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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간직하는 영어 명문 필사 - 감동이 있는 영어력
제임스 파크 지음 / 북카라반 / 2024년 8월
평점 :
여러 이유로 필사를 조언하지만, 사실 필사만큼 나에게 극악한 활동도 없다. 첫 필사는 어린 왕자였는데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라서 손목만 아팠다. 하얀 건 종이요, 검은 걸 글씨다. 그런 마음으로 임해서인지 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했던 말만 어렴풋이 기억에 남았다. 최근에 시작한 필사도 결국 손으로 쓰고 있지만 의미가 남다르다. 이전에 시도했던 필사는 한국어였다면 이번에 한 필사는 영어였다.

책 제목으로 보면 알겠지만, 평생 간직할 정도로 많은 문장, 의미 있는 문장이 있다. 표지를 넘기면 저자 제임스 파크가 쓴 프롤로그가 있는데 '눈으로만 읽는 것보다는 직접 써가면서 한 문장 한 문장 외워보시길 바랍니다.'라는 말을 보고 식겁했다.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외울 생각하니 좀 막막했다. 영어로 된 문장을 필사하기로 결심한 건 드디어 외국어를 포기했었던 내가 영어를 포함한 언어에 관심을 보인 탓이었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으라고, 관심이 생겼을 때 써야지! 하고 도전했기에 곧바로 프롤로그를 넘기며 다짐했다. 외우지 못하면 뭐 어때? 필사가 공부는 아닌데.
가벼운 마음으로 펼쳤는데, 생각해 보니 원래 필사가 이런가? 싶기도 했다. 여태 필사한 건 ⟪평생 간직하는 영어 명문 필사⟫ 같이 필사하라고 만든 그런 게 아니었다. 어린 왕자처럼 필사할 도서 하나, 그 문장을 옮겨 쓸 노트 하나. 그러다 보니 별다른 설명 없이 이어지는 문장을 보고 눈만 깜빡였다.


대부분 페이지는 첫 번째 사진처럼 한쪽에는 필사할 문장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여백이 있다. 문장이 있는 페이지는 파스텔 톤이고 필사할 페이지도 연한 줄글로 그어져있어서 대체로 감성을 한 스푼 넣은 느낌이다. 따로 목차, 소주제(ex. 사랑, 이웃, 하루, 등)는 보이지 않는다. 대신 두 번째 사진처럼 문장과 관련된 설명이 그 아래 따로 기재되어 있다. 그 문장을 외우는 데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필사하기 전에 문장을 읽을 때 이런 문장이 왜 나왔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은 됐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말처럼 유명한 말도 있지만 이 말을 누가 했느냐, 기억나지 않는 것처럼 저자도 확실히 명시해 둔 점도 좋았다. 전해지는 문장이 많다 보니 종종 출처가 불분명한 경우도 있었는데 그런 문제점이 사라져서 하루에 한 페이지씩 필사하고 있다. (너무 오래되거나 분명하게 알려지지 않은 문장은 여백으로 남아있긴 하다.)
아직은 글씨는 어설프지만 하루 한 번 다른 사람의 세계를 살펴본다는 생각으로 필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나름 의미가 있다. 직접 대화하면서 향유하는 게 더 좋을 수 있지만 지금은 말할 수 없는 인물도 있고 언어 문제도 있기 때문에 필사로 만족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평생 간직하는 영어 명문 필사⟫ 속 문장이 복잡한 구조, 어려운 단어만 나열한 문장이 없다는 게 좋았다. 지금 올린 사진은 신약성서 마태복음 구절 중 하나지만, 널리 알려진 인물 말고도 처음 들어보는 시인, 학자 이름도 있어서 필사한 다음 검색하면 잘 모르던 분야도 찾아보게 돼서 좋은 것 같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Love your neighbor as yourself.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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