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 3부작
막상스 페르민 지음, 임선기 옮김 / 난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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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설날 긴 휴일동안 막히는 도로 위의 차에서 읽을 책으로 이 책을 골라 읽으면서 얼마 전에 읽었던 파울로 코엘료의 '아처'가 생각났다.
그 책과는 분위기가 전혀 달랐지만 책을 펼쳤을 때의 뭔가 모를 느낌만은 비슷했다 해야되나...
많은 여백이 책에 펼쳐져 있어서 그런가 보다. 그 여백이 책 제목처럼 눈과 비슷하게 여겨졌다.
물론 이 책에는 아처와 같은 아름다운 그림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이 책의 주인공은 유코 아키타라는 사람으로 젊은 시인이다.
그는 하이쿠와 눈雪에 열정이 있었다.
하이쿠란 일본 문학의 장르로 3행 17음절로 이루어진 짧은 시를 말한다.

어쨌든 이 책의 주인공인 유코 아키타는 눈에 관한 하이쿠를 짓는 시인이다.
그는 눈에 관한 아름다운 하이쿠를 매년 겨울 77편씩 짓기로 하는데, 그에게는 7이 행운의 숫자 같은 것이라 뭔가를 맞출 때는 7에 맞추려고 한다.
마치 하이쿠의 규칙에 따라 단어를 맞춰서 사용하는 것처럼....
그런 그에게 궁중의 시인이 찾아오게 되고, 그의 하이쿠는 너무 아름답지만 색상이 없다고 평가한다.
그리고 예전 자신의 스승을 소개하는데, 그 스승을 찾아간 유코 아키타가 자신의 하이쿠에 색을 입히며, 시와 함께 인생을 살아가는 법에 대해서도 깨달아가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내용은 꽤나 계속 담담하게 펼쳐진다.
책 제목과 같이 하얀 눈밭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이 책의 저자가 일본인이 아니라 프랑스인이라는 것도 조금은 의외였다.
물론 불어로 눈이라는 뜻인 NEIGE 가 나오기는 하지만.
그러나 주인공의 이름과 하이쿠라는 소재만 빼면 딱히 일본적이 색채가 강하다는 느낌도 아니다.
이 책의 내용도 내게는 그저 백색만 가득한 것으로 느껴졌으니까.
무색인 이 책에선 유일하게 네에주의 금발 머리와 푸른 눈에서만 또렷한 색이 느껴졌다.

책의 한 인물이 말하길 세상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한다.
평생 연기를 하는 배우와 삶의 줄 위에서 균형을 잡는 곡예사들.
이 부문은 내게 나라면 어떤 삶을 살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끔 만들었다.
더 강조되고 여러운 곡예사가 꼭 모범 답안이려나? 아직은 잘 모르겠다.
솔직히 이 글의 주인공인 유코 아키타는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호감이 가지 않는 사람이다.
뭔가 꽤나 이기적인 사람으로 느껴져서 그런가 책을 읽으면서 내게 호감으로 다가오는 인물은 아니었다. 그래도 내게 생각할거리를 던져준 간만의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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