하였기에 전장의 선봉에 서서도 흔들림 없이 부하들을 지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이 책은 인간 경영을 위해서는 삶의 확고한 고정점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은 이순신이 각 해전에서 승리를 할 수 있었던 요인을 하나하나 분석해 주고 있다. 특히, 각 해전을 치르면서 썼던 일기, 그리고 임금에게 올린 장계 등에 쓰인 어휘 등을 통해 이순신이 얼마나 많은 독서를 했는지 짐작하게 해주었다. 또한 그 책들을 되새기며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얼마나 노심초사했는지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이순신은 고독과 번뇌, 울음으로 밤을 지새우면서 늘 백성과 군사, 전쟁을 대비할 계획을 세웠다. 고독이라는 명목으로 넋 놓고 있었던 것이 아니다. 전략을 개발하고 대안을 만들고 새로운 창조를 위한 시간이었다. 어떻게 전투를 해야 승리하고, 어떻게 해야 백성을 먹여 살릴 수 있고, 필요한 무기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지 고민하면서 밤을 지새운 것이다.(p.62)
이순신은 모든 것을 잃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조차, 스스로를 깊이 돌아보며, 그 동안 읽었던 책에서, 힘이 되는 소중한 그 무엇을, 찾아 내었던 것이다. 그야말로, 온 정성으로 해결책을 구하여 결국, 책에서 답을 찾아낸 것이다. 명량해전에서 13척의 배로 133척의 일본군 적선을 물리친 예가 바로 그것이다.
작가는 우리에게 「이순신/이기는 원칙」 -책에서 배운 이순신의 인간경영-을 통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읽고 공부하고 외우되 말과 머리로만 하지 말라. 그것은 죽은 지식일 뿐이다.
늘 실천하고 거울로 삼아 비추어 보라.(p.237)
책을 통해 해결책을 얻었던 이순신처럼 우리도 책을 읽고 실천하는 삶을 살아봄이 어떠할까.
p.s)
왕이나 사대부들이 죽은 뒤에 살아있을 때의 업적을 평가해 나라에서 내리는 호칭이 시호(諡號)이다. 이순신의 시호는 충무(忠武)이며 이 충무를 시호로 받은 사람은 중국의 제갈공명, 당나라의 곽자의, 송나라의 악비가 있다. 그리고 조선에도 개국 공신 조영무를 비롯해 7명이 더 있다. 이들 모두가 추구하고 행동했던 삶이 비슷했기 때문에 같은 시호를 얻은 것일 게다.작가도 언급했듯 다른 이들에 대한 감사와 찬양도 병행되어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