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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나이 오십, 봄은 끝나지 않았다
박경희 지음, 김인옥 그림 / 고려문화사 / 2014년 11월
평점 :
요새는 '폐경'을 '완경'이라 부른다고 들었다.
현재 나의 어머니도 2년전에 완경하시고, 갱년기로 많은 고생을 하고계신터라 여성에게서
완경이 주는 의미는 정말 커다랗다는 걸 크게 깨달을 수 있었다.
물론 나에게도 올 쉰이라는 나이가 멀게만 느껴지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서른이고 마흔이고
쉰이고 잔치는 끝나지 않는다는 영속성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저자의 마음은 과연 어떠한 마음에서였는지
조금은 이해할 것 도 같았다. 깊은 공감은 아니여도 어머니와 같은 분이 쓰신 작품이라 왠지
나의 엄마가 쓴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100세시대라고는 하지만, 자신의 흔적을 다시한번 크게 생각하게 하는 시기 50이라는 나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어느 시점이건 자신의 인생을 항상 되짚어보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생각하는건 마찬가지이겠지만, 아무래도 50이라는 나이는 여성에게 있어
커다란 고비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우 솔직하고 사려심이 깊어 보이는 박경희 작가는 평범한 주부이면서 작가인 삶을
동시에 즐기는 방식을 자기만의 표현법으로 매우 색다르게 표현해서 더욱 더 그 깊이를
남다르게 해주는 듯 하다. 6장으로 구성된 구성도 점층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차분한 느낌을 받았고, 매우 여성적인 면모를 곳곳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보통 이 나이 중년이면 여성성이라는것이 쉽게 남아있기가 쉽지 않은데, 소녀와도 같은
감성으로 늘 주변을 돌보는 그녀의 일상과 생각속에서 작가의 성향을 엿볼 수 있었다.
곰국을 끊이면 그때부터 갱년기가 시작되다는 남자들의 농담 비슷한 말들이 현실이 되는순간
남편들과 가족들은 비상체제에 접어들어야 한다. 물론, 엄마아 심중을 깊히 들여다보는 센스가
필요할 것이다. 작가의 말이 가장 공감갔던 것은 아무래도 우리 엄마도 곰국을 끊여놓으시고, 몇날
몇일을 그 곰국과 김치만을 먹어야 했던 기억들이 있기 때문이였다.
매끼니마다 가족들을 챙기는일이 어디 쉬운일이겠는가?
신체적으로도 많이 지치고 늙어버린 자신을 지켜볼 때 그 우울함과, 매일 싸워야하는 중년여성들의
심리를 매우 통렬하게 잘 표현해냈고, 쪼잔해지는 남자들을 향한 거침없는 비난을 보면서 자신이
얼마나 인내심을 갖고 반평생을 살아왔는지를 대변해주는 것 같아서 통쾌한 느낌도 받았다.
또래 친구보다 먼저 완경을 해버린 사람들이 갖는 선망의 대상이 다름아닌 아직도 생리를 하는
여자라는것!! 자신의 적도 여자인것 처럼 자신의 선망의 대상도 여자라는것!! 이라는 사실이
매우 공교로우면서도 재미있는 사실이였다.
준비가 필요한 중년들은 자신이 미리 유언장도 써보고, 죽음을 미리 가정해보는 연습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한다. 나 역시 임종체험을 해봤기 때문에 이러한 경험은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옛어른들은 수의를 미리 맞춰놓고 무병장수하는 속설을 아직도 믿고 계시는것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내 묘비에는 어떠한 글귀를 적을것인가? 라는 생각만으로도
지금의 삶에 충실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기 때문이다.
특히, 작가 자신이 느낀 중년 꼴불견 6가지는 정말 깊은 공감이 가면서 난 이렇게 늙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내용이여서 더욱 흥미진진하고, 의미심장했다.
아무나 가르치려 드는 여자, 입은 닫고, 지갑은 열고, 징징대지 말자, 목소리는 작게, 밥은 적게,
자식에게 목매지 말자, 나도 어쩔 수 없는 시어머니는 정말 큰 공감과 재미를 선사해주었다.
솔직하고 공감가는 내용에 고개를 연신 끄덕여 가면 읽을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
아무런준비 없이 시작된 중년은 그저 우울할 것 만 같다.
하지만 작가는 인생제 2막에는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일곱가지 노하우중에서 봉사하는 기쁨과 책을 읽는 중년이 멋지다라는 말은 다시금 어머니에게
새로운 인생을 열어드리는일이 어렵지 않구나. 스스로의 의지를 고취시키기위한 노력이 정말 많이
필요한 시기가 중년의 시기구나 싶었다. 자신의 과거와 자식에만 얽매여 살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공간과 버킷리스트를 작성해서 하고싶은걸 다 해보고, 자서전으로 자신의 반평생을 회고해보는것도 좋고,
봉사하면서 다른사람들에게 배려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 좀더 자신을 사랑해주고, 문화생활과 독서로
감성 충전도 하고, 예전에 입던 청바지를 꺼내 입어 보면서 새로운 기분을 마끽해보는 아이디어를
알려주고 있다. 이렇게 스스로 준비하고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에 갱년기도 빨리
찾아오고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힘든거였다는 원인 파악에 좀 더 힘을 실어주는 부분이였다.
자신의 연령에 맞게 책을 보고, 읽으면 매우 도움이 많이 된다는 작가의 강조는 끝에도
계속 된다. 방대한 책들 속에서 나한테 과연 맞는 책이 무엇인지 망설이고 있다면 이 책을
집어 들고, 이 책에 나와있는 리스트대로 한번 사서 읽어보는것도 좋을 듯하다.
집에서 살림만 하다가 현재 사회로 나와 일하고 있는 리턴맘들이 급증하고 있는 지금 쉰이라는 나이라고
주눅들고, 우울해하고만 있을 시간은 없는 듯하다. 제목처럼 봄은 아직 끝나지 않았거늘, 스스로 나이라는
굴레에 박혀서 힘들어 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현재 우리 엄마와 같은 갱년기로 고생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매우 큰 희망과 위로의 해주는 힐링서적이다.
엄마께도 읽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은 강력추천 서적이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싶다.
심신이 많이 지쳐버린 엄마들이 본다면 다시금 활력소를 찾아줄 좋은 활력넘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